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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티스'로 일컬어지는 거장 박생광(1904~1985) 작가의 작품을 대구에서 만날 수 있다. 대구미술관은 10월20일까지 2·3전시실에서 박생광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고 6일 밝혔다. 한국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박생광의 삶과 작업세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162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뉴시스] 배소영 | 2019.06.07
최인숙 사진전 ‘샤먼 가이아(Shaman Gaia)’가 서울 삼청로 공근혜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샤먼’은 주술사·무당, ‘가이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大地)의 여신이다. 최인숙 작가는 “샤먼 가이아는 창조여신 ‘가이아’를 중심에 두고 여신의 ‘샤먼’적(사제로서의 여신) 의미를 더한 신조어”라고 한다. 고대 여신들이 추구한 가치들을 현대에서 되살리자는 의미로 ‘샤먼 가이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녀의 ‘샤먼 가이아’는 영성 여성주의와 생태 여성주의를 모태로한 여신운동(Goddess movement)이 기반이다.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고대 여신상징을 매개로 현대여성을 신화 속 여사제로 형상화했다.
[뉴시스] 조수정 | 2019.06.07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58)이 미디어아트 분야 세계적인 학술대회이자 페스티벌인 '2019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2019, 이하 아이제아) 총감독으로 변신했다. 인공지능(AI) 등 과학과 예술의 접목에 천착해온 그녀답게 59개국 1100건의 공모작품이 접수된 글로벌 행사를 총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5일 서울 중구 아트센터나비 타작마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노소영 총감독은 "이번 행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인간과 기술의 공존에 대한 고민"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과 문화, 인간과 기계의 공존과 창의적 결합이 곧 도시의 '생존'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여간 무보수로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그녀는 마이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 "개봉박두, 두둥"이라는 발랄한 표현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노 총감독은 "규모에 대한 감 없이 (준비를) 시작했는데, 미디어아트 관련 커뮤니티에 알리자 전세계 아티스트들로부터 유례가 없을 정도의 호응을 받았다"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이번 행사의 스피릿(spirit)"이라고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타계 500년을 내세운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제치고 전남 광주에 유치한 세계적인 행사이다보니, 설렘과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노 총감독은 홍보영상을 만든 프로듀서 등 스태프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처럼 크고 소중한 기회이기에 20여년간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분야에서 뼈가 굵은 노소영 관장이라고 해도 총감독이란 자리는 부담이 될 터. 그러나 노 관장은 아이제아의 정신인 '자원봉사주의(Volunteerism)'와 참가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취지에 감명을 받고 도전에 나섰다. 국내 유일의 디지털 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를 20여년간 운영해온 그녀는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독특한 도전으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재벌가 '사모님'이 취미활동으로 하는 미술관일 것이란 편견을 깨고 학계 및 정부와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공부한 여성 공학도로, 1993년 대전세계엑스포 조직위원회 아트&테크놀로지 기획팀장을 맡으면서 컴퓨터 예술 분야에 입문했다. 서울대·서강대 융합 전공 겸임 및 초빙 교수로도 활동하며 과학계와 예술계 두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수많은 관심 속에 노소영 총감독은 재정적인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재차 아이제아 정신을 되새기며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고 한다. 그렇게 올해 행사는 '룩스 에테르나(Lux Aeterna, 영원한 빛)'라는 주제로 열리게 됐다. 기계나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미래에서 이와 공존할 인간의 찬란한 '빛'을 찾아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학술, 아트, 지역 연계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참여작가 171명의 작품 총 97점(전시 75, 퍼포먼스 13 스크리닝 9)이 전시된다. 특히 광주만의 고유한 지역 음식과 기술의 결합을 주제로 한 ACT페스티벌과도 연계,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린다. 기조 연설로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마이클 도저(Michael Doser)와 미디어 아티스트 크리스타 좀머러(Christa Sommerer), 테이트 모던의 이숙경 수석 큐레이터 그리고 ISEA2019를 유치한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함께한다. 광주 시민들과 함께 백남준과 한국의 미디어아트, 도시와 새로운 가치창출 등 특별세션들도 이어진다.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신중하게 말을 고른 노 총감독은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같이 살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AI로 인간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인간이 필요한, 여러 방향에서 본 기술을 통해 더 인간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자리"라고 짚었다. 또한 "최근 일부 도시만 살고 대부분의 도시는 빠르게 죽어가는 심한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며 "도시가 융성하기 위해 필요한 건 일거리뿐만 아니라 기술, 예술, 문화, 지역성 등의 총체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행사 장소인 광주의 의미에 대해선 "광주민주화운동이란 역사는 중요하기에 홍보영상에도 넣었다"고도 했다. 한편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연관계인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과 공개석상에 함께 나와 발언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았다. 노소영 총감독은 이에 대한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씁쓸하게 웃은 그녀는 재차 "이번 행사는 미디어아트의 국제적 교류의 장이자 광주를 위한 도시마케팅으로도 저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seeit@
