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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색 문화人-⑬] '정치 전문가' 이달곤 前장관, 아트페어 조직위원장 변신

2016.11.2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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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뉴시스】최동준 기자 = 아트 페어 스푼아트쇼 조직위원장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스푼아트쇼 전시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7. [email protected] 16-11-27

■MB정권 시절 행정안전부 장관· 정무 수석 역임
올 세계사격선수권 대회·'스푼아트쇼' 맡아 동분서주
"정부서 일한 도덕적 책무,'도와야 한다'는 믿음 실천"

"세계 사격선수권 대회는 5대 스포츠 대회중 하나에요. 스포츠가 38개 종목이 있는데, 축구, 수영, 다음에 '사격'인거 아세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격을 군대에서만 하는 걸로 느껴서 금지잖아요. '보이지 않는다'는 게 고민입니다. 눈으로는 전혀 볼 수가 없는데, 어떻게 가치를 높이느냐 그게 문제지요. 무슨 방안이 없을까요?"

인사를 나누자마자 그는 '사격 예찬'을 펼쳤다."에너지를 많이 넣어야 하는 스포츠에요. 완전히 집중해야하는 운동, 에너지를 마이너스로 만들어야 하는 운동인데, 이걸 어떻게 대중들에게 연결할까 고민중입니다."

'2018 창원 세계 사격선수권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으로서 그는 사격 선수권 대회가 40여년만에 우리나라서 개최되는 것에 자부심을 보였다. 1978년 42회 대회가 서울 태릉에서 개최된 후 2018년 창원에서 열린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는 단일종목 중 가장 많은 선수단이 참가한다. 오는 2018년 8일 31일부터 9월 14일까지 120개국 4500여명이 참여한다.

"박정희 비서실장 박종규(피스톨 박)이 처음으로 사격 국제대회를 유치했어요, 태릉 선수촌이 사격때문에 만들어졌지요. 워커힐은 사격대회 지휘본부로 지은 거 아닙니까. 범국가적인 행사였어요. 40년만에 다시 가져와서 하는 행사이고, 창원시가 사격스포츠 도시로서 세계적 브랜드를 창출함과 동시에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수 있으니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고양=뉴시스】이영환 기자 =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킨텍스 스푼 아트쇼 2016 개막식에서 이달곤(오른쪽) 스푼 아트쇼 조직위원장, 최금락(오른쪽 두 번째) 법무법인 광장 고문, 유진룡(왼쪽) 전 문체부 장관 등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킨텍스 스푼 아트쇼 2016은 오는 12월 4일까지 제1전시장 2홀에서 열린다. 2016.11.25. [email protected] 16-11-25

"지난해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했는데, 이번 창원사격대회는 선수촌, 숙소문제 때문에 말이 있었지만, 선수촌은 못짓겠다 담판을 지었죠. 이제 스포츠 행사에 돈들이는 시절은 지나갔어요"

지난 7월 모스크바 총회에 참석, 국제사격연맹 회원국 대표들에게 ‘사격대회 일부 종목의 해군사격장 이용’과 ‘선수촌을 조성하지 않고 기존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설명해 회원국 대표들의 동의를 구한 성과다. 선수단 숙소는 당초 아파트형 선수촌을 조성해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선수촌 조성없이 창원시내 호텔과 모텔을 활용하고, 부족 시 인근 시∙군의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덕분에 창원시는 사격장 시설비용이 상당부분 절감되고, 막대한 선수촌 조성비용이 투입되지 않아 저비용, 고효율의 대회를 치를 수 있게 됐다.

'2018세계 사격 선수권 대회'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윈윈 전략'을 구사하며 '해결사'로 나서고 있는 그는 최근 조직위원장을 또 하나 맡았다.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킨텍스 스푼아트쇼 2016' 조직위원장을 맡은 이달곤(62) 위원장이다.

창원이 고향인 이 위원장은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하버드대에서 정책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8대 MB정권 시절 국회의원과 행정안전부 장관, 대통령실 정무 수석비서관을 지냈다. 현재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7일 경기 일산 '킨텍스 스푼아트쇼'전시장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부인과 함께 그림을 보러왔다. 지난 25일 개막 후 두 번째 관람으로 "개막식에는 정신이 없어 제대로 못봤는데 젊은 작가들의 그림이어서인지, 벤처 처럼 스타트업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한 마디로 멋있더라, 계속 보고 싶더라"고 말했다.

