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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佛 감정팀 한마디에 25년 '미인도' 진위 운명 갈린다

2016.10.04

[머니투데이]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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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천경자 화백의 진작인지 논란을 겪는 미인도.

'모나리자' 비밀 밝힌 세계적 권위 감정 연구소, 3주 후 결론낼 듯…·유족 및 검찰 모두 수긍하는 조사.

검찰의 요청으로 미인도 감정을 마친 프랑스 '뤼미에르 테크놀로지 연구소'(이하 연구소)가 10월 중순 제출할 감정 결론에 시선이 쏠린다. 연구소는 고 천경자 화백의 진작인지 25년째 논란을 겪는 미인도 위작 시비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천 화백 유족, 국립현대미술관, 한국화랑협회 등이 얽히며 증폭된 논란을 해결하는 구원 투수 역할을 이 해외 전문 감정기구가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모나리자' 비밀 밝힌 세계적 권위 '뤼미에르 테크놀로지'=연구소는 미술품 과학감정 분야에 있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이 근래 미인도와 관련한 안료 및 DNA 검증에서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관심이 집중됐다. 국과수는 이미 1991년에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미인도 감정에 뛰어들었지만 사실상 감정 불가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연구소는 국과수와 달리 미술 부문에 주력한 감정기구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모나리자’의 비밀을 밝혀낸 단체로 이름을 날렸다. 특수 카메라로 그림의 미세한 단층을 분석해 낱낱이 분석하는 기법을 자랑한다. 이 특수 카메라로 '모나리자'의 표면 아래 시선 방향이 다른 또 다른 초상화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미술계의 화제를 모았다.

연구소 측은 지난달 19일 국내에 들어와 20일부터 미인도의 감정 절차에 들어갔으며, 지난주 약 3주 뒤 감정 결론과 관련한 정식 보고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을 검찰에 전했다. 검찰은 이르면 10월 중순 정식 보고서를 제출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연구 실적도 챙기게 됐다. '미인도 위작 시비'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연구소 소속 전문가들이 앞으로 이번 사안과 관련한 연구 성과를 사이언스지나 다른 유력 학술지에 기고한다는 방침을 검찰에 전했다"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가 1991년 미인도에 대해 고 천경자 화백의 진작이라는 의견으로 발행한 감정서.

◇검찰, 유족 측 모두 납득할 "프랑스 감정 결론"= 연구소는 감정을 의뢰한 검찰과 유족 측 모두가 납득할 만한 중립적 감정기구로 존재할 전망이다. 연구소의 감정을 추천한 곳이 바로 유족 측이기 때문. 검찰은 유족 측에 감정을 희망하는 단체가 어디인지 문의해 제출받은 기관 가운데 이곳을 선정해 감정을 요청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 국내 미술품 감정기구보다 해외 감정기구가 '미인도 위작 시비'를 주도한 모양새다.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천 화백 차녀) 변호인단은 프랑스 측 과학감정이 감정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미인도 위작 시비'는 1991년 한국화랑협회가 안목 감정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미인도에 대해 천 화백의 주장과 다른 진작 결론을 내리면서 점화된 논란이다. 이는 유족 측이 기존 국내 감정기구가 아니라 해외의 과학감정 결론에 주목한 배경이 됐다.

◇'미인도 위작 시비' 계기로 국내 감정능력 개선 필요 지적도= 올해 재점화한 '미인도 위작 시비'는 이우환 작품 위작 논란과 맞물려 불투명한 미술품 유통 관행에도 화살이 날아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미술시장 활성화법(가칭)을 비롯한 위작 근절 대책을 추진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감평원)을 비롯한 감정업계가 인력 부족 등을 겪으며 열악한 실정에 놓였다는 의견도 있다. 25년 전과 달리 현재 국내 근현대 미술품 감정은 한국화랑협회 협력 단체인 감평원이 도맡는 체제다. 감평원 측은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토론회에서 "감평원에서 10여 년 간 수집한 진위 관련 자료가 1만 4000여 점 규모인 것과 비교해 감정위원은 고작 40~50명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인도 감정에 공신력을 지닌 국내 전문가 수는 얼마나 될까. 한국화랑협회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미인도를 감정할 만한 능력이 되는 감정 인력은 채 20명이 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소송 등 발생 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맡기고 있는 미술품 감정 업무를 맡기 위해 국가미술품감정연구원을 설립할 계획"이라며 "조만간 이를 포함한 미술시장 활성화법(가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8일부터 '미인도 진위'와 관련해 국내 전문가의 안목 감정도 추가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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