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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푸른 전면 점화' 132억 경신할까?…크리스티홍콩 경매

[뉴시스] 박현주 | 2024.09.05

'132억 최고가'를 경신할 수 있을까? 한국 현대미술 최고 비싼 그림 작가 김환기(1913~1974)의 푸른색 전면 점화가 다시 경매에 출품됐다. 크리스티 홍콩은 오는 26일 개최하는 20세기/21세기 미술 이브닝 경매에 김환기의 1971년도 전면 점화(9-XII71 #216 )추정가 한화 약 77.5 억~ 112억 원에 출품한다고 밝혔다.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132억에 낙찰된 우주(05-IV-71 #200)작품과 같은 해인 1971년도 작품이다. 이번 9월 경매는 홍콩 본사가 신규 이전하는 ‘더 헨더슨’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관 경매라 더욱 주목된다. 경매에 앞서 이번 '키아프 프리즈 서울' 기간 동안 서울에서 6~8 일 3일간 프리뷰를 진행한다. 서울 종로구 팔판동 크리스티 코리아에서 공개하는 이 작품은 2019년 이후 약 5년 만에 크리스티 이브닝 경매에서 선보이는 작품이라 더욱 기대감이 높다. 크리스티 코리아 이학준 대표는 "약 20 년 동안 한 개인이 소장했던 작품으로 경매에는 처음 소개된다"며 "현재까지 경매 시장에서 거래된 1970 년대 초의 푸른색 전면 점화는 총 20 점 미만이기 때문에 매우 희소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작품 관람은 크리스티 코리아로 예약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MA 뷔르츠버거·H.레비 조각정원[이한빛의 미술관 정원]

[뉴시스] 이한빛 미술칼럼니스트 | 2024.06.01

시작은 작품 한 점이었다. 많은 미술관이 그렇듯이 이곳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9만7000여점을 품고 있다. 앙리 마티스 작품만 1000점이 넘는다. (공공미술관 마티스 컬렉션 중에선 최대규모다.) 뉴욕과 워싱턴 D.C.에 포진한 대형미술관들 사이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발하는 곳, 바로 볼티모어미술관(BMA·Baltimore Museum of Art)이다. 존스홉킨스대학 옆 미술관 BMA 볼티모어 시민들의 보물로 꼽히는 BMA가 생긴 것은 1914년이지만 미술관 건물이 지어진 것은 1929년이다. 1917년 명문 의대로 유명한 존스홉킨스대학이 캠퍼스 일부를 기증해 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건축을 맡은 사람은 바로 존 러셀 포프(John Russel Pope, 1874-1937). 수도인 워싱턴 D.C.에 자리한 내셔널 갤러리 서관을 지은 바로 그 건축가다. (당시에도 이름을 날리던) 포프의 설계로 완공된 건물은 포프 특유의 신고전주의 양식을 담고 있다. 잘생긴 그리스 신전 양식의 파사드가 전면부에 나서고, 그를 향해 올라가는 계단이 인상적인 대리석 건물이다. 지금은 메인 건물 외에도 두 개의 조각 정원까지 있다. 총 3에이커(약3600여평) 규모로, 존스홉킨스대학 숲과 잘 어우러져 꼭 미술관을 찾는 관객만이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미술관에는 이 두 개 조각 정원을 여유롭게 조망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다. 거트루드 체사피크 키친(Gertrude’s Chesapeake Kitchen)인데, 20세기 초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며 파리의 동향을 미국에 소개했고, 작가, 철학가, 컬렉터, 딜러로 활동했던 거트루드 스타인(Gertrude Stein)의 이름을 땄다. 인근 만(灣)인 체사피크 스타일의 해산물 요리, 미국 남부식 프라이드 치킨, 고추 버터 소스를 곁들인 볼락구이 등 음식도 수준급이라, 원하는 날짜에 식사하려면 한 달 전에는 예약을 해야한다. 특히 일요일의 재즈 브런치는 특히 인기가 좋다.

현대미술은 결국 세상 치유하고 구원한다 [기고]

[뉴시스] 이규현 기고 | 2024.05.16

적막 속에서 사이렌과 폭탄 소리가 작아졌다 커졌다 반복하고, 스크린 안에서는 중산층 가정의 거실 정도로 보이는 평범한 공간이 산산이 부서져, 날아다니는 파편이 화면을 뚫고 내게 날아올 듯 하다. 옆 방 영상에서는 어항이 잔인하게 깨지고 있고, 또다른 방에는 빈 와인잔과 촛대가 하얀 식탁 위에 시체처럼 차려져 있다.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의 대만관 위안광밍(Yuan Goang-Ming) 작가의 전시 ‘매일 전쟁(Everyday War)’이다. 평화로워야 할 일상이 갈기갈기 찢겨가는 과정을 관객들은 숨죽이며 바라본다. 지난 몇년간 중국본토로부터 전쟁 위협을 받는 대만의 상황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포가 감돈다. 2024년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지하는 ‘뭔지 모를 불안함’은 ‘피노(Pinault) 컬렉션’ 미술관으로 유명한 ‘푼타 델라 도가나(Punta della Dogana)’에서 더 충격적으로 느낄 수 있다. 프랑스의 세계적 작가 피에르 위그(Pierre Huyghe)의 전시 ‘리미널(Liminal, 한계)’이다. 미술관 안은 조명이 전혀 없어, 전시장 안에 들어서는 순간 눈앞이 깜깜하다. 깜짝 놀라 핸드폰 플래시를 바닥에 비추며 벽을 짚고 살살 걸어 가면, 앞에 펼쳐지는 영상은 섬뜩하다. 사람 하나 살지 않는 마을에 버려진 빈 집 안에서 인형인지 로봇인지 표정 없는 기이한 형상이 혼자 돌아다니고 있다. 이 형상이 여자아이 가면을 쓴 원숭이라는 것을 몰라도, 영상을 찍은 곳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지역이라는 것을 몰라도, 이미 등골이 오싹하다. 자연과 인간이 사라진 뒤 지구의 모습을 누구나 상상해봤을 거라, 이 작품이 어느 지역에서 누구를 찍은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토막 난 인체가 담긴 어항, 동물들의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돌아가는 영상, 위압적인 로봇의 형상, 곳곳에 쭈그리고 앉은 기이한 조각 등 오브제들이 이어지는 전시장은 빠져나가기도 쉽지 않다. 우리가 서서히 파괴해가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어둠 속에서 조심조심 다니다 다른 관객을 코앞에서 마주치면 반갑고 마음이 놓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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