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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디자이너 김백선이 '가구계의 에르메스'와 협업하게 된 사연은

2016.10.05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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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선 작가. (학고재갤러리 제공) © News1

동양화 전공 건축가 겸 디자이너, 학고재 갤러리서 개인전
"日 '무인양품'처럼 한국만의 디자인 문화 만들겠다"

"일본 디자이너 하라 켄야가 '무인양품'을 통해 일본적인 디자인 문화를 만들었듯이, 우리도 우리 디자이너들이 주도적으로 한국적인 디자인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건축가 겸 디자이너 김백선(50)은 서울 삼청동 학고재갤러리(회장 우찬규)에서 가진 개인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백선 개인전은 오는 5일부터 30일까지 이어지는데, 회화나 조각 등 순수미술 작품을 주로 다루는 상업화랑에서 이례적으로 열리는 생활 디자인 전시다. 해외 기업들과 협업한 디자인 가구들을 시판되기 전 전시장에서 먼저 선보이는 것이다.

김 작가가 디자인 전시로 대중과 만나는 건 2007년 전주시 공예 브랜드 '온'과의 협력 전시 이후 처음이다. 2013년 학고재 개인전은 건축 아카이브에 초점을 맞춘 전시였다.

전라남도 목포 출신의 김백선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대학 졸업 이후 바로 건축·디자인 분야로 진로를 틀었다. 대안공간 루프, 한남동 UN빌리지 빌라, 페럼타워 공용공간 등을 설계해 이름을 알렸고, 최근에는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와 커뮤니티 공간을 설계해 주목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테이블, 소파, 의자, 조명 등 25점을 선보였다. 이탈라이 대표 가구 기업인 프로메모리아, 뽀로, 판티니가 협업해 제작을 도왔다. 특히 프로메모리아는 '가구계의 에르메스'라 불릴 정도로, 유럽의 최상급 럭셔리 가구 브랜드로 꼽힌다. 시판되는 3인용 소파가 7000만~8000만원대에 이를 정도로 가격도 높다.

학고재에 따르면 김백선과 프로메모리아의 협업은 프로메모리아의 수장이자 디자이너인 로메오 소치가 3년 전 학고재에서 열렸던 김백선의 개인전 도록을 보고 감명을 받은 데서 시작됐다.

갤러리 본관에는 프로메모리아와 협업한 가구 4종과 조명 6종을 전시했다. 인디고 블루 컬러를 기본으로 한 소파와 벤치, 캐비넷, 조명 등 생활가구다. 단순하면서도 날렵한 디자인 '오브제'(상징물)들은 언뜻 차가운 외관이지만 따뜻한 감성이 묻어난다. 알루미늄에 브론즈를 '피니싱'(Finishing) 한 테이블에서는 나무의 질감이 느껴진다.

특히 플로어 스탠드 조명 작품이 돋보인다. "자연에서 받은 영감을 풀어내고, 그것을 예술의 가치에 투영하고자 노력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브론즈로 만든 플로어 스탠드 조명 몸체에서는 땅에 뿌리 내린 나무가 연상되고, 업라이트 조명이 발산한 빛에서는 만개한 매화의 모습이 구현된다. 스탠드 뒷면에는 초가 움직이는 모습을 전시장 벽면에 투영돼도록 했다. 작가는 "초의 시간성을 감성적으로 구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관에서는 판티니와 협업한 수도꼭지의 프로토타입(prototype), 뽀로와 협업한 가구 작품이 전시됐다. 동양화를 기반으로 하는 디자이너답게 수도꼭지는 벼루, 먹 등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장식가구는 전통적인 사방탁자와 모시 느낌의 패브릭을 유리에 접목했다.

김백선 작가는 "단순히 제품 중심의 디자인, 비즈니스를 위한 디자인보다, 디자인이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위해 젊은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며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디자이너들이 주도하는 한국적 디자인 문화를 브랜드화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Aurora / floor lamp, 2016, hammered bronze, 25x25x178 cm, Design by Kim Paik Sun, Manufactured by PROMEMORIA, Photo by Daniele Cortese

Anil / arm chair, 2016, leather, bronze, 101x71.9x71 cm Design by Kim Paik Sun, Manufactured by PROMEMORIA, Photo by Daniele Cortese

판티니와 협업한 수도꼭지.

뽀로와 협업한 작품.

편집자주: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는 프랑스 가구ㆍ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에르 폴랑(Pierre Paulinㆍ1927-2009)의 전시가 열렸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순수미술 작가가 아닌 가구 디자이너의 전시가 열린 건 그다지 놀랍지 않은 세계 미술계 한 트렌드이자, 생활 깊숙히 파고 든 미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전시가 열렸다. 특히 파인 아트(Fine art) 위주의 국내 갤러리에서 연 생활 디자인 전시라 눈길을 끈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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