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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작품가격 TOP10]'벽지같은 그림' 11억...낙찰총액 357억 3위

[뉴시스] 박현주 | 2019.10.01

50여년간 캔버스에 붓질을 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이 그림인가?"라고 한다. 1979년에도 그랬다. 파리에 살던 그가 서울 전시를 위해 잠시 귀국했을 때다. 뭉쳐온 그림을 풀어보던 김포 공항 세관에게 "이건 그림"이라고 했는데, "그림이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전시장에서도 마찬가지. 관람객들이 "그런데 그림은 어디 있느냐"고 되물은 적도 있다. 처음 그림이 팔린 것은 그의 나이 55세 때다. "그림이 돈으로 바뀐다는 것이 이상했다"는 그는 "그 돈으로 최고급 물감과 재료를 샀다"고 했다. 미술시장에서 일명 '벽지같은 그림'으로 유명한 정상화(87) 화백이다. 박서보·이우환·하종현·정창섭 등과 함께 '단색화 어벤저스'다. 2014년 스위스 아트바젤에서 떠올랐다. 당시 "웃돈을 얹어 주겠다"는 컬렉터도 생길 만큼 그의 단색화는 해외 경매와 해외 아트페어에서 팔려나갔다. '단색화 거장'으로 등극한 그는 지난 2014년 갤러리 현대에서 5년만에 대규모 개인전도 초대됐다. 팔순이 넘어 뜨거운 열풍에 휩싸였지만 그는 자신의 그림처럼 고요했다. 단색화로 한 우물만 파온 그를 세계적인 한국추상미술거장 이우환(83)화백은 "가장 존경하는 작가"라고 했다. 색만 있고, 아무것도 없는 그림. 40년전 세관의 반응처럼 그의 그림은 여전하다. 단색으로 보이지만 단색이 아니다. "단색 속에도 보이지 않는 여러가지 색을 사용한다"는 정 화백은 "다 같은 흰색이 아니라 흰색 속에 여러 색을 혼합해가며 사용하며, 보이는 걸 그리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걸 그리는 것"이라고 했다. 서양의 단색으로만 칠해진 미니멀즘과는 확연한 차이는 내공의 깊이감이다. 작업방식은 '뜯어내기'와 '메우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이 독자적인 작업 방식을 40여년간 고수했다. 시간이 숙성되어 있다. 무한반복하는 시지푸스처럼 날마다 뜯고 메우기를 수행처럼 행한다. 크고 작은 네모꼴 모자이크가 화면을 가득 메웠다. 흰색, 검은색, 자주색, 청색으로 보이는 단색의 작품은 무아지경 몰입의 절정체다. 무(無)감정적, 무(無)의도성으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작가의 실험정신이 꿈틀대는 조형된 예술작품이다. 그는 “현대미술의 요체는 실험정신"이라고 여긴다. 작품 제목은 '무제'. "그림은 말이 많으면 못쓴다"는게 그의 철학이다. 20세기 고뇌의 시간을 지나 러브콜이 이어진 그의 '그림 같지 않은 그림'은 없어서 못파는 그림이 됐다. 박서보 화백과 나란히 단색화 열풍을 이끈 정 화백은 국내 경매사 낙찰총액은 박 화백을 앞섰다. 정상화 화백의 작품은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5년간 약 357억원의 매출을 기록, 김환기 이우환에 이어 낙찰총액 3위를 기록했다. 박서보 화백은 4위다. 정 화백의 작품은 지난 5년간 250점이 경매에 올라 213점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옥션·케이옥션등 국내 미술품경매사 10여곳에서 거래한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다. 이같은 내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 현재까지 팔린 213점중 정상화의 최고가 작품 TOP 10를 집계했다. (그래픽 참고) ▲1. 정상화 무제 05-3-252005캔버스에 아크릴릭258.8×193.8cm 11억3032만원 서울옥션 홍콩2015.10.05 ▲2.정상화 Untitled 97-10-51997캔버스에 아크릴릭290×218.5cm 10억9404만원 서울옥션 홍콩2016.05.29 ▲3.