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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Beauty is a Ready-made)." 빌딩 상호명 처럼 전광판 영문자로 시작되는 전시인지 아닌지 헛갈리는 전시가 서울 청담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다. 22일 개막하는 프랑스 아티스트 클레어 퐁텐(Claire Fontaine)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전시 타이틀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가 보여주듯 클레어 퐁텐의 작품은 이미 존재하는 시각적 양식을 가져다 쓴다. 현대 미술사의 새로운 장을 연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후예 자부하는 이들은 이미 존재하는 오브제와 예술작품을 차용하고 그에 실존적 사용가치를 부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명품 중의 명품 회사 에르메스 매장 건물에서 펼쳐 단순한 작품인데도 '있어빌리티'한 미학의 아우라를 전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22
쌍둥이도 아닌데 마치 쌍둥이처럼 보이는 영국 대표 할아버지 작가 '길버트와 조지' 개인전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20일 개막했다. 1967년 영국 런던의 세인트 마틴에서 만나 작품 활동을 같이하는 길버트와 조지는 동성애 작가로도 유명하다. 둘은 '미술이 어려울 필요가 없다'며 스스로 작품이 됐다. 1971년 양복을 입고 조각처럼 퍼포먼스한 ‘노래하는 조각’으로 유명세를 얻은 후 '살아있는 조각'으로 불리기도 한다. 길버트와 조지는 1997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며 한국에도 알려졌다. "우리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삶에서 직면하는 모든 것들이 화면 속에 담겨 있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일련의 주제들은 아주 보편적인 사고의 일부이다. 죽음, 희망, 삶, 두려움, 섹스, 돈, 인종, 종교, 더러움, 나체, 인간, 세계 등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인 것이다."(길버트와 조지)
[뉴시스] 박현주 | 2024.03.21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화이트 큐브 서울은 브라질 예술계의 선구자 리지아 파페(Lygia Pape,1927~2004)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을 개최한다. 리지아 파페는 국내에서는 낯선 작가지만 브라질의 신(新)구체주의 운동(Brazilian Neo-Concrete Art)을 일으킨 라틴아메리카 컨템포러리 아트의 선구자로 평가 받고 있다. '구체미술'은 상징적 의미가 철저히 배제된 선, 색채, 평면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이며 추상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금박의 능선이 겹쳐진 이 작품 안에는 알고 보면 핑크 플로이드, 닐 영, 데이빗 보위 등 옛날 팝송이 흐른다. 배영환 작가의 신작 'Mindscapes'은 뇌파 데이터로 만들어졌다. 작가가 청년시절 청계천 노점상에서 불법 복제품으로 처음 접한 노래들을 자신이 기타로 직접 연주하며 수집한 뇌파 데이터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뇌파 데이터는 3차원의 부조로 변환되어 ‘심상’ 즉, 마음 속의 형상이라는 산수화로 탈바꿈됐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20
국제갤러리는 '땡땡이 화가' 김용익 개인전 '아련하고 희미한 유토피아'전을 15일 개막했다. 2018년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으로, 부산점과 서울 한옥 공간에서 동시에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최근 천착하는 ‘물감 소진 프로젝트’를 첫 공개하는 자리다. 2016년부터 최근까지의 근작 60여 점(부산점 19점, 서울 한옥 40여 점)을 소개한 다. 김용익은 2018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물감 소진 프로젝트(Exhausting Project)’라는 제목의 새 연작을 시작했다. 작가에게 남아있는 물감, 색연필 등 회구(繪具)들을 그의 여생에 걸쳐 모두 소진(消盡)하는 프로젝트다. 남아있는 회구를 색깔별로 골고루 쓰기 위해 화폭을 잘게 나누어 작업한 결과, 작품은 기하학적 도형의 모양을 띈다. 이는 그동안 김 화백이 예술가로서 평생 추구해온 ‘저엔트로피(low entropy)적인’ 삶의 방식과 맞닿아 있다. 미술재료들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고자 아껴 쓰기 때문에 작품은 다소 거친 질감으로 나타난다. 회화 표면을 이루는 물감의 두께가 얇아 흐릿하거나 균일해 보이고, 때로는 붓터치가 그대로 드러나 가볍게 보이기도 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15
“내 작업은 그래피티에서 출발했고 나는 거리에서 배웠습니다." 프랑스-베트남 출신의 그래피티 작가 시릴 콩고(54)가 한국에서 처음 개인전을 연다. 서울 성북구 뮤지엄웨이브 초대로 펼친 전시는 '그래피티의 연금술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프랑스 바뇰레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그라피티 축제 ‘코스모폴리트(Kosmopolite)’의 창립자다. 거리미술가로 파리, 중국 홍콩, 멕시코 과달루페 등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다 유명세를 탄 건 2011년 홍콩에서다.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다 에르메스 관계자의 눈에 띄면서 인생 역전했다.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를 만든 이후 리처드 밀, 샤넬 등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과도 협업했고, 에어버스, 마세라티 등과도 특별한 작업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14
