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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참혹·분노·연민·절망도 정제된 '화이트'의 서늘함

2016.09.12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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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Taebum Ha_Earthquake in Abruzzen, Italy_2010_Pigmentprint & facemount_120x180cm_Edition 2 of 5. 리안갤러리 2016-09-08

■리안갤러리 하태범 개인전 8일 개막

사건 사고 현장을 아무런 감정 없이 바라보는 우리의 방관적 시선을 환기시키는 사진전이 열렸다.

8일부터 서울 통의동 리안갤러리가 '화이트' 사진 작가 하태범(43)개인전을 펼친다.

작가가 2008년부터 시작한 '화이트'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화이트' 시리즈 작업 중 전쟁과 재난에 관한 대표 작품과 신작을 소개한다.

1층 전시장은 최신 작업이 채워졌다. 시리아 내전에 관한 보도사진중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지는 사진을 선택해 '하태범 스타일'로 재현됐다.

【서울=뉴시스】Taebum Ha_Norway Terror_2011_Pigmentprint & facemount_120x200cm_Edition 4 of 5. 리안갤러리 2016-09-08

지하 전시장에는 뉴욕 911 참사, 노르웨이 테러, 용산 철거 사건, 파키스탄 폭탄 테러, 일본 쓰나미, 이탈리아 지진, 이탈리아 불교사원 화재에 대한 사진 작업들과 신작 '시리아'가 영상으로 제작되어 함께 선보인다.

작업과정은 평면과 입체를 거쳐 다시 평면과 영상으로 치환된다. 미디어가 실시간으로 쏟아내는 전쟁과 사고, 재난과 같은 비극적이고 폭력적인 상황에 대한 이미지들을 수집하여 미니어처로 제작한다. 이후 사진을 찍고 영상을 만들어 보도사진과 영상 이미지들을 다시 한번 재현해낸다.

편집을 거친 사진 이미지,영상들은 고통 당하는 사람도, 파괴될 때 보여지는 혈흔도 없다.

문은 부서져 버렸고, 골조가 드러난 건물은 붕괴되기 직전이다. 그럼에도 사진은 '시크'하기 짝이없다. 감정이라고는 없는 냉혈함이 서려있다.

【서울=뉴시스】Taebum Ha_Syria 3_2016_Pigmentprint & facemount_143x200cm_Edition 1 of 5. 리안갤러리 2016-09-08

왜, 작가는 굳이 재난속에 황폐화된 처절한 장면을 아무 감각도 없는 것 처럼 보여주는 걸까.

작가는 "24시간 미디어에 노출되어 이미지에 중독된 감각을 깨우고 싶었다"며 "'화이트'는 차갑고 건조하며 냉소적인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전쟁과 재난 속에 드러나는 잔혹함과 폭력성을 접할 때 느끼는 공포감과 고통, 참혹함, 분노, 안쓰러운 연민, 절망, 두려움과 같은 우리의 감성들이 다 제거되고 정제되어 남는 마지막 색이다."

작가는 중앙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조소 전공 후 독일로 유학,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했다.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올라 주목받았다. 미국 카디스트 재단, 독일 환경부, 독일 LB-BW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전시는 10월22일까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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