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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팝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처드 해밀턴(1922~2011)의 개인전이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다.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기념으로 마련된 국제 기획전이다. 2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한 '리처드 해밀턴: 연속적 강박'전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작가의 특정 작품·연작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회화, 드로잉 및 판화 총 90여점이 전시됐다. 리처드 해밀턴은 현대사회의 비판적 관찰자이자 참여자로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확장왔다. 20세기 중반부터 새로운 관념과 시각으로 현대 사회를 바라보고 이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해 낸 영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다. 대중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으로 대변되는 1960년대 미국 팝아트와 달리, 영국의 팝아트는 사실상 2차 대전 종전 후 소비주의 사회의 등장과 함께 이미 1950년대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그 필두에 바로 리처드 해밀턴이 있었다. 2011년 작가 타계 후 영국 테이트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통해 팝아트의 기원을 일군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한 바 있다.
[뉴시스] 박현주 | 2017.11.03
사진가 정영길이 오는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갤러리 이즈에서 ‘The illusion’ 전시를 연다. 개막식은 8일 오후 6시다. 작가는 공사용 가림막의 아주 작은 그물코 사이로 세상을 들여다본다. 익숙한 세계의 공간이 낯선 가상현실의 세상으로 바뀌는 것 같은 착각의 경계선과 맞닿았다. 여기서 실재를 버리고 착각을 붙잡는다.
[뉴시스] 조수정 | 2017.11.02
얼마 전, 한 명품 브랜드를 시작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했다. 명품 가방이라고 했을 때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한 브랜드는 올해만 세 번째로 가격을 인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명품 가방의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 많은 명품 브랜드들과 디자인의 종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극소수 브랜드의 한 두 가지 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대기명단에라도 오르기 위해 아침 일찍 백화점에 줄을 서는 일도 드물지가 않다. 명품에 열광해 ‘짝퉁’이라도 들고 다니며 과시하고 싶어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명품 문화를 바로 본 베리킴 작가(31)는 ‘가짜 세상(Fake Life)’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것’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획일화된 문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외적인 요소를 표현하기 위해 그는 명품가방의 부품들로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작가는 이를 ‘정크 로봇(junk robot)’이라고 표현하였는데, 막무가내로 모은 부품들로 조합되어 어딘가 모르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모습과 수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성형을 하고 명품가방을 사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을 표현한 것인데, 작업의 근간에는 유년시절로 기억되는 상처가 담겨 있다. 어릴 적부터 독특한 자아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았고,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했던 그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잘못되었다고 평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들로 인해 많은 방황을 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17.11.02
"장수하는 동물인 사슴의 뼈를 통해 '영원한 죽음'을 상징하고 싶었다" 명화 속 인물을 해골로 표현해온 디지털 회화 작가 김두진(45)이 이전 보다 더 징그럽게 돌아왔다. 푸른빛으로 깔끔하게 드러난 '해골 회화'와 달리 이번 신작은 '사슴뼈들의 무덤'이다. 가로 1.8m 세로 3m, 거대한 화면에 회색뼈들이 부글거린다. 뼈들과 뼈들이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며 탄생시킨 건 그리스 고전 인물들. 다비드, 헤르메스, 피에타등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패러디한 작품은 '죽음의 냄새'와 함께 불쾌감마저 선사한다. 31일 서울 통의동 리안갤러리에서 신작을 선보인 김두진은 "권력지향적인 남성성이 부각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힘없는 약자를 해당하는 초식동물의 뼈를 통해 재해석했다"고 했다. 작가가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차용한 이유는 오마주가 아니다. 서구 중심으로 구축되어온 문명 전체에 대한 조소와 비판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의미가 담겼다. 대가의 걸작을 동물 뼈로 전환시킴으로써 이상적인 미의 고결함을 훼손하고 격하시켜 아름다움과 추함의 모호한 상태로 존치시켰다. 명작을 묻어버린 '사슴뼈'는 어디서 착안됐을까. 작가는 "조선시대 최후의 인물화가인 채용신의 '십장생도'의 십장생중에서 영생을 상징하는 사슴에서 영감을 받아 선택했다"고 했다. "사슴 뼈로 형상화한 이유는 ‘문명을 이루기 위해 자연에 가하는 가학적 야만성’에 대한 표상이자 미적 욕망에 대한 집착의 표현"이기도 하다.