[뉴스1] 장은지, 이기림 | 2019.06.07
"퇴근 후 새벽 2시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는데 정말 총알처럼 달리더라고요. 이러다 그냥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때 생각했어요.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어릴 적 꿈을 이룬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재능을 의심하거나 현실적인 제약과 다양한 이유로 어릴 적 꿈을 기억에만 보류한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나 그 꿈이 예술이라면 더 그렇다. 세상이 달라졌다지만 아직도 아티스트의 곤궁은 대세다. 늦깎이 화가가 된 김정환 씨는 나이 마흔을 앞두고 '그림'이라는 어릴 적 꿈을 향해 첫 발을 딛은 사람이다. 이후 십 여년이 지난 올해 초 그토록 꿈에 그리던 전업 화가가 됐다. 화가로 불리기 전 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였다. 학창시절 미대를 꿈꿨으나 집안의 반대로 경영학과에 진학했고 1994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리서치센터에서 투자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애널리스트로서의 삶은 나쁘지 않았다. '차트의 기술' '주가차트 보는 법' 등의 책을 냈고, 언론사가 선정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상을 받았다. 어릴 적 꿈이 다시 현실로 소환된 것은 2007년 늦은 봄. 퇴근길 택시 안에서 꿈을 돌아본 그는 한동안 일과 그림을 병행했다. "처음에는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쁘니까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엄두가 안났는데 안하니까 미치겠더라고요. 그러다 전시회를 열어야겠다 생각했어요.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그림을 그렸는데 사실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 없으니 방법도 몰랐어요. 홍대 앞 화방에 가서 재료를 물어보고 무작정 그렸어요. 하루 30분 자고 출근한 적도 있어요. 그래도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렇게 2008년 7월 '존재의 성찰'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를 계기로 미술대학원에 진학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낮에는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애널리리스트로 밤에는 미술학도로 살았다. 그 사이 서울과 인천, 일본 고베 등이서 8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해외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박보희 | 2019.06.06
금오공대 갤러리가 5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남상운 작가 초대전을 진행, '블루문-공간(Blue Moon-space)'시리즈 25점을 전시한다. 남 작가의 작품 모티브인 블루문은 연잎이다. 작가에게 연잎은 현실과 가상 사이에 펼쳐진 블루 스크린으로, 모두 표현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이자 가상적 공간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본 연잎을 새롭게 재해석해 현대인이 사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초기 작품에서 보이는 극사실주의(하이퍼리얼리즘) 기법에서 변화해 최근엔 동양화적 기법인 선염법(번짐법)을 사용한다. 남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저마다 그리는 가상의 이미지를 주지하면 기억 속에 희미한 풍경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며 "관람객이 작품을 만나는 시간 동안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대 회화과와 동대학원 조형대학원 석사(미술학과), 홍익대 박사학위(미술학과)를 받은 이후 더숲갤러리, 아트스페이스 어비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또한 1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이를 통해 미술세계 대상전 입선(1993, 2012)을 시작으로, 제23회 창작 미협 공모전 대상(2000), 제51회 개천미술 공모전 대상(2001) 등 다수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현재는 경기대 예술대학원 초빙교수로서 경기대를 비롯해 서울교대, 전남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한편 오는 7일 열리는 오프닝 리셉션과 12일 열리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서 작품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머니투데이] 문수빈 | 2019.06.06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73)의 머릿속에 들어온 듯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는 개관 5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HELLO, MY NAME IS PAUL SMITH)'전을 펼친다.의상, 사진, 페인팅, 오브제 등 약 540여점과 수십 년간 수집한 명화, 팬들의 선물, 2019 봄여름 컬렉션 의상 등 150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3mx3m 아주 작은 첫 번째 매장인 영국의 노팅엄 바이어드 레인 1호점을 그대로 전시장 내부에 재현해 눈길을 끈다. 폴스미스의 개성과 호기심, 에너지를 느껴볼수 있다. 세계 여행을 하며 모은 책, 자전거, 기념품, 팬들에게 받은 선물로 가득 채워진 디자인 스튜디오와 사무실을 재현해낸 공간도 만나볼 수 있다. 이외에도 창조, 영감, 컬래버레이션, 위트와 뷰티가 어우러진 폴 스미스의 머릿속을 떠다니는 듯한 미디어공간 구성으로 그의 세계 속으로 떠나는 여행 같은 전시를 선사한다. 또한 폴 스미스의 디자인 아카이브와 2019 봄여름컬렉션 및 패션쇼 주요 영상을 결합한 특별한 컬렉션도 주목할 만한 공간이다. 전시는 폴 스미스의 방대한 커리어에 걸맞게 그가 이끄는 디자인 하우스의 핵심 테마, 이벤트 및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 시리즈에 중점을 두고 있다.