"작업하는 게 즐거워요. 즐겁게 봐주세요." 13일 스페이스K에서 만난 미국 화가 에디 마티네즈(47)는 화려하고 발랄한 그림과는 달리 묵직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작업 세계에 관한 질문에 뜸을 들이며 느릿하게 말했지만 '한 방'이 있었다. 자신은 맥시멀리스트로서 빠르고 속도감 있게 작업하는 스타일로 드로잉을 선택했을 뿐이고,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실제로 작가는 항상 펜과 종이를 들고 다니며 드로잉을 한다. 이날도 작은 종이에 낙서처럼 그려낸 그림을 보여주기도 했다. 에디 마티네즈의 작품은 속도감 넘치는 선과 대담한 색상이 돋보인다. 화면 안에는 작가가 일상에서 영감 받은 나비, 꽃병, 테니스공, 블록헤드(Blockhead) 등 다양한 모티프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 같은 작업 방식에 대해 그는 ‘같은 그림이지만 다르게 그리기 위한 연구’라고 부른다. "이미지를 다르게 이해하기 위해 대상에 대한 선입견을 벗겨내는 시도"라고 했다. 미술 정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 세계에 들어온 그는 모든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다고 했다. 작업할 때 발생하는 쓰레기, 물티슈, 껌, 캔버스 천 조각 같은 일상 속 물건들을 화면에 콜라주 하며 독특한 질감의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드로잉은 회화와 조각, 그리고 제가 하는 모든 작업의 원동력입니다. 30년, 35년, 어쩌면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 삶에서 항상 변함없는 것이었고, 드로잉 하는 것은 일종의 도피처로서 주변 환경 속에서 나와 연결되는 방법이었습니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13
세계적인 미니어처 아티스트 ‘타나카 타츠야’의 전시가 2일 서울 여의도 MPX 갤러리서 개막했다. ‘미니어처 라이프 · 미타테 마인드(MINIATURE LIFE · MITATE MIND)’를 타이틀로 세계 최초로 서울에서 진행하는 이 전시는 7가지 테마로 52점의 오리지널 미니어처를 포함해 약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일본 고유의 미학적 개념인 ‘미타테 마인드’를 깊이 있게 소개한다. 미타테 마인드는 일본어로 ‘보다(見る)’와 ‘세우다, 짓다(立てる)’의 합성어로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다시 보는 마음을 의미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4.03.06
'새의 조각가'로 알려진 이영학(76)은 노동자의 땀과 인고의 시간이 베어 있는 무쇠로 만들어진 도구와 연장에서 아름답게 비상하는 새를 탄생시켰다. 기물이 작가를 만나 생명력을 얻고 해방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농기구와 가재도구를 활용한 조각을 꾸준히 만들어낸 작가는 2000년대 초까지는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하여 다채로운 방식으로 표현된 새를 선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재료 자체의 본질과 형태에만 집중해 절제된 미가 돋보이는 변화를 추구했다. 조각가 이영학의 조형 세계를 돌아보는 회고전이 서울옥션에서 열린다. 서울옥션은 이영학의 대표 시리즈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고요의 정원'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여는 전시는 이영학의 10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1980년대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는 다양한 조각 작품과 아카이브까지 총 200여 점을 소개한다. '물확', '새' 등의 시리즈 작품을 통해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가장 한국적인 조각을 만들어 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소녀상, 화강석상, 두상 등 이영학의 다양한 '인물상'도 선보인다. 특히 투박하게 거친 손맛이 강렬한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박완서, 화가 장욱진, 중광스님 등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두상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노란 고양이 '무슈샤(M. Chat)'로 유명한 세계적인 길거리 아티스트 토마 뷔유(Thoma Vuille)가 울산을 찾았다. 5일 울산과학대학교에 따르면 전날 서부캠퍼스를 방문해 청운국제관 2층 난간 벽면에 가로 7.2M, 세로 1.3M에 달하는 대형 무슈샤 작품을 그렸다. 토마 뷔유는 오늘 6월 울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는 ‘반구대와 어반아트’(가제)라는 전시행사의 사전 작업차 울산을 방문했다가 박철민 울산시 국제관계대사의 소개로 울산과학대를 방문하게 됐다. 토마 뷔유는 울산과학대학교 서부캠퍼스 청운국제관 1층 로비에 들어서면서 작품의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는 “1층 로비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서 현대그룹을 일구고 울산과학대를 세운 정주영 설립자의 어록인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문구를 보고, 관련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의 에펠탑에서부터 시작된 성공의 바람이 서울 남산 타워를 거쳐 울산에 이르러 울산과학대의 새로운 바람으로 탄생한다. 성공의 바람은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학생들을 더 높고 넓은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뉴시스] 구미현 |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