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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개막...올해 유난히 북새통 이유

2019.05.10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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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과정 소외된 여성 존재 비디오 영상만 전시
'가장 작은 국가관'속 3개 전시장으로 나눠 더 비좁아
김현진 예술감독,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참여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타이틀 눈길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9일 오후 3시 30분 이탈리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이 개막했다. 박종관 한국문화에술위원회 위원장이 한국관 공식 개막 인사말을 하고 있다.올해 한국관의 제목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로 김현진 예술감독(KADIST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이 전시를 총괄하며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등 세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한국관 전시는 커미셔너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현대자동차, 매일유업 등 다수 기업의 후원으로 열렸다.

비어있는 방이 없다. 모든 방이 꽉꽉 차 있다. 방에 처진 커텐을 제쳐 겨우 발길을 비집고 고개를 빼꼼 들어야 볼수 있다.

9일 오후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안에서 미리 선보인 2019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장은 미어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북새통을 이루는 전시, 그야말로 대박인데 아쉬움이 있다.

"유리창이 많기 때문에 시선이 분산되는 그런 부분을 줄이고, 작업에 집중하면서도 답답하지 않게 외부로 열린공간으로 만들었다."

한국관 김현진 예술감독은 "건물과 공간을 오랫동안 보면서 약점을 활용했다"며 전시 공간을 3개로 나눠 3명 작가의 비디오 영상 작품을 선보였다. 3인의 작가가 펼치는 다양한 비디오 내러티브는 역동적인 시각성, 촉각적 사운드, 다채로운 빛과 리듬, 퍼포먼스적 요소와 결합했다.

"1시간 20분짜리 영상을 앉아서 끝까지 보시는 분들이 많다"는 김 감독의 말 처럼 각 방은 관람객들이 차분하게 앉아 영상에 집중했다. 이때문에 밀려들어오는 사람들은 커텐을 밀치고 들어서기도 무섭게 다시 뒤로 빠지는 상황을 연출했다. 작품을 보려면 고개만 내밀어 스윽 훑어보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이미 자르디니 공원에서 '가장 작은 전시장'으로 소문난 한국관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줬다. '미어터지고 좁아터진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구조도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관은 베니스 비엔날레 100주년인 1995년, 자르디니 공원안에 마지막 분양을 받은 26번째 국가관이다. 이후 국가관은 공원 바깥 베니스 시내 공간을 빌려 전시한다. 아시아 국가관은 일본과 한국뿐이다. 덕분에 2년마다 한번씩 참여, 세계 최고 현대미술축제에서 한국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좁은 공간을 넓히는 작업이 진행중이다. 한국관 커미셔너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지난해 구조물인 유리와 철근을 사용해 전체적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베니스 시와 협의중이다.

각 방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전시 풍경에 한국관 감독과 작가들은 고무적인 반응이다. 일단 시선을 끌었다는 평가다. 매체와 평론가들의 호평에 24년만에 처음으로 한국관 수상도 점치고 있다.

런던 프리즈 아트 매거진은 “지난 10 년 혹은 더 오래된 전세계 어느 비엔날레에서도 무리 없이 부제로 쓰일 수 있었을 법한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주제로 한국관의 작가들은 문화적 지식의 사각지대에 존재하고 있던 역사의 간극을 상기시켜준다"며 극찬했고 세계 각지에서 날아온 평론가들과 미술관계자들은 "어메이징"을 쏟아내며, '한국의 전통 극장'같은 작품들에 '매혹적'이라고 평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반아베 미술관 관장 찰스 에셔,라익스 아카데미 디렉터 에밀리 페틱, 후어 알 케시미 아랍에미레이 공주 샤자 재단 이사장 및 샤르자 비엔날레 예술감독, 우테 메타 바우어, 싱가폴 ntu cca 디렉터,존 조나스 예술가,안젤름 프랑케, HKW 시각예술 선임 큐레이터와 주은지 샌프란시스코 moma 큐레이터, 정도련 M+ 큐레이터, 테이트 패트론 그룹,퐁피두 패트론,덴마크 재단 관계자등이 참석했다.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9일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개막한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앞에서 김현진 예술감독(KADIST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왼쪽 두번째)과 정은영(맨 왼쪽), 남화연,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작가가 포즈를 취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로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한국관 전시는 여성감독에 의한 여성작가들이 기획해 더 눈길을 끈다. 역사에서 소외된 여성의 존재감에 대해 조명한다.

김현진 감독은 "남성서사 위주로 꾸려진 역사 흐름안에서 여러가지 억압이 주어진 삶을 계속 살아온 여성들이 그럼에도 상관없이 주체적으로 위치해 있음을 이야기하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를 타이틀로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다뤘다.

2019년 제 58회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은 랄프 루고프(영국 헤이워드갤러리 관장)가 제시한 '흥미로운 시대를 살아가기를(May You Live in Interesting Times)'를 주제를 서양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동아시아, 한국의 근대화 과정과 그중에서도 더욱 소외됐던 여성이라는 존재에 천착해 비디오 설치 미술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등 세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소설 '파친코'(이민진 작, 2017)의 첫 문장에서 빌려온 전시의 제목은 각 작품의 맥락과 더불어 ‘역사(History)’로부터의 억압이나 시련에 상관없이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자기 확신을 함축한다.

전시는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를 비판적 젠더 의식에 기반해 다시 읽으면서, 감춰지거나 잊히고, 버림받거나 비난받은 이들을 새로운 역동적 주체로 조명한다. 참여작가 3인은 춤, 안무, 소리, 리듬, 제례의식 등 다양한 퍼포먼스적 요소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섬세한 시청각적 구현이 돋보이는 전시를 펼쳤다.