【고양=뉴시스】이영환 기자 =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킨텍스 스푼 아트쇼 2016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킨텍스 스푼 아트쇼 2016은 오는 12월 4일까지 제1전시장 2홀에서 열린다. 2016.11.25. [email protected] 16-11-25

행정 전문가에서 정치인으로 살아왔지만 문화예술계 친구들이 있어 연극, 음악분야와 연이 닿았다. "이번에 스푼아트쇼 조직위원장을 맡은 것도 문화계 인맥들이 떠밀어 하긴 했다"면서도 미술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젊은작가들 작품이라고 해서 실험적이고 미적 감각을 초월하는 그림일 것 같다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전시장에 와서보니 공감할수 있는 아름다움을 추구한 그림이 많더라"며 "작가들의 설명은 존재론적이기도 해서 좀 어렵게 다가왔지만, 보편적으로 이해할수 있는 그림이 많으니 많은 응원 바란다"고 당부도 했다.

"사격 선수들이 다른 스포츠처럼 근육을 자랑하는게 아닙니다. 조용한 예술가와 비슷해요. 집중을 요하기 때문에, 쏘는 순간에 판가름 나는 절묘한 스포츠지요. 문제는 대중화가 안됐다는 것인데 미술도 그런 것 같아요."

'킨텍스 스푼아트쇼 2016'은 역량 있는 젊은 아티스트를 발굴 소개하는 아트페어로 3~4일 단기간에 그치는 아트페어 포멧을 탈피했다. 전시 기간을 10일(12월 4일까지)로 확장하고, 다양한 부대행사와 이벤트를 마련했다. 금산 국제 노화랑 동산방 박여숙 이화익 등 70여개(180여개 부스)의 갤러리와 280여명의 작가(45세 이하 젊은 작가 약 80%)가 참여하는 올해 마지막 아트페어다.

하지만 전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최순실게이트로 시작된 국정농단으로 올스톱된 정국 속에서 '아트페어'는 '웬말인가' 하는 분위기다. 일요일이지만 전시장 안으로 들어오는 관람객은 손을 꼽을 정도다. 주말 관람객을 기대했던 주최 측도 당황스럽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숟가락처럼 더 많은 대중들을 미술의 세계로 초대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스푼 아트쇼'의 의지도 힘이 빠진 모습이다.

이달곤 조직위원장은 "연극, 음악,미술하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면 화려한데 참 힘들게 작업하고 있다는 걸 안다"면서 "이번 행사에 도움이 되게끔 조직위원을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했다.

【고양=뉴시스】최동준 기자 = 아트 페어 스푼아트쇼 조직위원장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스푼아트쇼 전시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27. [email protected] 16-11-27

남경필 경기도지사, 이정환 세계미래포럼 대표(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민병철 민병철교육그룹 회장, 최금락 법무법인 태평양 사회공헌위원장, 한동권 미래그룹 회장, 공재광 평택시장, 김인철 한국외대 총장, 베른하르트 젤리거 한스 자이델 재단 한국사무소 대표, 윤효춘 킨텍스 부사장 등 경제계와 학계, 언론계등 다양한 방면의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서울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경기 일산에서 아트페어를 연다는 의미도 있다. 킨텍스는 그동안 산업-이벤트 행사만 펼쳤는데, 스푼아트쇼 개최로 임창열 킨텍스 사장도 "미술 전시 행사를 꾸준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조직위원장은 "파주 헤이리와 출판단지로 이어지는 문화밸리로 구축된 만큼 시너지효과도 기대했다"며 "성장세에 있는 지역이고 황무지는 아닌만큼 아트쇼를 위해 아파트 단지 외 일산 우먼파워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에 홍보를 많이 했다"면서도 "사람 동원 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미술관람은 다르네요. 음악, 연극은 몇만원에 몇십만원짜리 표만 사면 되는데, 미술은 본다고 다 되는게 아니잖아요. 구입해야 하는데, 어찌보면 일반인들에게는 '사치'인 가격인거죠."

그는 "우리나라에서 30만원까지는 사치가 아닌데, 웬만한 그림들은 100만원이 넘어가는데 그걸 극복하기가 쉽지않은 실정"이라면서 "일단 아트페어 기간이 10일이나 되는 만큼 두고 보자"며 아쉬움을 표했다.