정상화 무제 88-9-21988캔버스에 아크릴릭162.5×130.5cm 8억9573만원 서울옥션 홍콩2016.11.27 ▲4.정상화 무제 82-7-111982캔버스에 아크릴릭162.2×130.3cm 7억2398만원 K옥션 홍콩2016.03.25 ▲5.정상화 Untitled 82-5-211982캔버스에 아크릴릭160.7×96.7cm 7억105만원 서울옥션 홍콩2015.11.29 ▲6.정상화 무제 77-8-121977캔버스에 아크릴릭162.2×130.3cm 6억7161만원 K옥션 홍콩2015.10.04 ▲7.정상화 Untitled 88-7-11988캔버스에 아크릴릭162×130.3cm 6억1515만원 서울옥션 홍콩2015.05.31 ▲8.정상화 무제 87-10-201987캔버스에 아크릴릭161×131cm 6억284만원 서울옥션 홍콩2015.10.05 ▲9.정상화 Untitled 93-6-121993캔버스에 유채161.8×130.5cm 6억85만원 서울옥션 홍콩2015.05.31 ▲10.정상화 무제 75-3-C1975캔버스에 아크릴릭162.2×130.3cm 5억6000만원 K옥션2016.12.13 ★ 정상화 관전 포인트: 단색화 열풍의 가장 큰 수혜작가다. 최고가 10순위는 단색화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5~2016년에 형성됐다.이후 지난해부터 단색화 열풍이 다소 소강 국면인 시장에서 다소 주춤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2016년 이후엔 최고가 기록 경신이 없고, 시장에서도 잠잠한 편이다. 작품가격은 작가의 대외 활동이력에 큰 영향을 받는다. 단색화 열풍을 리드한 정상화와 뒤늦게 합류한 박서보의 행보가 달라진 차이다. 정상화 화백을 프로모션하는 갤러리현대는 조용하고 은밀한 반면, 박서보 화백을 프로모션하는 국제갤러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 양 갤러리의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가를 살펴보면 2005년 작품이 2015년 10월, 약 11억3000만원에 1위를 차지한 이후 기록이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선 100호 기준 작품가격이 6~8억 선에 다소 폭넓게 형성되어 있다. 비슷한 연령의 단색화 작가에 비해 1970년대 작품보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초중반 작품의 선호도가 높다. 같은 크기의 100호라도 70년대 보다 90년대 초반 작품이 더 가격이 높다. 최고가를 분석하면 70년대 2점(6,10위) 80년대 작품 5점(3,4,5,7,8위) 90년대 2점(2,9위) 2000년대 1점(1위)이다. 10순위 중 1위(200호), 2위(300호) 제외한 나머지 3~10위는 모두 100호지만, 실제 시장에선 다양한 크기가 골고루 유통되는 편이다. 초기엔 흰색이 선호됐으나, 점차 특유의 깊고 맑은 블루 색감으로 중심으로 색이 들어간 단색조 작품의 선호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1,2순위 역시 붉은 색과 푸른 색 작품이 차지했다. 화면 바탕에 고령토를 기본적으로 밑에 칠한 다음, 캔버스 천을 일정한 간격으로 접었다가 펴기를 반복해 인위적인 클랙이 가게 하는 제작 기법으로 인해 작품 보존과 관리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2015~2016년 사이에 해외법인의 기록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 해외에서 먼저 시작된 단색화 열풍의 직접적인 수혜자였다고 판단할 만하다. 국내법인 1건(10위) vs 해외법인 9건(1~9위)으로 최고가 10순위 중 서울옥션 7건이 모두 홍콩법인에서 기록을 세운 점이 주목된다. 서울옥션홍콩 7건(1,2,3,5,7,8,9위) K옥션홍콩 2건(4,6위) K옥션 1건(10위)이다. 작가는 갤러리현대의 집중적인 프로모션을 받고 있으면서, 정작 최고가 기록은 대부분 서울옥션에서 세웠다는 점이 흥미롭다.