김현진 감독은 "한 작가에게만 몰리는 게 아니라 따로 같이 어우러지게 연출, 각각의 작가에게 동일하고, 균형감 있게 부각됐다"는 평을 듣는다고 말했지만, 전시장은 '정은영 작가 방'이 인기다. 프리즈 잡지도 "한국관에서 가장 강렬했던 작품은 정은영 작가의 2019 년 작품 <섬광, 잔상, 속도 그리고 소음의 공연>"이라고 꼽을 정도다. 물론 다른 방과 달리 전자음악이 울려퍼져 청각을 자극하는 덕도 있다.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한국관에 선보인 정은영의 전시장은 전자음악클럽처럼 들썩인다. 여성국극 쇠퇴기에 설자리를 잃은 2세대 여성국극 배우인 이등우의 남역연기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현대 퀴어공연의 계보를 잇는 서로 다른 4인의 퍼포머를 소환, 움직이는 신체와 소리, 빛의 향연이 촉발하는 오디오 비주얼 환경 안으로 관객을 이끈다.

11년째 여성국극 리서치를 기반으로 작업해온 정은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 신작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여성국극 쇠퇴기에 설자리를 잃은 2세대 여성국극 배우인 이등우의 남역연기를 기록하면서 동시에 현대 퀴어공연의 계보를 잇는 서로 다른 4인의 퍼포머를 보여준다. 트랜스젠더로서 신체의 불협과 분절의 감각을 음악형식 내에 적극 개입시키는 전자음악가 키라라, 남성중심적이고 성별화된 연극계에 독자적이고 위반적인 캐릭터를 제공해 온 레즈비언 배우 이리, 장애여성극단 춤추는 허리의 연출가이자 배우로 예외적인 행위미학을 만들어온 중증장애인 서지원, 페미니스트-퀴어 접점으로서의 드랙 문화를 위해 분투해 온 드랙킹 아장맨을 소개한다.

작가는 “박정희 독재정권 당시, 강력하고 남성적인 국가를 원했기 때문에 여성국극 공연을 원치 않았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남성혼용 국립창극단을 만들어 여성국극의 역사가 배제됐다"며 "전통이 조작되고 만들어지고 정치적인 것과 늘 함께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몸을 경험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현재에도 이런 방식으로 살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았다"는 그는 "작품은 볼려고 들면 들수록 눈이 아프고, 서사나 역사를 찾아내면 낼수록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흥겹게 리듬을 타, 그들의 몸짓이 관람자의 몸과 일치되는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며 배제되서 모르고 없고 본적이 없는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역사쓰기'를 제안한다.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9일 오후 3시 30분 이탈리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이 개막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유명 큐레이터, 미술관장, 평론가들이 잇따라 방문, 대기줄이 설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email protected]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전시 타이틀과 미어터지는 전시장으로 한국관은 입소문이 나고 있다. 전문지 프리즈와 아트 퍼시픽에 한국관이 소개됐고, 세계적인 경매사 크리스티가 선정한 16개 국가관에도 꼽혔다.

10일(현지시간)에는 아시아 뮤지션 키라라(한국), Cleo P(태국), IRAMAMAMA(인도네시아), DJ YESYES(한국) 공연이 한국관 전시 연계 행사로 개최된다. 커미셔너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현대자동차, 매일유업 등 다수 기업의 후원으로 열렸다.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9일(현지 시간) 오후 3시 30분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에서 2019년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미술전 한국관 전시가 개막했다. 올해 한국관 제목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로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이는 전시다. 한국관은 베니스 비엔날레 자르디니 공원안에 설치된 마지막 국가관으로, 가장 작은 전시장으로 불린다. 커미셔너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리모델링을 준비중이다.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는 124년 전통 ‘미술 올림픽’으로 90개국이 참여했다. 국가관 외에도 옛 조선소를 개조한 아르세날레에서 열리는 본전시에 79명(팀)이 창여, '흥미로운 시대' 스펙터클한 작품을 쏟아냈다. 본전시에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여성작가만 3명이 초대되어 '한국 미술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이불과 아트바젤 발루아즈예술상 수상 작가 강서경, 2016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휴고보스상을 받은 재미동포 아니카가 '세계 미술 문화 전쟁터'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8일부터 10일까지 프리뷰 기간을 거쳐 11일 공식 개막, 1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베니스=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9일 오후 이탈리아 베니스 옛 조선소터 아르세날레에서 VIP 대상으로 미리 개막한 본전시장에서 이불 작가가 대형 모뉴먼트 ‘오바드 V’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한반도 비무장지대(DMZ) 감시 초소(GP) 철수 과정에서 나온 철조망등 해체 잔해물로 제작된 높이 4m 높이, 철탑같은 작품이다. 질문이 많은 시대, 근대식 건축물같은 작품에는 조명과 모스 부호등의 다양한 신호를 달아 모든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답을 제시하며 지금 현시대의 흔적을 보여준다. 지난 1999년 제 48 회 베니스 비엔날레 당시 한국관 대표 작가로 참여한 후 20년만에 본전시 작가로 초대된 이불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섰다. 본 전시에 두 번째 초대되는 영광을 안은최초의 한국 작가로 세계적 명성을 더욱 공고하게 이룬 셈이다.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 이불 작가는 총 3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오바드 V’외에도 헤이워드 갤러리 회고전에 출품된 바 있는 섬유 조각 <혀의스케일(Scale of Tongue)>을 실크 벨벳 페인팅과 함께 이탈리아 국가관에 설치했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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