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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이우환作 위작 논란…작가 "명백한 진품" vs 경찰 "증거가 위작 입증"

2016.06.30

[뉴시스] 심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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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작(僞作) 논란이 있는 단색화 13점을 놓고 경찰과 작가가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우환(80) 작가는 "명백한 진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위작 수사를 진행하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황 증거와 전문가·과학 감정 결과를 근거로 진품이 아니라고 봤다.

◇이우환 "호흡·리듬·채색 쓰는 방법이 모두 내 것"

이 작가 측은 미술가로서 자신의 경험과 안목을 토대로 진품임을 주장하고 있다. 특유의 화풍은 아무나 흉내 내기 어렵고 예술계 거장으로서 자신의 감으로 볼 때 진품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이날 2차 감정을 마친 뒤 "호흡이나 리듬, 채색을 쓰는 방법이 다 내 것이었다"며 "작가는 금방 보면 1분도 안 걸려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대경으로도 봤다"며 "하나도 이상한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전부 진품이다"고 강조했다.

경찰도 이 작가가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같은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조사 과정에서 "내가 작가 본인이다. 본인이 진품이라고 하면 진품인 것이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이뤄진 과학 감정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물감 등에 관한 부분에 대해, 이 작가는 "(나는) 여러 가지 안료를 섞어 쓴다"고 반박했다.

이는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서로 다른 물감을 구입해서 쓴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작가의 진품 6점과 위작으로 의심되는 그림 13점을 비교 분석한 바 있다.

당시 국과수는 진품 6점에 쓰인 안료는 같은 성분이지만, 위작으로 의심되는 그림들의 경우에는 서로 다르다고 판정했다.

위작으로 의심되는 그림에 있는 작가 확인서에 관해서도 이 작가는 자신이 내준 것이 맞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해당 그림은 현재 재판에 넘겨진 위작 총책 혐의가 있는 현모(66)씨가 그렸다고 진술한 4점 가운데 하나다.

그림이 위작으로 판명나면 이 작가는 자신이 그리지 않은 작품에 대한 작가 확인서를 내줬던 셈이 된다.

◇경찰 "정황 증거와 전문가·과학 감정 모두 위작 입증"

경찰은 그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과 전문가·과학 감정 결과 모두가 위작임을 증명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현씨 등이 진술한 안료 제작 방식이 과학 감정 결과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위작이 유력하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씨 등은 이 작가의 그림을 위조하면서 반짝이는 색감을 표현하기 어려워했다.

현씨 등은 여러 차례 연구 끝에 대리석과 유리 조각을 섞어 만든 안료를 사용했고 비슷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진행된 국과수 감정에서 현씨 등이 위작이라고 말했던 그림에서 유리 조각이 검출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씨 등은) 시행착오를 거쳐 대리석과 유리를 빻아 넣어 반짝이는 색감을 표현한 뒤 그런 기법을 썼다고 진술했다"며 "국과수에서 4점에서 유리 파편이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어 "이 작가는 반짝이는 것은 재료 고유의 화합이지 다른 안료를 혼합한 적 없다고 했다"며 "1차 감정 때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현씨가 구입했다는 석채의 구매 내역과 성분 분석 결과를 봤을 때도 위작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현씨 등이 위조 과정을 정교하게 재연했다는 점, 계좌 추적 과정에서 드러난 자금 흐름 등 정황 증거를 볼 때 압수된 13점이 위작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K옥션에 올랐던 작품에 있었던 감정서는 레이저프린터로 출력한 것이라는 점에서도 위작 정황이 높다고 봤다.

다만 작가 확인서의 경우, 실제 이 작가가 내준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과거 법정서 위작 판정나기도…경찰 수사 박차

지난 2013년 1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는 위작 논란이 있던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가 위작이라고 봤다.

'물고기와 아이' 위작 논란은 지난 2005년 3월 한 미술품 경매사가 맡긴 감정에서 당시 감정위원들이 만장일치로 진품이 아니라고 판정하면서 시작됐다.

경매사와 유족들은 소장품이었다는 이유로 반발했지만, 감정위원들은 작가 특유의 표현과 속도감 등이 작품에서 드러나지 않고 이중섭이 사용하지 않았던 물감이 쓰였다는 점 등을 이유로 위작이라고 봤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면서 유족이 소장했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감정에 들어갔고 마찬가지로 위작이라는 판정이 나왔던 바 있다.

고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는 현재 위작 논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1년 4월 작가 본인이 자신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작품을 소장하고 있던 현대미술관 측은 이를 반박했다.

고서화 위조 전력이 있는 권모(69)씨가 자신이 해당 그림을 위조했다고 말했음에도 진품 논란이 이어지면서 검찰은 문제가 된 작품에 대한 국과수 감정을 맡긴 상태다.

경찰은 위작 논란이 있는 이 작가 작품 유통상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현씨 일당이 자백한 위작 4점 이외도 다른 그림이 존재하는지를 파악할 계획이다. 또 현재 유통책이 특정되지 않은 위작 9점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 작가의 위작과 관련 있는 유통상들은 일본을 왕래하는 골동품상 이모씨와 그의 아들, 부산 해운대구의 화상 김모씨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갤러리 화상 김모씨 등이다.

한편 이 작가는 30일 오후 3시 감정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는 같은 날 오후 7시께 중국 국가 미술관 관련 일정을 위해 중국 상하이(上海)로 떠나 2~3일간 머무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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