[박서보 작품가격 TOP10]단색화 밀리언 달러 작가...347억 낙찰총액 4위

[뉴시스] 박현주 | 2019.09.30

2010년 인터뷰때다. 그는 자신이 곧 "100만 달러, '밀리언 달러 작가'가 된다"고 했다. 당시에 그 말은 그저 자신감에 찬 허세로 들렸다. 언제나 "누가 뭐래도 내가 1등", "아시아 최고 작가"라는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 찬 말을 보는 사람들마다 날렸던 시절이다. 2000년대 초반 이런 말도 했다. 중국 유명 미술펑론가 황두가 "한국에 위대한 작가 박서보가 있다. 중국 작가들이 한국의 박서보를 가장 닮고 싶어한다"는 글을 발표했었을때다. 당시 그는 “나는 애당초 그런걸 생각하고 있으니까, 처음으로 알아챈 놈이 있구나"라며 의기양양했다. 그는 '한국미술=박서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실제로 박서보(88)는 그 이름 석 자만으로 한국미술시장에서 그대로 통하는 ‘바코드’ 같은 고유명사다. ‘살아있는 현대미술’,'셀프 마케팅' 대가로도 유명하지만 그는 '빈말의 화가'가 아님을 증명했다. 2012년부터 그의 오래된 '묘법'이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붓을 놓는다'는 팔순 이후부터 후끈한 봄날이 이어진 '행복한 화가'다. 그의 말처럼 "어느날 기가 막힌 시대가 오기 시작했다." 2016년 영국 런던 화이트 큐브에서 한국 작가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다. 데이미언 허스트와 트레이시 에민 등 영국 스타 작가뿐 아니라 전 세계 거장들의 작품을 취급하는 세계 최고의 화랑이다. 이후 세계 최고 화랑들의 러브콜이 이어져 파리 페로탕 갤러리, 국립 그랑팔레미술관, 도코갤러리, 홍콩 아시아소사이티등에서 전시를 열었다. 세계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거장'이 됐다. “변해도 추락하고 변하지 않아도 추락한다”는 말은 그의 대표 어록이다. 지난 5월 화업 60년만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며 감개무량해했다. 지팡이를 짚고 휠체어에 앉았지만, 기세는 여전했다. 올해 새롭게 그렸다는 신작 '묘법(描法)No.190227’은 "10000만 달러를 준대도 안판다"며 "미술시장에 절대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묻지도 않은 셀프 마케팅에 돌입, 주목케했다. 신작은 뇌경색으로 쓰러지고 몸 반쪽을 움직이기 힘들어진 뒤에도 10시간씩 몰두해 "치유를 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그림"이라고 했다. '묘법'은 1980년대까지 잠잠했다. 지금 가장 인기인 100호 크기는 300만원에도 팔리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단색화 열풍이 마법을 부렸다.2017년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묘법'이 14억7400만원에 팔리면서 '밀리언 달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박서보 최고가 기록이다. 실제로 그의 작품 평균 호당가격이 10여년 전보다 10배 올랐다. '밀리언 달러' 작가가 된 2015년 부터 호당 400만원을 넘겼다.(아파트로 따지면 평당 400만원이라는 얘기다) 단색화 거장으로 단색화 붐에 앞장선 그의 작품은 그동안 얼마나 거래되고 팔렸을까? 박서보의 작품은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5년간 약 347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378점중 315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고가는 2016년 서울옥션 9월 경매에서 11억원에 낙찰된 '연필 묘법'(1981)이 차지했다. 이는 서울옥션·케이옥션등 국내 미술품경매사 10여곳에서 거래한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다.이같은 내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 현재까지 팔린 315점중 박서보의 최고가 작품 TOP 10를 집계했다. (그래픽 참고) ▲1.박서보 묘법 No.1~81 1981마대에 연필, 유채 227.5×182cm 11억, 서울옥션 2016.09.27 ▲2. 박서보 Ecriture No.2-80-81 1980, 1981 마대에 연필, 유채 181.2×226.7cm 9억6954만원 서울옥션 홍콩 2015.11.29 ▲3 박서보 Ecriture No.4-78 1978 마대에 연필, 유채 130×162cm 9억6395만원, 서울옥션 홍콩 2016.04.04 ▲4 박서보 묘법 No.23-77 1977 캔버스에 유채, 연필 130.3×193.9cm 9억원 K옥션 2018.03.21 ▲5 박서보 묘법 No.3-75 1975 캔버스에 연필, 유채 130.3×162.2cm 9억원 K옥션 2016.09.28 ▲6 박서보 묘법 No.1-79-81 1979~81 마포에 유채, 연필 130.3×193.9cm 8억2000만원 K옥션 2018.05.23 ▲7 박서보 Écriture No.10-81 1981 마대에 연필, 유채 130×162cm 7억6527만원, 서울옥션 홍콩 2017.11.26 ▲8 박서보 Ecriture No.3-82 1982 마대에 유채, 연필 195.3×130cm 7억994만원 서울옥션 홍콩 2015.05.31 ▲9 박서보 묘법 No.214-85 1985 천에 유채, 연필 75×150cm 6억2299만원 K옥션 홍콩 2016.05.29 ▲10 박서보 묘법 No.68-78-79-8 마대에 연필, 유채 131×162cm 6억284만원 서울옥션 홍콩 2015.10.05 ★박서보 작품 관전포인트: 시장 선호도가 국내법인 5건(1,3,4,5,8위) vs 해외법인 5건(2,6,7,9,10위)으로 집계되어 국내외에서 고르게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할만 한다. 1970년대 중후반에서 1980년대 초반 '연필 묘법' 작품이 강세다. 최고가 10순위 모두 캔버스 바탕에 유채와 연필로 제작한 묘법이란 점이 공통점이다. 10순위에서 살펴보면 75~80년 사이 작품이 5점(78~81년·79~81년 포함), 81~85년 5점으로 100호~150호 크기가 인기다. 현재 1975~1978년 인기 작품은 10억~12억원, 80년대 초반은 15% 정도 낮은 8억~10억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 것ㅇ로 분석됏다. 단색화 열풍의 대표적인 수혜작가로 국내 내수시장보다 해외에서 더 큰 주목 후에 역수입된 케이스다. 1~10위까지 낙찰가격이 큰 차이가 나지 않는게 눈길을 끈다. 최고가는 1975~1980년대 초반까지 초창기 작품이 차지하면서, 안정적 기반을 구축해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색화 열풍이 시작된 2015년 기점으로 세워진 150호 기준 10억선 가격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에도 120호 기준으로 8~9억원 대를 지켜간다는 것은 같은 수준의 150호일 경우 현재 최고가 1위 기록인 11억원을 충분히 넘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시기에 활동한 이우환(1936년생)의 1~10순위 낙찰총액이 약 120억원에 가까운 반면, 박서보(1931년생)의 작품가격은 약 85억에 불과하다. 이제 국내외에서 재평가가 시작된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5년 정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고, 앞으로 다른 시기의 작품들에 대한 관리 상황이 시장 평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BTS RM·뷔·김정숙 여사도 방문한 '2019 KIAF' 8만2천명 관람

