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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로피시엘 옴므] 이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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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구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리하르트 테가 최근 구글을 떠나 자신의 회사로 돌아갔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회사에서 배우고 구글에서 발전시킨 그의 창의적인 디자인 감각이 본인 회사에서는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디에 속해 있든 그는 ‘좋은 디자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야 한다’는 디자인 철학을 지킨다.

리하르트 테가 설립한 디자인 회사 ‘더 그린 아일’의 최신작 <언리졸브드 이미지>.

L’officiel Hommes(이하 LH) 스스로를 소개해달라.
Richard Te(이하 RT) 뉴욕에서 먹고 자고 일하는 인도네시아계 독일인 디자이너다.

LH 바로 얼마 전까지 구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다.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어떤 일을 했는가?
RT 디자이너, 암호 해독가, 라이터, 프로듀서와 팀을 이뤄 일했다. 크롬, 안드로이드, 구글 X, ATAP 등 다른 팀과도 끊임없이 의견을 교환했다. 구글 광고부터 구글 나우 등 제품 컨설팅까지 맡았다. 하루나 일주일이면 완성하는 간단한 디자인 작업도 있었지만 몇 개월씩 걸리는 큰 프로젝트도 많았다. 모든 일의 핵심은 나 자신이 구글 제품을 깊게 이해한 다음 회사 밖 사람들에게 그 제품을 제대로 보여주고 쉽게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LH 구글 글래스를 만들 때 어떤 일을 했는가?
RT 오랜 시간 동안 구글 글래스 UX(유저 경험) 팀과 일했다. ‘HMD(Head Mounted Display)’라는 이름의 고글 형태 영상장치인 구글 글래스 UX 시스템, 전체적인 디자인에 대해 그들과 의견을 나눴다. 매우 작고 투명한 디스플레이가 특징인 구글 글래스는 독특한 인터페이스다. 2012년에 만들었는데 지금 봐도 미래적인 느낌이 있다. 디자이너로서 매우 재미있는 도전이었다.

2008년에 진행한 프로젝트 ‘어번 플레이’. 25만 개의 동전으로 한 문장을 만들었다.

LH 시작점으로 돌아가자. 당신의 첫 직장이기도 한 사그마이스터사(Sagmeister Inc.)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RT 2008년에 진행한 ‘어번 플레이(Urban Play)’다. 나와 동료들은 100여 명의 지원자와 함께 일주일 동안 암스테르담 바드라헤르호프 광장에서 25만 개의 동전으로 문장을 만들었다. ‘집착은 내 삶을 나쁘게 만들고 내 일을 더욱 좋게 만든다’라는 문장이었다. 동전의 색으로 경계를 구분하며 완성한 이 문장은 마치 벽화 같았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완성된 지 20시간도 안 되어 사건이 발생했다. 어떤 사람이 작품을 구성하는 동전을 가방에 넣어 가져가려고 한 것이다. 작품을 보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그를 신고했다. 재미있는 점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어번 플레이’를 ‘보존’하기 위해 남아 있던 모든 동전을 쓸어 담아 가져간 것이다.

디자이너 리하르트 테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구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며 많은 프로젝트와 작품을 진행했다.

LH 사그마이스터사의 창업자 스테판 사그마이스터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RT 그는 내가 지금까지 만난 디자이너 중 가장 창의력이 두드러지는 사람이다. 1999년 AIGA 디트로이트 총회 포스터를 디자인할 때 자신의 상반신에 실제 아트 나이프로 온갖 문구를 새기는 타이포그래피를 선보이기도했다. 내가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부터 내 멘토이자 어드바이저가 되어주었다. 그를 만나고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다.

LH 2009년 회사 ‘더 그린 아일’을 세운 이유는?
RT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과 만든 회사다. 우리는 대학교 시절부터 함께 모여 각자의 창의적인 생각을 이야기하고 작품을 만들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회사를 설립했다.

관람자가 작품과 떨어져 있는 거리에 따라 달라 보이는 작품 <언리졸브드 이미지>.

LH 더 그린 아일은 실험적인 작업으로 유명하다. 그곳에서 한 작업 중 가장 실험적인 것은?
RT <언리졸브드 이미지(Unresolved Image)>. 패턴이 무한히 반복되는 기하학적 구조인 프랙털을 이용한 작업이다. 커스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회로판을 만들었는데, 1000dpi 고해상 필름 위에 이미지를 프린트했다. 멀리에서 보면 무한 순환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가까이에서 보거나 돋보기를 이용해 보면 3500만 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 하나하나에 초점이 맞춰진다. 거리에 따라감상 포인트가 달라진다.

LH 당신에게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RT 나는 답을 증명하기보다 질문을 하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LH 요즘 어떻게 지내는가?
RT 구글을 나온 뒤로 더 그린 아일 스튜디오 뉴욕 사무실 세팅에 빠져 있다.

* 더 많은 정보는 <로피시엘 옴므> 10월호를 확인하세요.
Editor: LEE EUNG KYUNG, Photographed: RICHARD 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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