백범영 화백(용인대 교수)은 소나무에 깊이 빠져 있다. 배낭을 메고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소나무를 만나고, 거기서 만난 소나무를 그림에 옮기고 있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그에 대해 "야생의 생명과 조우하는 백 화백의 표정도 낯빛도 갈수록 소나무와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백 화백이 백두대간을 오가며 만나 생생하게 화폭에 담아낸 소나무의 웅숭깊은 맛을 느껴볼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예가이면서 화가인 손동준 작의 제13회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갤러리밈에서 열린다. 2일부터 펼쳐는 이번 전시는 ‘선율(線律)’을 주제로 서예와 회화의 기본 요소인 ‘획(劃)’의 개념을 재해석한 20여점을 선보인다. 5살부터 서예를 시작해 20대에 국내 서예 관련 상을 휩쓴 ‘서예계 신동’으로 유명했던 그는 이제 한국 서예계의 대표적인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한국인으로 중국 정부의 서법장학생 박사 1호다. 지도교수는 중국 최고의 서예 명문 중국수도사범대학 교수로서 중국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구양중석(歐陽中石) 서예가다. 현재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판진시(盘锦市) 예술촌의 유일한 외국인 입주 작가로, 중국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어려서부터 ‘서예자전(書藝字典)’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명석했던 서예가답게 그의 작품은 두 번 긋지 않는 일필휘지(一筆揮之)가 특징이다. 서예와 그림하면 한국화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캔버스에 아크릴로 '서예 회화'를 이룩한 작업은 구상과 추상이 결합된 독특한 회화장르를 창출했다. 캔버스 화면에 서양화 재료로 가볍게 휘휘 내저은 것 같지만, 여러 색깔들의 필흔(筆痕)엔 특유의 음률과 에너지가 충만하다. 마치 그림도 붓글씨를 쓰듯, 담대한 역동성과 정중동(靜中動) 미학의 선묘(線描)는 특유의 조형성과 멋스런 여백을 운용하는 중심이 되고 있다.
책더미에서 놀고 있는 강아지들과 사람같은 강아지들이 유쾌함을 선사하는 '개 판' 같은 전시가 열린다. 1일 교보문고 광화문점 교보아트스페이스서 펼친 박하늬 작가의 ‘THE폼나개’전이다. 전시 타이틀도 작품도 개에 맞춘 전시는 위트가 넘친다. 평범한 우리들의 환경과 습관적인 행동을 재현한 드라마처럼 꾸몄다. 작품속 개들은 이 세상 '주인공은 나야 나'라고 하는 듯 폼이 난다. 독특한 질감과 마티에르로 연출된 작품들을 그 어떤 품종의 개라도 상관없이 ‘가장 사랑스러운 표정’을 지닌 공통점이 있다. 작가가 평소 반려견을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 지가 드러난다.
디지털3D사진 1점당 랜더링 20일 파일크기 10기가…총 12점 명화 속 인물의 뼈만 남기는 방식으로 차별과 갈등의 문제를 화두로 제시하는 디지털회화 작가 김두진(45)이 돌아왔다. 이번엔 피에타, 다비드, 천지창조 등으로 유명한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대상으로 한 11점을 선보인다. 리안갤러리는 디지털 회화를 통해 회화 영역에서 최첨단을 개척하고 있는 김두진 개인전 '대지'를 11월2일부터 12월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선보인다. 가로 1.8미터(m) 세로 3m 크기의 신작을 보면 사슴뼈를 붙여 형태를 맞춘 기괴함과 거대한 크기에 압도돼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김두진 작가는 31일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켈란젤로가 인류 역사상 위대한 작가라는 점에선 변함이 없지만 그의 작품은 남성 중심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며 "권력지향적인 남성성이 부각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힘없는 약자를 해당하는 초식동물의 뼈를 통해 재해석했다"고 했다. 김두진은 사슴이 상징하는 영원한 삶(영생)도 뼈를 통해 관점을 바꿨다. 그는 "사슴은 동양에서 십장생(十長生) 중 하나"라며 "장수하는 동물인 사슴의 뼈를 통해 '영원한 죽음'을 상징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신작은 미켈란젤로의 '모세', '다비드', '피에타' 등을 소재로 사용했다. 김 작가는 최신 사양의 컴퓨터 4대를 사용해 이 그림들을 3D입체 조각으로 재현한 뒤 사슴의 뼈를 하나씩 붙이는 방식으로 재현했다. 전체 작업기간은 2년이 걸렸으며 작품 1점당 파일 크기가 10~15기가(giga) 내외다. 작업 프로그램은 여러 소프트웨어를 썼지만 후디니 마스터를 주로 사용했다. 김 작가는 "작품 하나당 2차원의 그림에 광원·위치·색상 등 외부의 정보를 고려해 사실감을 높이는 과정인 랜더링에만 평균 20일이 걸렸다"며 "파일 크기도 커져서 평균 10~15기가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1973년 출생한 김두진은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수료했다. 1999년 아트팩토리에서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총 5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0년 '제3회 홍대앞문화예술상', '국제뉴미디어 페스티벌상'을 수상했으며, 2011년 SeMA신진작가 전시지원프로그램, 고양창작스튜디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무료. 문의 (02)730-2243.