[뉴시스] 박현주 | 2019.09.30

예상밖이었다. '조국 정국'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열린 미술장터 2019 KIAF는 우려와 달리 선전했다. 행사기간 관람객이 붐볐고, 참가 화랑들도 "예년과 달리 장사가 괜찮다"며 환한 모습을 보였다. 25일 VIP 개막일을 포함한 5일 내내 전시장은 주말처럼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올해 처음 참가한 세계적인 화랑 뉴욕에 본점을 둔 리만머핀갤러리는 이불, 라이자 루등 세계 유명 작가들을 소개하며 아트바젤 홍콩 못지 않은 열기에 놀랐다고 전했다. 리만머핀 손엠마 디렉터는 "매일 매일 관람객이 넘쳐 깜짝 놀랐다. 새로운 고객, 특히 젊은 고객들을 많이 만날수 있어서 기분좋은 행사였다"며 "이런 추세라면 아트바젤홍콩도 따라잡을 수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29일 오후 6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2019 KIAF는 "지난해보다 130% 증가한 8만2000명이 방문했고, 3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국화랑협회가 이날 오후 늦게 집계를 밝혔다. 지난 26일 개막, 4일간 열린 행사에는 17개국 175곳 화랑이 참여 1만여점을 판매했다.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화랑들이 참여, 국제적인 아트페어로 발돋움한 KIAF는 올해 더욱 빛이 났다. 코엑스 전시장이 리모델링한 효과도 컸다. 새로 칠한 바닥과 새로 바꾼 LED조명이 반짝여 전시장은 유난히 밝고 경쾌했다.

[천경자 작품 TOP10]'초원 Ⅱ' 20억 최고...한국화단 독보적 걸크러쉬

[뉴시스] 박현주 | 2019.09.30

'활화산처럼 살다 바람처럼 갔다' 2015년 10월 30일, 흑백 사진으로 돌아왔다. 1992년 서울 압구정 자택에서 찍은 그 모습은 23년 후, 흰 국화와 노란 백합으로 탑을 만든 거대한 영정 사진으로 자리했다. 91세로 세상을 떠난 천경자(1924~2015)화백의 깜짝 놀란 귀환이었다. 특히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몽고메리 교수는"8월 6일 별세 소식을 미국 시간으로 10월18일에 접했다"고 전해 큰 충격을 줬다. 미국 뉴욕에서 장녀 홀로 장례를 치뤄 "유골함이 어디있는지 모른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후 서울시립미술관에 열린 천 화백 추도식은 생전 함께했던 원로 작가들의 애통함과 분노가 쏟아졌다. "화려했던 생전과 달리 너무 초라하다. 괴기스런 일 아니냐"고 했다. 사망 1년전부터 천 화백의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 세상이 떠들썩했다가 들려온 허망한 소식이었다. '한국화가'로 동양화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화가로 한국화단의 독보적인 '걸크러쉬’였다. 큰 키와 호리호리한 몸매의 패션리더였다. 파격적인 표범무늬 옷을 입고, 표범무늬 터번을 두르기도 했다. 동시대에도 웬만한 여성은 소화하기 힘든 패션이지만 천 화백에게 어울렸다. 가늘게 그린 눈썹과 붉게 칠한 입술, 담배를 무는 그녀는 늘 주변을 압도했다. ‘천경자풍 채색화’로 수묵일색이었던 한국화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파격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서양화 같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한국의 근현대 전통적 채색기법을 지켜온 대표작가다. 천경자는 국내 미술시장 블루칩 작가 반열에서 유일한 여성 작가다. 이전부터 작품가격은 상승세였지만 사망이후 인지도가 더 높아졌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화가가 죽으면 작품을 남긴다'는 미술계에서 회자되는 말처럼 화가의 죽음은 작품값을 올리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천 화백이 세상을 떠난 2015년부터 최고 낙찰가격 행진이 이었졌다. 지난 5년간 천경작 작품은 446점이 나와 326점이 거래됐다. 낙찰률은 73%, 194억치가 팔렸다. 낙찰총액 최고가 5위에 올라있다. 이는 서울옥션·케이옥션 등 국내 미술품경매사 10여곳에서 거래한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다. 이같은 내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집합 도시 論하다… 세계 48개팀 모여 만든 주제전

