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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마리 관장 "변월룡은 해방후 단절된 한국미술사 공백 채워"

2016.03.0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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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2일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덕수궁관에서 '한국 근대미술 거장전'시리즈 첫번째 전시로 여는 러시아 고려인 화가인 변월룡 화백 회고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러시아 리얼리즘 계승·북한 현대미술 토대.
덕수궁 미술관서 한국 첫 대규모 회고전.

"변월룡은 해방 이후 단절된 한국미술사의 공백기를 채워준다"

2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근대미술거장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백년의 신화:한국근대미술 거장전'시리즈의 첫번째 전시로 택한 변월룡(1916~1990)화백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2일 변월룡화백의 차남 펜 세르게이와 장녀 펜 올가가 덕수궁미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의 대규모 회고전이 아버지의 뿌리인 한국에서 열려 행복하다"고 말했다.

마리 관장은 "변월룡의 작품을 통해 사실주의 회화가 한국 현대회화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했는를 알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전시를 성사시킨 변월룡 작가의 유족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낯선 변월룡 화백은 1950년대 초 러시아(소련) 최고 미술교육기관인 레핀 아카데미 교수로 재직하면서 평양미술학교 설립에 관여하고 북한 현대미술의 토대를 '러시아 리얼리즘 미술'로 세워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해주에서 태어난 변월룡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옛 레닌그라드)에서 미술교육을 받고 그곳에서 화가이자 교육자로 일생을 보낸 고려인이다. 1953~54년 1년 3개월간 소련 문화성의 명령에 따라 북한에 머물면서 그림을 가르쳤다. 그는 전쟁으로 평북 용천에 피난와 있던 평양미술대학 교수들을 지도하고 러시아 예술아카데미 시스템과 교과과정을 모범 삼아 교과과정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변월룡 화백이 6.25전쟁의 비극을 담은 에칭 작품.


건강상의 이유로 소련으로 돌아온 후 재방북하려 했으나, 김일성 우상화가 진행되면서 재입국이 거절돼 러시아에 머물렀다.이후 소련의 붕괴를 보지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외적 조건에 의해, 망명과 다를바 없이 조국, 남과북으로 나뉜 두 조국 어디에도 여을 맺지 못하고 냉전의 종주국 소련에서 냉전의 시대만을 살다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냉전종식 후에도 한반도에만 여전히 존재하는 철의 장막때문에 오랫동안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변월룡'이라는 작가를 소개하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3일 개막하는 전시를 위해 러시아에서 내한한 변월룡의 차남 펜 세르게이와 장녀 펜 올가는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대규모 회고전을 천상에 계신 아버지가 보고 있다면 놀라워하면서도 기뻐하실 것"이라면서 "우리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버지는 생전 월북화가인 문학수(1916~1988)화백과 친분을 유지하며 북한 현대미술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레핀 예술아카데미 출신인 이들은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화가로 활동 중이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박혜성 학예연구사가 변월룡 화백이 그린 북한의 모내기 그림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장은 마치 '민중미술'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 북한의 '모내기'를 담은 그림은 신학철의 '모내기'를 연상시킨다. 또 '판문점에서의 북한 포로 송환' 그림은 역사의 비극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작품에서는 북한국 포로들이 "미국이 준 옷을 입고 조국으로 갈수 없다"며 옷을 벗어버렸다는 일화가 전해지는데, 실제로 그 광경을 이 작품에서 확인할수 있다.

조국에서 일어난 전쟁의 비극을 거침과 세밀함으로 뽑아낸 검은색의 에칭 작품도 강렬하다.

반면, 변월룡의 작품은 러시아 리얼리즘미학을 전한다. '초상화' 시리즈는 대상의 개성과 인상을 잡아내는 직관과 관찰력과 풍부한 색채가 돋보인다. 그는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초상화가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초상화로 꼽힌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변월룡 화백은 19세기 러시아 리얼리즘 초상화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초상화가로 꼽힌다.

'변월룡화백의 한국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크게 4부분으로 △'레닌그라드 파노라마' △'영혼을 담은 초상' △'평양기행' △'디아스포라의 풍경' 등으로 구성된다. '자화상', '어머니', '무용가 최승희 초상', '금강산 소나무' 등은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된다. 또 2차 세계대전중 제작한 반전 포스터도 볼수 있다.

박혜성 학예연구사는 "특히 북한미술의 토대를 구축한 그의 존재는 해방이후 단절된 한국 미술사를 복원하는데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리라 기대된다"면서 "낯선 러시아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속에서 작가의 고국에 대한 애정과 향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변월룡'전을 시작으로 이중섭전(5~9월), 유영국전(10월~2017년 2월)을 차례로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는 5월 8일까지. 3000원. 02-2022-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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