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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우주선 DDP에 맞선 김영원의 '금빛 인체조각'

2016.09.09

[뉴시스] 유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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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들어오는 관문인 미래로 입구에 거대한 청동 인체 조각이 존재감을 자랑하듯 떡 하니 서 있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황금색 청동 옷을 입은 이 조각상은 높이가 무려 8m나 된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갑자기 나타난 이 조각상에 매료돼 손에 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엉덩이가 매력적인 이 조각상은 조각가 김영원(69)이 제작한 ‘그림자의 그림자-길’이다.

인근에는 분열을 통해 조형미를 이루는 ‘그림자의 그림자-꽃이 피다’란 작품이 서 있다. 이 작품 역시 높이 8m에 달하는 대형 작품이다. 김영원은 이 작품을 인간 역사의 탄생과 소멸을 꽃이 피고 지는 모습으로 비유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분열과 복제를 반복하며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모습을 상징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화문에 세워진 ‘세종대왕’ 동상을 조각해 주목받은 김영원이 삭막하고 차가운 느낌의 DDP 곳곳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조각 작품은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어울림 광장과 팔 거리, 잔디 언덕, 알림터 로비 등에 설치됐다. 작품들은 ‘그림자의 그림자’ ‘중력 무중력’ 등 인간 내면에 관한 탐구를 주제로 하고 있다.

9일 만난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보고 뿌듯해 했다. 그는 “처음 DDP를 봤을 때 생뚱맞았다. 굉장히 독창적이고 기발하지만, 선뜻 다가설 수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이는 뭔가 하나가 빠져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조금은 드라이하고, 생소하고, 메마른 감성을 주는 듯한 이 공간에 사람의 향기를 없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하 하디드(1950~2016)는 이 공간을 일컬어서 ‘환유의 풍경’이라고 했다. 환유란 것은 하나의 물리적 공간이다. 물리적 공간은 그 자체적으로 완성이 될 순 없다. 물리적인 공간에 정신적인 공간이 서로 합쳐야 비로소 완전한 공간으로 성립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그는 “내 작품에는 인간에 대한 은유적인 상징이 많이 들어있다”며 “이 환유의 풍경 속에 인간의 은유가 결합이 돼서 하나의 대화의 마당을 만들고, 또 담론을 형성하는 쪽으로 전시를 꾸몄다”고 설명했다.

처음 전시 제의를 받았을 때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중압감에 잠을 못 잤다. DDP는 건물이라기보다는 거대한 조각이다. 나도 조각하는 사람인데 나를 기죽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며 껄껄거렸다. “이 조각 같은 건물에 내 작품이 하나의 부속품에 지난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작업했다.”

17점으로 꾸민 이번 전시는 ‘나-미래로’라는 제목으로 9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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