[뉴스1] 김수정 | 2019.09.28

서울시가 주최하고 (재)서울디자인재단이 주관하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이하 ‘서울비엔날레’)’가 지난 9월 7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변요한 홍보대사, 서울비엔날레 참여 작가와 관계자, 일반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했다. 건축을 다루는 비엔날레는 많지만 ‘도시’ 문제에 대해 논하는 비엔날레는 드물다. 도시 분야의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서울비엔날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세운상가, 서울역사박물관 등에서 9월 7일부터 11월 10일까지 65일간 만날 수 있다. 지난 2017년 ‘공유 도시(Imminent Commons)’를 주제로 수준 높은 전시로 눈길을 끈 바 있는 서울비엔날레는 올해 ‘집합 도시(Collective City)’를 주제로 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의 도시건축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각 도시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고자 한다. 2019 서울비엔날레에서는 4가지 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전시는 ‘집합적 결과물로서의 도시’라는 하나의 주제로 소통하는 주제전과 서울비엔날레에 참가한 80개의 도시를 다룬 도시전을 주축으로 한다. 또한, 도시건축 관련 세계 유수의 대학교수, 학생들이 참여해 도시에 관한 생각을 풀어 놓은 글로벌 스튜디오와 원초적 집합 도시인 전통시장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인 현장 프로젝트로 이루어져 있다. 주요 전시 중 하나인 주제전에는 전 세계 도시건축 전문가로 구성된 48개 팀이 참여했다. ‘건축의 영역 확장, 집합 건축물로서의 도시의 회복’이라는 큰 주제를 기반으로 작가의 고민과 그 결과물을 소개한다. 주제전은 건축가와 도시설계자들을 중심으로 ‘능동적인 건축’의 역할과 범위를 재조명한다. 또한, 지금의 도시에 필요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집합성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소개한다. 주제전에 참여한 작가들은 △도시화 과정에 대한 비판 △생태 및 기반 시스템 탐구, △도시건축 혁신 유형에 따른 대안 개발 실험 △새로운 형태의 거주와 소유권 △중재와 소통 형식의 건축 및 새로운 공간 등 도시건축에 관한 다양한 메시지를 작품에 담았다. 달팽이처럼 소용돌이치는 디자인둘레길을 따라 전시장까지 걷다 보면 둘레길의 끝자락에서 바쿠(Baukuh)의 ‘일곱 가지 서적을 올린 제단’을 감상할 수 있다. 칠각형 정자를 재해석, 형형색색의 지붕과 플라스틱 단장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형태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허리를 숙여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바닥에는 실로 짠 깔개와 낮은 재단 위 도시에 대한 7개의 서적이 놓여 있고 전구가 서적을 밝히고 있다. 작가는 이를 두고 “포스트 자본주의 시대에 걸맞은 도시건축을 위해 ‘공동의 지식’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개인적인 헌물을 바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6인의 건축가로 이루어진 바쿠는 밀라노와 제노바를 기반으로 한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선전 아이디어 탑 어워드'(Idea Tops Award Shenzhen) 최고의 공공건물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바쿠의 작품을 지나 전시장에 들어서면 켈러 이스터링(Keller Easterling)의 ‘매니(MANY)’가 관람객을 반긴다. 켈러 이스터링의 매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매니는 도시와 이용자의 필요를 고려하여 서로를 중계, 도시 간 인재 이동을 돕는다. 또한, 지역사회의 사회적 선행을 일종의 통화로 전환해 이를 교육, 보건 등 지역의 필요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켈러 이스터링은 건축가이자 작가이며, 현재 예일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인프라스트럭처 공간의 힘(Extrastatecraft: The Power of Infrastructure Space, Verso)' '미디엄 디자인(Medium Design, Strelka Press)' 등이 있다. 볼스+윌슨(BOLLES+WILSON)팀은 이들의 작품 ‘세 도시의 현장조사’를 세 개의 면으로 구성해 다양한 면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볼스+윌슨팀은 각각의 면에 △유럽의 역사를 기반으로 30년간 변화를 겪은 일본 도쿄의 모습 △물리적·디지털적으로 연결이 되면서 점점 진화하는 유럽의 모습 △도시 구성을 재해석하는 실험의 장이 된 도시, 알바니아 코르처의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볼스+윌슨팀의 피터 윌슨(Peter Wilson)은 지난 3월 개최된 2019 서울도시건축 프리비엔날레 심포지엄에서 라운드테이블 토론 발표자로 나선 바 있다. 아미드.세로9(Amid.Cero9)팀은 ‘집 없는 문명’이라는 설치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기류에 부응해 현재의 ‘집’이 사라진 도시를 그렸다. 아미드.세로9팀은 대한민국의 ‘찜질방’에서 모티브를 얻어 비전형적인 주거 환경의 신개념을 선보였다. 이와 더불어 가정과 공공 영역의 관계 그리고 도시 구성의 근본이 되는 집합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크리스티나 디아즈 모레노, 에프렌 가르시아 그린다로 구성된 스페인의 아미드.세로9팀은 올해 캐나다 토론토의 건축·디자인 전문지 애저(AZURE)가 주최한 2019 AZ 어워드에서 공로상을 수상했다. 네덜란드의 건축 사진가 바스 프린슨(Bas Princen)은 작품 ‘이미지와 건축 #11: 팔만대장경’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팔만대장경을 ‘집합 도시’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객관화했다. 바스 프린슨은 작품 설명을 통해 “팔만대장경을 재조명하고 역설적으로 풀어내 현실의 삭막함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관람객에게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스 프린슨은 건축과 도시 풍경의 경계선에 드러나는 자연의 퇴보를 가감 없이 사진에 담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0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 외에도 총 48개 팀이 참여한 주제전 전시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 및 디자인둘레길에서 관람할 수 있다. 주제전에는 바쿠, 켈러 이스터링, 바스 프린슨, 볼스+윌슨, 아미드.세로9의 작품 외에도 △매스 스터디스 대표인 건축가 조민석의 ‘밤섬 당인리 라이브’, △차이나빌딩센터(CBC)의 ‘공간적 가치의 창조’ 등 도시건축에 대한 다채로운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주제전 전시관 중앙 오픈콜에는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전 세계 각지의 유명 박물관과 기록관에서 수집한 28개의 다채로운 영상이 상영된다. 한편,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이화여대 ECC 내 강당에 위치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제11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가 열린다. 건축에 관련된 영화 상영, 관객과의 대화, 호스트 아키텍트 포럼을 포함하여 10여 개국 24편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다가오는 9월 27일 오후 7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1관에서는 ‘콘텐츠 건축 시대,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호스트 아키텍터 포럼을 진행한다. 프로젝트데이 심영규 대표가 사회를 맡고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 어반하이브리드 이상욱 대표, 스테이폴리오&지랩 이상묵 공동대표 등 도시건축 전문가가 발제자로 나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 프로그램에서는 ‘동주’ ‘기생충’, ‘착륙, 아모레퍼시픽 빌딩’ 현장을 기록한다는 것’ 등 영화로 본 건축을 살펴보는 자리를 갖는다. 이와 연계하여 9월 28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살림1관에서 영화 ‘기생충’에 대해 이하준 미술감독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입장권이 있다면 영화 1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포럼 사전신청 및 특별 프로그램 예매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트하우스 모모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서울비엔날레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전국 '김과장' 무료 입장...마니프아트페어 10월2일 개막

