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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성남아트센터, 송창 '잊혀진 풍경'… '분단 시대'의 미술

2017.02.10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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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송창_꿈_캔버스에 유채_388×259cm_2013

성남문화재단이 2017년 첫 기획 전시로 민중미술 작가 송창 화백(65)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예술을 통해 오늘날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현상을 투영해 보는 '동시대 이슈'전으로 마련됐다

10일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이번 전시에는 분단을 주제로한 평면·입체등 50여점을 선보인다.

'송창: 잊혀진 풍경'을 타이틀로 4m~7m에 달하는 대형 작품들과 2010년 이후 제작된 신작 중심의 작품이 걸렸다.13개의 미사일 모형을 활용한 입체작업도 나왔다.

【서울=뉴시스】송창_검은 눈물_캔버스에 유채_112×194cm_2009

송창 화백은 1982년 결성된 '임술년' 동인으로 당시 민중미술의 거점이었던 '그림마당 민'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민중미술화가로 활동했다.

송창의 작업은 아물 수 없는 동족상잔의 현장, 전쟁의 뚜렷한 상흔에 대한 고발이자 증언이다. 민간인이 접근하지 못하는 눈밭 너머 포탄의 불꽃이 타오르는 '섬광', 연천에서 원산으로 향하던 쓸쓸한 기찻길의 풍경을 담아낸 '기적 소리' 등 작가는 30여년간 일상의 풍경속에서 분단의 아픔을 그려내고 있다.

작품 제목도 ‘연천발 원산행’, ‘임진각에서 송악산까지’ 등 길과 도로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1980년대 신표현주의 회화의 감성이 두드러진다. 구상 표현적 형상과 현실이슈, 표현적인 붓질이 강렬하다.

【서울=뉴시스】송창, 기적소리,캔버스에 유채,조화_.81.8×227.3cm_2013

30년째 남북분단에 천착하고 있는 작가는 “휴전선 비무장지대를 찾아가면 특유의 먹먹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통제된 구역, 희망이 보이지 않는 그런 먹먹함이죠. 그런데도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분단을 ‘잊힌 상황’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여전히 시대의 가장 큰 과제인데도 말이죠. 사회 전반에 가벼운 소비적 문화가 만연하다 보니 현실적인 문제들, 올바른 역사의식이 멀어지고 있어요."

그는 "그러다 보니 정말 없었던 일처럼 착각하는 것 같다"며 "작가로서 이런 안타까운 시대적 현실을 떠안고 가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천남 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도 이점을 높이 평가했다. "송창 화백의 작업이 의미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꾸준하게 남북분단이라는 단일 이슈에 천착했다는 것입니다. 묵묵히 오랜 시간 분단을 화제(畵題)로 외길을 걸어온 작가 1인의 작업을 집중 조명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서울=뉴시스】송창_낙화_캔버스에 유화,조화_194×259cm_2014

이는 한국화단에 있어 대단히 드문 경우로 작가의 분단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이거나 그저 시대적 유행에 편승하여 시작되고 행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됐다.

박천남 부장은 "분단 시대의 미술, 혹은 분단의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 무얼 그릴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자기 질문과 실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송창을 이번 전시 '동시대 이슈' 작가로 선정한 이유"라고 말했다.

송창 화백은 “다들 빡빡한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이 현실이지만,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절대 잊어서는 안 될 부분이에요. 그러다 보니 작가로서 그 주제를 놓지 못했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DMZ 지역에 가보면 실제로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 부분이 많아요. 지극히 아름답지만 직접 다가갈 수 없는 이런 공간들은 분단의 상징이자 현장이죠. 그래서 항상 그 주변을 맴돌게 됩니다.”

【서울=뉴시스】30여년간 분단의 아픔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는 송창 화백.

이번 전시와 연계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 분단현실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도 마련한다.

성남문화재단은 "점차 잊혀지고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분단의 현실과 그 아픔을 이번 전시를 통해 함께 고민하고 되짚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4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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