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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혁필'과 썸타는 색채 향연…김영헌 '가상풍경'

2017.02.13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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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p1647-Electronic-Nostalgia-Noise, 2016, Oil on canvas, 65x117cm

무엇을 그린건지 알수 없지만, 파스텔톤 색감과 자유로운 흐름이 와닿는다. 우연인듯 우연이 아닌듯 섞이고 엮인 화면들은 흔들리며 혼란스럽다. 명상적인 단색화와는 거리가 먼 '다색화의 향연'이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는 서양화가 김영헌(48)의 작품은 '혁필 기법'을 구사한다. 혁필(革筆)은 가죽의 갈라진 틈 때문에 글자꼴의 흰 부분이 거칠고 분방하게 드러나는 글씨풍이다.

이 그림도 색면 회화로 추상 표현주의같지만 살펴보면 '혁필'이 보인다. 선명한 색과 탁한 색, 직선과 자유 곡선, 낙서와 파편화된 형상들이 연결되어 캔버스에 위에 그물망을 만들어내고 점과 선의 기하학적인 이동이나 줄무늬 형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우연성을 의도한 기법처럼 보이지만 계획된 색채의 결합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전송 에러가 발생시키는 화려한 색의 블럭들이나 점, 선들을 의도적으로 도입했다.

【서울=뉴시스】p1650-Electronic Nostalgia-Noise_2016_130x162cm_oil on canvas

반면 화면 곳곳에 보이는 스크레치나 얼룩 등은 작가의 계획된 의도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무의식적 사고(accident)의 결과물이다.

결국 캔버스는 마법이다. 인생이 뜻대로 안되 듯이, 작가의 의도대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게 캔버스다. 그래서 김영헌의 캔버스는 '가상공간'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서로 충돌하며 붓질과 눈속임의 끝없는 대결을 펼친다.

매트릭스 시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불안한 매력에 빠진 김영헌을 주목한 건 초이앤라거 갤러리 최선희 대표다.

【서울=뉴시스】p1650-Electronic-Nostalgia-Noise, 2016, Oil on canvas, 130x162cm

최선희 대표는 "지난 수년간‘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디지털적 회화’를 선보인 김영헌 작가는 새로운 미디어가 지배하는 시대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미래적 노스탤지어를 제시해 왔다"고 평했다.

오는 24일까지 서울 청담동 초이앤라거갤러리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 가상풍경(Virtual-Scape)은 초이앤라거 갤러리 쾰른 지점에서 열리고 있는 김영헌, 쉐인 브레드포드 2인전과 동시에 열리고 있다.

김영헌 작가는 홍익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영국 런던의 골드스미스대학를 거쳐 런던예술대학교 첼시 칼리지에서 순수미술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0~2002년 프랑스 파리의 삼성 아뜰리에 프로그램인 '파리 시테' 입주작가, 2003년 독일 뒤셀도르프 회헤르베그 스튜디오스 입주작가로 유럽에서 활동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국립현대미술관, 코오롱그룹, 성곡미술관, 런던 The Arts Club, 리움, 풀무원, 성곡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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