[뉴시스] 박현주 | 2019.09.27

'2019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은 언제일까? 마니프조직위원회는 '마니프25!2019서울' '2019아트서울''2019한국구상대제전'등 3개의 통합미술장터를 여는 '마니프아트페어'를 오는 10월2일 개막한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국화ㆍ서양화ㆍ판화, 입체(조각ㆍ공예), 설치 및 미디어 등 3000여점을 판매한다. 24년전 국내 첫 아트페어로 문을 연 마니프아트페어는 지난 2007년부터 '김과장 전시장 가는날'을 타이틀로 중산층 고객들을 대상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매년 김 과장들의 관람이 늘어 '김과장 전시장'으로도 알려진 마니프아트페어는 작가가 직접 전시부스에 나와 작품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작가와 관객 친화형 미술장터다. 특히 24년전 국내미술시장 처음으로 작품에 가격표를 붙여 '가격 정찰제'를 실시, 마트에서 물건사듯 그림을 살 수 있게 기획했다. (김 과장 명함을 보여주며 무료 입장한다) 3개 통합아트페어이니 만큼 국내 20대 신진작가부터 86세이상 원로작가까지 세대에 걸친 다양한 현대미술을 만나 볼수 있다. 초대 작가들이 직접 작품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군집 개인전'으로 마니프를 거쳐간 작가들은 3000여 명이 넘는다.

