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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3

[로피시엘 옴므] 이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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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오 밴드의 앨범 재킷 때문에 아티스트 노상호가 궁금했던 것은 아니다. 매일 하나 이상의 작품을 완성하는 그의 독특한 작업 방식 때문이다. 자기 스스로 ‘얇다’고 평가하는 작품들이 점점 많은 사람에게 ‘두텁게’ 다가가고 있는 이유 또한 궁금했다.

아티스트 노상호는 지난 6월 27일부터 8월 17일까지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에서 아티스트 신건우와 함께 ‘서사의 간극’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L’officiel Hommes(이하 LH) 우선 당신의 작업 스타일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만 작품을 만든다고 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이 예술을 탄생시킬 수 있을까?
노상호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오전 9시에 작업실로 출근하고 오후 5시에 퇴근한다. 그사이에 작품 하나 이상을 완성한다. 일주일에 일곱 개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주말에는 쉬니까 어떤 날은 두 개 이상을 완성하는 셈이다. 어떤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아티스트라면 며칠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영감을 받으면 밥을 먹다가도 작업실로 뛰어가는 다소 무질서한 패턴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아티스트의 작업 스타일은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르고, 또 달라야 한다는 것이 내 대답이다. 나는 나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매일 작품을 완성하기로 한 것이다. 일명 ‘데일리 아트’다.

LH 사람들에게 매일 하나의 작품을 공개하는 당신, 그에 반해 수많은 작품을 평생 외부에 내보이지 않았던 헨리 다거는 매우 달라 보인다. 그런데 당신은 헨리 다거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노상호 헨리 다거는 지적 장애를 지닌 청소부였다. 사망 후 이웃 주민에 의해 엄청난 분량의 환상적 원고와 작품이 발견된 이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예술과 거리가 먼 듯 보이지만 한평생 은밀하게 대단한 작품 활동을 한 헨리 다거의 삶에 나 역시 큰 매력을 느꼈다. 동시에 그의 먹지 드로잉 기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헨리 다거에게 영향을 받아 나 또한 먹지 드로잉으로 본격적인 예술 활동을 시작했다.

아티스트 노상호

LH 당신에게 혁오 밴드란?
노상호 혁오 밴드의 리더 오혁과는 홍익대학교에서 만났다. 처음 만났을 당시 나는 판화과 조교, 그는 예술학과 신입생이었다. 공통 인맥이 많아 금세 친해졌다. 어느 날 오혁이 앨범 재킷 작업을 제안했다.

LH 혁오 밴드의 앨범 재킷을 통해 유명해졌다. 예술가에게 대중의 인기란 어떤 것인가?
노상호 전시회를 열거나 작품을 만들 때마다 팬이 있었으면 싶었다. 나의 작품을 소비하며 내가 직업 작가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팬의 존재는 중요하다. 나의 작품을 어떤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힌트를 주는 팬은 소중하다. 그리고 작품 활동을 하며 너무 소수의 사람끼리 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대중의 관심은 늘 환영이다.

1 2015년 작 <난지도 밀실사건>, 2 2015년 작 <Quadruplet>.

LH 시각예술 창작자를 지원하는 ‘헬로!아티스트’ 전시회로부터 후원을 받고 참여하는 여섯 작가에 포함되었다. 전시에서 무엇을 보여주었는가?
노상호 지금까지의 전시가 이야기 자체를 말했다면, 이번 전시는 내가 이야기를 어떻게 짓고 퍼뜨리고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나는 ‘얇고 빠르게’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완성한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을 막 퍼뜨린다. 원본성에 대한 의식은 별로 없다. 사람들이 나의 작품을 베껴도, 부셔도 상관없다. 전시회에서 달력처럼 만들어 한 장씩 뜯어갈 수 있는 작품을 설치해봤는데, 정말 반응이 좋았다. 예술의 향유는 생각보다 쉽다.

LH ‘예술은 00다!’라고 정의한다면?
노상호 예술은 다른 세계로의 통로다. 나는 작품을 통해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한다.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전혀 다른 이미지와 이야기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Editor LEE EUNG KYUNG
Photographed NOH SANG HO, NAVER CULTURE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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