[뉴스1] 박정환 | 2017.10.31
만화같은 초상화는 마치 피규어같은 입체감이 느껴진다. 대부분 어딘가에 홀린 듯 무표정한 시선을 정면에 고정하고 있는데 알고보면 그 마음이 느껴진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 바톤에서 아시아 첫 신작전을 열고 있는 피터 스틱버리(48)는 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 미확인 비행 물체)에 홀릭되어 있다. 어린 시절 하늘을 가로지르는 무언가를 목격했던 경험이 작업을 지배하게됐다. UFO와 연계된 주제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다루게됐다. 2015년 스페인 까사 엔쎈디다 아트센터(La Casa Encendida), 2016~2017년 미국 네바다 미술관 (Nevada Museum of Art) 전시를 거치면서 '외계인을 만난 인간'은 스틱버리를 대표하는 작품 주제로 차별화됐다. 마치 학교 졸업사진을 연상하게 하는 그림은 UFO 통계에 기초해 나왔다. 작가는 수많은 UFO 목격담과 미디어 자료, 각국 정부의 비밀 해제 문건, 동영상 등을 연구하면서, 사건들에 연계된 많은 인물들 중 사진과 영상 자료가 존재하는 20~30대 초반의 남녀에 주목했다. 이는 해당 연령대가 아직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인기에 접어들지 않았기에 사회적 통념에 완전히 지배받기보다는 ‘비상식’에 일종의 열린 태도를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뉴시스] 박현주 | 2017.10.30
"16년전 프로포즈를 했는데 이제야 만났네요." 안목높은 갤러리스트인 박여숙 화랑 박여숙 대표가 옆에 앉은 유승호 작가(43)를 보며 짐짓 뿌듯한 모습을 보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눈여겨봤던 작가였다. 유승호 작가는 '글자 산수화'로 알려졌다. 지난 2005년 홍콩크리스티경매에서 '한글 산수화' 작품이 추정가보다 2배 높은 HKD 56만4000(약 USD 7만2000)에 낙찰되면서 미술시장에 떠올랐다. 2005~2006년은 미술시장 최대 호황기로 이때 무명의 젊은작가들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유 작가도 그때 스타작가로 부상했다. 이후 국내외에서 러브콜이 이어지며 수많은 전시를 열었다. '글자 산수화'주문이 이어져 조수 5~6명 두고 작업할 정도로 바빴다. 하지만 미술시장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8년부터 불황이 다시 오면서 스타 작가들의 전시는 자취를 감췄고, 옥석이 가려졌다. 유승호 작가도 마찬가지. ‘echowords’(시늉말)시리즈의 독창적인 작품이지만 10여년전 처럼 전시가 활발하지 않아 이름 석자가 잊혀지고 있는때 그를 부활시킨건 화랑이다. 35여년간 화랑을 운영하며 박여숙 대표가 발휘한 연륜의 기술은 끈질김과 새로움이다. "2016년도에 세계적인 미술시장 Abu Dhabi Art(아부다비ㆍ아랍에미리트)에 이어 올해 3월 아트바젤 홍콩에 출품시켰지요." 박여숙 대표는 "아트바젤홍콩에서는 설악의 작가 김종학과 한국의 풍경을 주제로 2인전을 진행했는데 홍콩과 인도네시아 등지로 판매되어 출품된 모든 작품이 팔렸다"면서 유승호 작가를 꾸준히 지원했다는 것을 드러냈다. 깨알같은 작품을 하며 '까칠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작가도 박여숙화랑의 러브콜에 응답했다. 작년에 전속계약을 맺고 개인전을 연다. 미술관 이후 이름난 상업화랑에서 전시를 열기는 처음이다.
[뉴시스] 박현주 | 2017.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