BTS RM,이번엔 '2019 KIAF' 출몰...이우환·윤형근 작품 관심

[뉴시스] 박현주 | 2019.09.27

한국추상미술거장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아이돌, BTS RM이 이번엔 '2019 KIAF'에 출몰, 눈길을 끌었다. 27일 오전 'KIAF'가 문을 열자 마자 나타난 RM은 갤러리 부스를 돌다, 샘터화랑에서 멈춰 윤형근 작품을 한참을 관람했다. RM은 그 전날인 26일에도 'KIAF'와 부스를 돌며 이우환 작품을 눈여겨 보는등 미술품 컬렉터로 눈도장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RM이 관심을 보인 윤형근(1928~2007)의 작품은 단색화 열풍과 새롭게 '한국 현대미술 대표 그림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에 이어, 지난 5월 국립현대미술관 첫 수출전시로 선정되어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포르투니 미술관(Fortuny Museum)에서 대규모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윤형근 작품은 국내미술시장에서도 인기몰이 중으로 지난 5년간 국내 경매사에서 252점중 213점이 낙찰되어 100억원을 기록, 낙찰총액 최고가 작가 9위에 올라있다. 이는 서울옥션·케이옥션등 국내 미술품경매사 10여곳에서 거래한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다. 이같은 내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BTS RM은 지난 6월 부산 팬미팅을 앞두고 부산미술관 이우환 공간을 찾아 방명록을 남겨 화제가 됐다. 올해 바쁜 일정속에서도 잇따라 미술관을 누비고 있어 아이돌중 '미술 컬렉터'로 유명한 빅뱅 'TOP'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이중섭 작품 TOP 10] 35억→47억 '살아있네 소중섭'

