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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풍선이 쌓여 전시장에 놓이기까지...김홍석 '작은사람들'

2020.06.17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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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부산점 올해 첫 전시 24일 개막

[서울=뉴시스] 김홍석, Untitled (Untitled (Short People) – 6 balloons, 2018, Stainless steel, stone,118 x 40 x 31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안천호 국제갤러리 제공

알록달록 빵빵한 풍선들이 커다란 돌위에 길다랗게 쌓였다. 경쾌하게 눈길을 끌지만 전시장에 들어온 '풍선'은 할말이 많다.

풍선을 원래 부풀어 두둥실 가볍게 나는 삶이다. 자유를 억압하고 딱 붙여 줄세운 이유는? 또 무슨 메시지를 전하는걸까? 생각의 꼬리를 물게 한다.

작가 김홍석은 "이 풍선 작품은 나의 가족의 초상이며, 숨의 기억이다"고 했다.'MATERIAL'을 제목을 단 작품은 작가의 가족이 참여하여 완성한 것이라는 것.

"가족들에게 풍선을 나누어 주고 바람을 가득히 불어줄 것을 제안했는데, 이때 하나의 소망을 떠올리며 그 소망을 풍선 속에 담아줄 것을 당부했다."

가족들이 풍선을 불면서 기원하고 소망했던 단어들은 어머니(mother), 성취(achievement), 여행(travel), 일상의 기적(everyday wonders), 정의(rightness), 재미(interest), 매력(attraction) 그리고 사랑(love)이었다.

작가는 이 단어들을 영어로 전환한 후 영문의 머리 글자를 따서 작품의 제목(MATERIAL)으로 정했다.

'이게 진짜 풍선일까?' 하는 의구심은 사라졌다.그렇다면 불어야 풍선이니,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당연한 일. 둥글게 부푼 풍선들이 수직으로 차곡차곡 쌓이기까지 과정은 수많은 숨이 함께한다.

작가는 풍선보다 숨과 생명이 초점. 작품 '15 Breaths'는 작가의 작품을 제작한 브론즈 공장 직원 15명의 숨을 담았다.

또 Untitled (Short People)은 4~6명의 소집단으로 이루어진 보통 사람들(작가의 지인들, 유년기와 학창 시절 친구들, 친척들, 대학 동료들과 학생들)을 의미하며 총 백 개의 ‘형태화된 숨’이 활용되었다.

작가와 혈연·사회적 관계에 놓인 이들이 각기 다른 크기로 숨을 불어넣은 풍선들은 공장으로 보내져 브론즈, 스테인리스 스틸 등의 재료로 제작된다.

합의와 협업, 수행과 노동을 수렴하는 제작 과정을 거친 풍선은 서사를 갖춘 주체적 대상으로, 김홍석 '풍선 조각 삼부작'으로 전시장에 놓인다.

일상 제품인 풍선이 예술이라는 가치를 부여 받는 순간이다. 풍선에서 브론즈로 탄생되면 온갖 해석의 모호함이 열린 채 관람객의 인식체계를 뒤흔든다.

[서울=뉴시스] 김홍석, Public Blank – Everyday Monument, 2011-2014, Pen and watercolor on paper, framed 70 x 52.5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현재 상명대학교 무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 김홍석은 제도권 ‘안’에 존재하는 위계와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밖’에서 탐색하고 전환 재배치해왔다. 합의와 투쟁, 불평등과 권력의 이동이 미술의 범주에서도 적용됨에 주목, 미술의 자본주의적 생산 구조를 반영한다.

김홍석은 충돌과 균열, 이 지점에서 발화되는 담론들을 시각적 언어로 제시하며 자유로운 소통을 권유한다. 조형, 회화, 영상, 텍스트, 수행의 다각적 형식을 아우르는 그의 작업은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사회권력 불평등,생존 투쟁, 삶의 통찰을 유희적인 동시에 세련되게 포장해내는 탁월한 재능이다.

'풍선 조각' 을 만나볼수 있는 김홍석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부산 지점 첫 전시로 열린다. 오는 26일부터 8월 16일까지 '작은 사람들(Short People)'을 타이틀로 풍선 조각 삼부작과 함께 여섯 점의 평면 작품 '인간질서' 연작을 선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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