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는 얼마나 놀라운가"
창밖으로 보는 밤 풍경, 지상에서 솟구쳐 오르는 분수의 풍경, 생활 도구가 잠식한 실내 풍경,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호숫가의 풍경, 대지를 뚫고 자라나는 식물로 가득한 정원 풍경…
화가 유근택(성신여자대 동양화과 교수)은 이 모든 풍경으로 반사하는 찬란한 세계를 '반영'해 냈다.
25일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6년 만에 개막한 개인전은 화가로서, 인간 삶의 끝없는 탐구를 보여준다.
'분수', '창문', '봄-세상의 시작', '이사', '말하는 정원', '반영' 등 작가를 대표하는 주요 연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사물의 다채로운 표정과 움직임을 포착해 낸 작품은 작가의 노동집약적인 신체 행위가 담겼다. 두꺼운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하여 그 위에 드로잉과 채색을 한 후 전면을 물에 흠뻑 적신다. 다시 철솔로 한지의 표면을 거칠게 올리며 다시 채색한 작품은 동양화의 숙명적 재료가 지닌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의 실험성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시스] 박현주 | 2023.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