작금의 참담한 시국은 국민들의 여가활동까지 막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예술가들에게 겨울은 더 춥게 오고 있다. 그림은 판매는 커녕, 보지도 않는 상황이다.

【고양=뉴시스】최동준 기자 = 아트 페어 스푼아트쇼 조직위원장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스푼아트쇼 전시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7. [email protected] 16-11-27

26일 '5차 촛불 집회' 바로 다음날이어서 '난국'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다.

"정치가 파워풀한 분야지요. 한국은 종교보다, 문화 보다 정치가 강합니다. 대통령 중심제를 택한 나라아닙니까. 대통령이 무너지면 밑에까지 영향을 받는 겁니다."

그는 자신이 "정치인은 아니지만 정치전문가"로서 현 시국의 문제점을 '고장난 배'로 예를 들어 설명했다.

"지금 배가 기관 고장을 일으켰어요. 스쿠루가 안돌아가는 상황인데, 물이 두군데서 들어옵니다. 하나는 북한, 하나는 경제에서. 물을 막아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방을 튼튼히 하고 경제를 분명히 해야합니다. 그런데 부품이 여러개입니다. 정당이 여러개인데, 맞추는 시간입니다. 어떻게 맞춰야 하나. 내부를 고쳐야 하는데 내부안에서 그룹들끼리 이익을 살피다 보니 물이 들어올 수도 있고 수리가 안되고, 또 엔진을 넣어도 나쁜 엔진이 들어올수도 있는 거지. 그래서 시간이 걸리는 겁니다."

정치전문가로서 해법이 있다며 살짝 공개했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지금 헌법을 하루아침에 불태울 수 없으니까. 왜적을 막는 건 대통령이 책임져야 합니다. 경제는 이전 정부들에서 인정받는 분들로, 총리. 부총리. 산자주등 경제부처와 청장들을 다 교체하여 들어오는 물을 맊아내는 방법을 택할 수 있겠어요. 그리고 헌법을 바꿔야 합니다. 대통령이 "헌법을 3월까지 바꾸자. 그러면 내가 그만둘게"이러면 일이 해결될 수도 있어요. 불가능하다고요?. 국민들에게 서베이를 계속 하면 됩니다. 한 달이고 세 달이고 서베이를 계속하면 좋은 쪽으로 올라오게 되어있고, 그걸 선택하면 됩니다. 1000억만 들면 되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계속가면 몇 조가 들어갈 겁니다."

흰벽에서 주황으로 강렬함을 내뿜은 '플리즈 킬 미' 글자를 보던 이달곤 조직위원장이 "'나를 죽여주세요'라는 이말인데, 도대체 무슨 소리냐"며 바짝 다가섰다.

【고양=뉴시스】최동준 기자 = 아트 페어 스푼아트쇼 조직위원장인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스푼아트쇼 전시장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27. [email protected] 16-11-27

아트쇼 입구 국제갤러리 부스에 설치된 '플리즈 킬 미'(Please kill me·제발 나를 죽여줘)는 김기라 작가 작품으로, '플리즈 킬 미' 문구는 영국 록밴드 비틀스가 1963년에 발표한 앨범 타이틀로도 유명하다. 마치 '제발 좀 봐달라'고 썰렁한 전시장을 대변하는 말로 보였다.

"아름다움이 뭐냐. 미(美)라는게 뭐냐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미술은 간혹 의미 전달이 안되고 어려운데, 자기의 내면세계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는 사람은 대화가 될 수 없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미의 이면을 알게 되서 기쁩니다. 남이 흉하게 보던 알아주던, 몰라주던, 젊은 작가들이 이렇게 그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됐으니까요."

이달곤 조직위원장은 "작가들의 완숙한 시기의 작품이 대거 판매되는 기존의 아트페어와 달리 이번 스푼아트쇼는 젊은 작가들의 에너지와 열정과 그 과정을 볼 수 있는 신선한 그림장터"라며 "거장이 되기 위한 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스타트업 할 때의 그림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 여러 조직위원장을 하는 이유요? 정부에서 일한 도덕적 책무라고나 할까요. 정부나 기업만 하는게 아니라 민간으로 나와 도와야 한다는 믿음을 실천 중입니다. 조직위원장 뿐만 아니라 다양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어요.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는 거지요. 세상을 가치있게 하고, 또 '살았을 때 청소는 하고 가자'는 주의입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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