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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박성민, 세필로 차분히 전진하는 '얼음 그림'의 세계

2016.08.08

[머니투데이]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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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작가.

갤러리 조은, 박성민 개인전 '아이스 캡슐(Ice Capsule)-2016℃' 개최.

"다른 때는 몰라도, 작업에 임하는 제 성격만큼은 '세필'이에요."

얼음에 담긴 식물이나 과일을 화폭에 실감나게 묘사하는 ‘아이스 캡슐’(Ice Capsule) 연작을 선보인 박성민은 세필붓이 자신과 가장 잘 맞는 화구라고 소개했다. 그 가느다란 붓끝에 집중력을 실어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정도로 사실적인 '얼음 그림'을 그렸다.

"얼음 속에서 화석과 같은 고대 생명체의 흔적이 발견되잖아요. 우리의 현재 모습도 얼음을 통해 먼 미래의 후손에게 전해준다는 의미를 담아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그는 15년 가까이 뚝심 있게 연작을 그렸다. 작업실에 야구 중계방송을 틀어 놓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묘사에 집중했다. 하루 10시간씩 그림을 그린다. 50호(약 117x 80cm) 하나 그리는데 2주 정도를 할애한다.

"그리는 게 자동차 운전과 비슷해졌어요. 생각한 이후 손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동시에 움직이게 되지요. 그만큼 내 몸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 스며든 것이지요."

얼음이란 소재로 작가의 독창성이 묻어난 작품을 선보이지만 기술적으로 비법이 동원된 것은 아니다. 집중력과 끈기, 그리고 그가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칠한다.

화면 좌상단이나 좌중단 등 시작 지점을 정해 붓을 차분히 전진시키며 채색한다. 유화 물감이나 자동차용 도료, 에폭시 등을 사용해 캔버스 또는 알루미늄판 위에 사물을 하나둘 묘사한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사실적인 그림이다.

박성민의 '아이스 캡슐(Ice Capsule)-2016℃'전 출품작. /사진제공=갤러리 조은

“과거의 작가들은 혼자 고뇌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작가들은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현대미술작가는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생각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보고 싶습니다.”

최근 박성민의 열 번째 개인전이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위치한 ‘갤러리 조은’에서 열렸다. 다양한 형태와 무늬를 가지는 백자와 얼음, 그 차가움 속에서도 활짝 꽃 피운 생명들의 모습을 담았다.

전시 제목은 ‘아이스 캡슐-2016℃’. 갤러리 측은 뜨거운 삶을 강요당하는 오늘의 사람들에게 땀을 식혀줄 시간을 주기 위해 기획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박성민의 '아이스 캡슐(Ice Capsule)-2016℃'전 출품작. /사진제공=갤러리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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