[뉴시스] 박현주 | 2019.09.27

한번 스타는 영원한 스타다. 죽어도 죽지 않고 살아난다. 불멸은 신화를 업데이트 한다. 그가 그랬다. 8년만에 다시 살아나 존재감을 강렬하게 알렸다. 무대에 오른 '소'는 거침없이 질주했다. 얼굴을 오른쪽으로 돌리고 어깨를 세운채 노려보듯 돌진하는 기세가 맹렬했다. 5000만원씩 뛰다 1억으로 달렸다 18억에서, 45억 46억, 47억, 47억!. 탕탕탕~ '봉지 그대로 끓는 물에 퐁당, 3분이면 끝' 3분 카레처럼 그 '소'는 그렇게 부활했다. 2018년 3월 7일 서울옥션 147회 경매에서 이중섭(196~1956) '소'는 3분만에 '47억' 신화를 썼다. 박수근 최고가 '빨래터'(45억2000만원)도 누르고 단박에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가 2위 자리에 올랐다. 당시 국내 최고 낙찰가(65억)를 1위부터 6위까지 보유한 '김환기 천하' 자리도 흔들며 '김환기 대항마'라는 분석도 나왔다. 8년만에 다시 저력을 보인 '황소'는 35억6000만원짜리였다. 2010년 6월 서울옥션 117회 경매에서 낙찰돼 '이중섭 최고가'로 주목받은 그 '소'다. 최고가를 경신하며 화제가 됐지만 '황소'가 나온 배경은 알고보면 쓸쓸하다.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의 소장품이었다. 안 회장은 '이중섭 소 그림' 최고 컬렉터다. 27년전 영업사원 시절, 비를 피하던 처마밑에서 운명처럼 '소'를 만나면서 이중섭 마니아가 됐다. 힘들었던 생활, 유리문 안으로 보이는 '황소' 그림은 위안과 희망으로 다가왔다. '언젠가 돈을 벌면 저 그림을 사야지' 그 소망은 이루어졌다. 2010년 35억6000만원 낙찰 최고가 기록을 안 회장이 쏘아올린 것. 이후 서울미술관을 지어 이중섭 '황소'를 위대하게 모셨다. 하지만 미술관 운영은 적자가 계속 됐다. 빛이었던 '황소'를 내놓을수밖에 없는 현실. 그렇게 나온 '소'는 47억에 낙찰되며, 극진 대접한 안 회장에게 8년 보상의 댓가로 12억원을 안겼다. '47억짜리 소'가 된 건 '이중섭 소 그림의 희소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격동적인 붓질이 압권인 이중섭의 '소' 그림은 현재 9점 남아 있는데 이 중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경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작품은 아주 적다는 것. 47억 '황소'이 후 탄력을 받은 '이중섭의 소'는 '싸우는 소'가 그해 5월, 9억원에 나와 14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중섭은 소가 힘이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소를 통하여 한국적 미학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다. 우리 민족 수난의 역사와 가난의 역사가 함축되어 있다. 해부학적 이해와 엄밀한 데생 실력이 돋보이는 '소'는 고통·절망·분노, 희망과 의지, 힘을 상징한다. 그림은 대개 종이에 그렸고, 물감이 부족해 화이트 물감에 공업용 안료인 페인트를 섞어 작업했다. 쉽게 마르는 페인트의 속성과 물감이 스며드는 종이의 특성으로 우글거림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그래서 일필휘지의 빠른 붓놀림이 절실했는지도 모른다. 2005년 위작 논란으로 거래가 한때 중단됐지만, 이중섭 작품 가격은 호당 2억원까지 치솟은 '국민 화가'다. '살아있네 이중섭'을 증명했지만 지난 5년간 낙찰총액에서 박수근(6위)에 밀렸다. 이중섭은 지난 5년간 50점이 거래되어 34점 팔렸다. 111억원 낙찰총액으로 8위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옥션·케이옥션등 국내 미술품경매사 10여곳에서 거래한 낙찰가를 분석한 결과다. 이같은 내용은 뉴시스가 국내 언론 최초로 개발한 작품가격 사이트인 'K-Artprice(k-artprice.newsi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5년부터 2019년 상반기 현재까지 팔린 123점중 이중섭의 최고가 TOP 10를 집계했다. (그래픽 참고) ▲1. 이중섭 소 종이에 유채 28.2×45.3cm, 47억 서울옥션2018.03.07 ▲2. 이중섭 싸우는 소종이에 에나멜27.5×39.6cm,14억5000만원 서울옥션2018.05.02 ▲3. 이중섭 호박꽃1954~55종이에 유채62×98cm, 13억5000만원 서울옥션2016.09.27 ▲4. 이중섭 아버지와 장난치는 두 아들1952~53종이에 유채31×48.5cm, 5억5000만원 서울옥션2017.06.28 ▲5. 이중섭 무제(양면)종이에 유채35×25cm(외1ea), 3억8000만원. 서울옥션2018.03.07 ▲6. 이중섭 돌아오지 않는 강1956종이에 혼합재료(펜, 색연필, 유채)18.6×14.5cm(2ea),3억 서울옥션2019.03.12 ▲7. 이중섭 노란 태양과 가족1955혼합재료 14.5×13.5cm, 3억.서울옥션2017.12.13 ▲8. 이중섭 큰 게와 아이들/닭과 게1950년대종이에 유채, 종이에 펜, 채색25.7×36cm,2억6000만원, K옥션2018.03.21 ▲9. 이중섭 두아이와 비둘기 종이에 크레용, 연필20.5×14.9cm, 2억5000만원, 서울옥션2017.03.07 ▲10. 이중섭 사계종이에 연필, 유채19.8×24cm, 2억1000만원, 서울옥션 온라인2018.12.14 ★이중섭 관전 포인트: 이중섭의 스테디셀러 인기 소재는 '소'시리즈와 '아이들' 시리즈다. 단연 최고가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 시리즈를 가장 주목할 만하다. '소'는 작품 크기와 상관없이 강세다. 47억 '소'가 28.2×45.3cm인데, 3위인 '호박꽃'은 62×98cm이지만 13억5000만원이다. 같은 크기와 기법에도 순위별 낙찰가 격차가 심하다. 1위(47억) vs 2위(14억5000만원)= 3배 이상, 또 1위(47억) vs 10위(2억1000)= 22배 넘게 차이가 난다. 10순위 모든 작품들은 불과 2년 내외에 낙찰된 작품들로, 2005년 위작 논란 이후 숨죽였던 작품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작품의 바탕재가 캔버스나 종이 여부도 가격에 영향은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후 이후 당시엔 캔버스 자체를 구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하드보드지(두꺼운 종이)에 그린 유채가 많다. 이는 캔버스 작품과 거의 동일하게 여겨진다. 최고가 1~10위 모든 작품의 바탕재가 실제로 종이다. 때문에 이중섭 그림 20호 이상은 대작에 속한다. 대표 소재는 '소'시리즈와 '아이들' 시리즈가 쌍벽을 이루는데, 그의 가난한 생활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스토리텔링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피난 시절 담배갑 은박지에 그린 아이 그림인 은지화는 상징성이 강해서 크기 대비 시장 선호도와 높은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현재 이중섭 작품도 품귀 현상이 강해 양질의 작품이 시장에 나오는 사례가 드물다. 이중섭·박수근 화백의 ‘국내 최대 규모 위작 논란’이 12년만인 2017년 위작으로 최종 판정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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