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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윤명로 화백 "가장 큰 변화요?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죠"

2017.01.16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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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로 화백 (가나문화재단 제공) © News1

"1956년 대학교 1학년 때 그린 그림이에요.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때 보여주려고 그렇게 찾았는데 이번에 발견했네요. 어린 시절 그림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참 순수해보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오는 1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지난 60여 년 화업을 재조명하는 전시 개막을 앞둔 한국 현대추상회화 윤명로 화백(81)이 16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가나문화재단 주최로 '윤명로, 그때와 지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는 1956년 윤 화백이 대학시절 그렸던 유화 작품과 함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10년 주기로 변모해 온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윤명로 화백은 1959년 대학 재학시절 제8회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벽'이라는 작품으로 특선을 했지만, 독립 이후 권위적인 국전 중심의 화단에 저항하며 화단에 새 바람을 불어 일으켰던 화가다. 그가 1960년 '미술가협회'를 만들고 ‘반(反)국전’ 운동을 표방하며 덕수궁 돌담길에서 야외전을 주도한 일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획기적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윤 화백은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열었지만, 그때 다 걸지 못했던 작품들을 이번에 내놨다고 했다. 그는 "나도 못 본 그림들이 이번 전시에 많이 나왔다"며 "온 나라가 시끄러운 이 때에 잠시나마 위안을 주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화 M.15, 린넨 위에 혼합 재료, 146x106cm, 1963 © News1

그는 평생에 걸쳐 캔버스 위 재료 실험을 계속해 왔다. 1960년대 앵포르멜 시기의 그림은 유채 물감에 종이죽, 석고 등을 섞어 두툼한 질감을 내는 추상화였지만,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70년대 유신공화국에서는 온갖 비리와 권력이 남용되는 극한 현실을 화폭에 균열을 새긴 '크랙'Crack) 시리즈로 표현했다.

또 1980년대에는 무작위로 화폭 위에 선을 그어 대며 흔적을 남기는 '얼레짓' 시리즈를 내 놨다. 연실을 감고 푸는 기구인 ‘얼레’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후 1990년대 들어서는 300~500호짜리 대형 화폭에 '익명의 땅' 시리즈를, 2000년대에는 아크릴에 쇳가루를 주 소재로 한 '겸재예찬' 시리즈로 변화해갔다. 끊임없이 변화해 온 가운데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뭐냐는 질문에 윤 화백은 "제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이라며 웃었다.

전시를 기획하고 평문을 쓴 김형국 가나문화재단 이사장은 윤 화백에 대해 "기존 체제에 저항하는 몸짓을 보여 준 미술운동가였다"고 평가했다. 1975년 장욱진 화백을 통해 윤 화백과 교우하게 된 이후 40년에 걸쳐 인연을 쌓아왔다는 김 이사장은 "1976년 한국 잡지사의 획을 그었던 '뿌리깊은 나무'를 창간하고 1980년 5공화국에서 강제 폐간되기까지, 윤 화백은 대중적인 언어로 우리 미술을 알리며 미술 교육에 앞장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윤 화백의 작품을 '형상이 있는 추상'과 '형상이 없는 추상'으로 구분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듯 형상이 있는 '얼레짓' 시리즈를 가장 좋아한다"고도 했다. 김 이사장은 미국의 팝아트 대가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의 일화를 예로 들면서 "미국 국기를 그린 유화를 보고 한 제자가 '저것은 미국 지도냐, 그림이냐'라고 묻는 질문에 존스는 '둘다'라고 대답했다"며 "윤 화백의 얼레짓이야말로 존스의 그림처럼 '양가성'과 보편성을 가진, 동·서양 어느 쪽에서 봐도 좋은 그림"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는 3월5일까지. 문의 (02)2075-4488

얼레짓 86-801, 린넨 위에 아크릴릭 채묵, 182x227cm, 1986 © News1

균열 80-320 1980, 린넨 위에 아크릴릭 혼합재료, 162x130cm, 1980 © News1

익명의 땅 91214, 린넨 위에 아크릴릭채묵, 181x227cm, 1991 © News1

고원에서MXII-1029, 린넨 위에 아크릴릭, 218x291cm, 2012 © News1

바람 부는 날 MXV-410, 린넨 위에 아크릴릭_채묵, 112x194cm, 2015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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