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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블랙리스트'의 반대편…무조건 뽑히는 '꼬리표' 응모작?

2016.10.14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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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경 © News1 DB

예술위 속기록에 "어떤 국회의원이 꽂아 넣은 사업" 위원장 발언, "위원회 의결권을 침해 사례" "우린 심부름꾼"…예술위원들 개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설립 취지와 달리 이른바 '꼬리표 응모' 등 각종 외압에 시달린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현직 예술위원장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전체위원회의에서 외압을 직접 거론한 사실도 눈길을 끈다. 예술위는 '외부의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문화예술을 지원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2005년 기존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폐지하고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뉴스1이 13일 입수한 예술위 전체위원회의 속기록 파일을 보면 예술위가 각종 외압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내용이 다수 발견된다. 우선 2015년 5월29일 예술위 3층 회의실에서 열린 161차 전체회의 내용을 보면, 당시 예술위 경영전략본부장이 "국회에 제출해서 교문위나 예결위에서도 저희 의지와는 관계없이 국회 단계에서 붙는 사업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발언하는 내용이 나온다.

박명진 예술위 위원장은 2015년 12월4일 메이플레이스호텔에서 열린 '제175차 전체회의'에서 '꼬리표'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A위원이 특정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꼬리표가 붙어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고 건의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어 같은달 28일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 177차 전체회의에선 '꼬리표' 사업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내용도 있다. B의원이 "34페이지 위에서 두 번째 'OOOOO'은 작년에는 없었던 거죠"라고 묻자 박 위원장은 "위에서 어떤 국회의원이 꽂아 넣은 사업"이라고 답했다.

이에 C의원은 "위원회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앞으로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심각한 저항이 예상된다는 것을 말씀하라"고 했고, D위원은 "위원장님께서 'OOO의 경우는 국회의원을 통해서 꽂은 겁니다'라고 밝혀 주신 것에 대해서 대단히 감사를 드린다"고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에 "왜요? 큰일나는 소리인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 예술위 위원이 "심부름꾼밖에 못 되는 것"이라고 하자, 박 위원장은 "심부름꾼도 못 되죠. 심부름꾼은 심부름값이라도 받지만 우리는 그것도 못 받고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수의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논란이 된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특정 정치성향을 띈 문화예술계 인사를 각종 지원사업에서 배제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면, 이와 반대로 일명 '꼬리표 사업'은 다른 응모작들보다 심의기준 점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외압을 의식해 우선적으로 지원 승인을 받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술위 관계자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전체회의는 예술위의 모든 지원사업을 최종 의결한다"면서도 "위원장과 예술위원들이 전체회의에서 나눈 대화에 대해서까지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예술위원들의 속기록 대화 내용은 예술위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회의록 자료에는 정작 빠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 11일 예술위에서 제출한 전체회의록 자료 원본과 국정감사 전 제출한 자료를 비교해보면 '꼬리표'에 관한 대화가 빠져 있다"며 "각종 외압이 시달리는 예술위는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개탄하는 내용마저도 숨겨야 하는 처지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교문위의 국정감사에서 '청와대가 문화예술계 정치검열을 위한 '블랙리스트'를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보냈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리스트가) 없다고 보고받았다"면서 명단에 오른 인사들이 불이익을 받은 일도 없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그 리스트는 항목별로 인터넷에 들어가면 명단을 뽑아 누구든 찾아서 볼 수 있는 그런 것이라고 알고 있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명단에 거명된 인사들이 박근혜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지 못했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점검해보니 리스트에 기재된 분들이 총 100건이 넘는 문체부 지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또 "문화예술계가 정치적 생각에 의해 편가르기되는 건 지극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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