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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흙·불과 맞짱 뜬 오만철작가 '도자회화' 개척…통인화랑서 개인전

2016.03.0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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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뚜껑마다 흰 눈이 고봉처럼 쌓여있다. 누가 다녀갔을까. 소복한 하얀 눈위에 발자국이 총총 나있다. 옛스러운 시골풍경을 재현해낸 그림은 알고보면 놀란다.

한폭의 수묵화처럼 보이지만 한지에 그려진게 아니다. 바탕은 맨들맨들한 도자다. 불에 구워져 나온 그림이다.

일명 '도자 회화'로 불리는 오만철(53)작가의 작품이다. 지난해 미술시장에 본격 선보인후 '국내 유일 도화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한지가 아닌 도자기나 도자기판에 그림을 그리는 이 작업은 20여년만에 완성됐다. 작가는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이후 단국대학원에서 도예를 다시 전공했고, 고미술에 깊이 빠지면서 고미술 감정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회화와 도예를 전공한 작가는 결국 회화와 도예를 합치며 흙과 불에 도전했다.

'도자 회화'는 1300도의 고온을 겪고 나온 질긴 작품이다. 흙이 무너져버리는 허무함을 날마다 견디며 실패와 싸워왔다. 일반 도자기가 1250도에서 초벌과 재벌·삼벌을 거쳐 구워진다면 그의 작품은 1330도에서 단벌로 소성된다.

'도자 회화'가 탄생할수 있었던 건 '고령토'를 만나면서다. 이 흙은 국내의 흙과 달리 찰지고 단단하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자국 고령토의 해외반출을 엄격히 금할 정도로 희귀한 흙이다. 현재 '고령토'를 수입해 쓰는 유일한 한국 작가다. '중국 도자기의 메카' 경덕진에 작업실을 두고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활동을 하고 있다.

흙과 불의 싸움에서 이긴 그는 '흙과 불의 사랑은 얼마나 눈부신가'라며 '도자 회화' 1인자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서양화, 동양화로 나뉜 화단에 '도자 회화'라는 장르를 확장한 것. 이같은 공로로 2015년 12월 16일 한국신지식인협회가 그를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불의 미학'속에서도 스밈과 번짐, 붓의 놀림이 그대로 살아있는 작품은 이제 산수화 문인화 현대화 민화 등 소재를 가리지 않고 도자판에서 번성하고 있다.


문제는 있다. '도자 회화'라는 기법의 차별화를 이뤄낸 반면, 현대적인 세련미의 구현은 숙제다.

전통적인 미학을 해석한 것은 장점이다. 우리문화에 익숙한 소재를 직접 등장시킴으로써 생활속의 친숙한 미학을 전달하는 것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계속 소재주의나, 토속 미학에 빠져있다면, 새로운 세대의 현대적 감성까지 충족시켜 주기엔 역부족일수 있다. 이런 부문이 극복된다면, 보다 넓은 무대에서 '도자 회화'의 독창성을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야 겨우 도자회화를 선보인 것 뿐이죠. 여전히 흙과 불과 안료와 씨름중입니다. 연구 단계에 있어요. 무엇이든 다 해봐야하는 과정입니다."

"아직도 실험중"이라며 작업에 열정인 오만철 작가는 '도자 회화'에 대한 불굴의 의지가 강렬하다. 그의 장인적인 실험정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오는 3월 2일부터 서울 통인화랑에서 열린다. '도자 회화' 에 민화, 풍속화를 접목해 우리 전통의 가치를 살펴볼수 있게 했다. 02-733-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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