[뉴시스] 박현주 | 2019.06.05
부산 벡스코 전시장 입구부터 관람객의 시선을 죄다 빼앗는다. 큰 키와 늘씬한 몸매 때문이 아니라, ‘얼굴’ 때문이다.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몇몇은 입을 크게 벌리며 “우와”하고 탄성을 내질렀고, 몇몇은 “엽기적”이라며 얼굴을 돌렸다. 극과 극의 평가가 맞선 상황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확실히 각인됐다. ‘일루전 아티스트’ 윤다인(26)이 전시장 내 자신의 부스로 가는 길목은 포토의 대향연이자, 교감의 과정이었다. 인터뷰하는 도중에도 “아, 그분 맞죠?”하는 관람객의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작품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에 직접 그려 주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그는 “부담스럽거나 창피하지 않다”고 웃었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 2019.06.05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현대 미술 거장 바바라 크루거(74)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바바라 크루거: 포에버'(BARBARA KRUGER: FOREVER)를 27일부터 12월29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용산에서의 신축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크루거는 미국 출신 개념 주의 작가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병치한 광고 형식 작업들로 잘 알려졌다. 눈길을 사로잡는 상징적 서체, 간결하고 강렬한 메시지 등을 통해 동시대 사회의 메커니즘, 대중 매체 속 권력·욕망·소비주의·젠더·계급 문제를 비판적으로 담아냈다. 그의 작품은 보편적 관념이나 신념, 고정관념 등 우리 사고의 근간을 이루는 생각의 틀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람객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선보인 크루거의 주요 작품 42점이 출품된다. 대형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망라한다. 40여년간 다양한 작업을 해오면서도 일관되고 독창적인 작업 양식을 견지해 온 작가의 진면목을 느낄 기회다 특히 크루거의 첫 번째 한글 작품이 세계 최초로 공개돼 의미를 더한다. 작품명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작품 'untitled(forever)'(언타이틀드(포에버)·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은 작가가 2017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위해 특별히 재디자인한 작품이다. 이 밖에도크루거의 대표작 'Your body is a battle ground'(유어 보디 어 배틀 그라운드), 'We don’t need another hero'(위 돈트 니드 어나더 히어로) 등 80년대 초기 콜라주 시리즈 총 16점도 선보인다. 전 세계 젊은이가 열광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Supreme)의 붉은 박스 로고에 직접적인 영감을 준 크루거의 오리지널 작품들도 관람객을 만난다. 기간 중 휴관일인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30분 발권 마감) 운영한다. 입장료 미정. [email protected]
[뉴시스] 김정환 | 2019.06.04
1980년대 후반, 영국 런던의 골드스미스대학에서 수학한 작가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영브리티시아티스트(yBa)는 전세계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집단이다. 게리 흄(Gary Hume, 58)은 그런 yBa의 원년 멤버로,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이자 1990년대 이후 영국 현대미술을 이끌어온 작가이다. 그런 게리 흄의 국내 첫번째 개인전 '바라보기와 보기(Looking And Seeing)'가 5일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바라보기'는 무언가를 보는 감각적인 행위이고, '보기'는 바라보기와 더불어 대상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것을 포함한 행위이다. 작가가 직접 정한 전시명에는 어떤 의미가 숨겨져 있는 걸까.
[뉴스1] 이기림 | 2019.06.04
캔버스 앞에 서 뒤로 팔을 길게 뻗는다. 팔이 닿는 만큼 그리고, 또 그린다. 옆으로 위로 옆으로 옆으로 아래로 아래로...온 몸을 고정한채 양 팔만 이용해서 그릴수 있는 만큼 선을 그려낸다. 얼굴은 찡그려지고, 꽁꽁 묶인 몸이 움직이는 것 처럼 우스꽝스럽던 행동은 '나비효과'의 시작이 됐다. 1976년 시도했던 일명 '거꾸로 그림'이 날개를 달았다. 한 사람의 에너지가 분출하는 듯한 이미지로 재현됐지만 그림이 아니다. "자기 몸이 그은 흔적"이다. 또 있다. 이번엔 캔버스 앞이다. 여러 물감이 섞인 붓을 들고 양팔을 모아 허공에 휘두르면 거대한 '하트 모양'이 생겨난다. 빛의 속도로 행해진 양팔의 움직임에 정신없이 섞인 물감이 강렬하게 모습을 발산하지만, 이 또한 그림은 아니다. 국내 행위미술 1세대 대표작가 이건용(77)은 "인체에서 아름다운 선이 나왔을 뿐이다"고 했다. 그 몸의 흔적, 선이 만든 그림이 미술계를 강타하고 있다. '바야흐로 국내 미술계는 이건용 시대'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단색화를 대체한다'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40여년전 그가 행했던 퍼포먼스, 즉 그의 '신체 드로잉'이 강렬하게 꿈틀대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과 미술품 경매사 서울옥션, 필립스 경매사등에서 작품이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양 팔을 크게 휘둘러 하트 모양을 그린 ‘드로잉의 방법 76-3-2010’은 추정가를 웃도는 약 1억4000만원에 낙찰되면서 아트페어 부스마다 '이건용' 작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최근 하트 모양이 인기라면서 밑에까지 굵게 그려달라고 주문하는 컬렉터까지 있더라고요."
[뉴시스] 박현주 | 2019.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