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생텍쥐페리 찾아간 문학도에서 화가로… 김기린 화백 '안과 밖'

2016.10.28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뉴시스】김기린 화백이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16-10-27

어릴적 비행사가 되고 싶었던 소년은 시력이 약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후 프랑스 작가이면서 비행사이기도 했던 생텍쥐페리(1900~1944)에 대해 더 알고 싶어 1961년 파리로 유학을 갔다. 문학도였던 그는 불어의 한계를 느끼며 시 세계에 빠지지 못했다. 언어가 아닌 그림으로 표현하는 그림을 시작하면서 인생은 화가로 달라졌다.

원색의 강렬한 모노크롬화로 유명한 김기린 화백(80)이다. 화백은 여전히 "시인이 되지 못한 것이 애석하다"고 말한다. 대신 50여년간 시를 압축한 듯한 추상화를 그리고 있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김기린 화백(80)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2008년 개인전 이후 6년만에 펼치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1960년대의 '무제', 1970년대 'Visible, Invisible'시리즈를 비롯해 2000년대까지의 대표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좌) 김기린,Visible, Invisible, 1970, Oil on canvas, 130x162cm (우) 김기린,Visible, Invisible, 1970, Oil on canvas, 130x162cm 16-10-27

작업은 궁극적으로 본다는 행위에 대한 것이다. 'Inside, Outside' 작품 제목은 프랑스 철학가 메를로퐁티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책에서 차용했다.

"안과 밖은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로, ‘안’이라고 단순히 ‘안’만이 아니고 ‘밖’이라고 반드시 ‘밖’만이 아닌 듯 싶어, 그런 내 마음과 생각을 표현해 보고 싶어 따온 제목"이다.

1960년대에는 순수한 흑과 백의 평면회화를 오브제화 하는 작업에서 70년대에는 사각의 캔버스 안에 작은 사각형을 구성하여 평면 모노크롬 작업을 심화시켰다. 이후 'Inside, Outside' 작품에 이르러서는 화려한 원색과 점을 기본 단위로 사용하는 작업을 선보여왔다.

【서울=뉴시스】Outside, 1977, Oil on canvas, 250x165cm 16-10-27

1980년대에 이르러 자신의 색채 범위를 확장해 적색, 청색, 황색, 녹색, 갈색 등의 선명한 색채들을 사용했다.

김 화백의 작품은 수십 차례에 걸쳐 검정 혹은 흰색 물감을 붓으로 반복적으로 칠하고 점을 찍는 작업을 통해 완성된다.

점을 찍게 된 건 '마음에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서울=뉴시스】Inside, Outside, 2004, Oil on canvas, 55x145cm. 16-10-27

"점은 시작일수도, 끝일 수도, 또한 선도 되고, 형태도 되고, 그 안에는 시간도, 생각도, 흔적도 있습니다. 모든 불필요한 요소를 떨쳐버리고 붓과 내 손의 단순한 움직임으로 색을 캔버스에 올려놓았을 때, 점 하나 하나가 다 같은 듯 다른 느낌 일 때 –마치 우리 인간이 다 다르듯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조용하면서 집중할 수 있는 편안함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작품은 최대한의 기름을 뺀 유화의 느낌을 추구한다. "제 작업 방식의 특징이지요. 항상 유화만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유화를 사용할 때 미리 신문지로 물감의 기름기를 걸러내는 특별한 작업 과정을 거쳐서 캔버스 표면에 매트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합니다."

팔순의 노화백은 이제 단순함에 꽂혀있다. "그림 그릴때 어떻게 하면 작가가 지닌 순수한 마음과 정신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김 화백은 2017년 2월 미국 뉴욕의 리만 머핀 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전시는 11월 27까지.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