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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최효준 서울시립미술관장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하겠다"

2017.02.2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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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효준 신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7 시립미술관 운영방안 및 연간 전시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17.02.20. [email protected]

"김종덕 장관은 ‘문사코(문화적인 사이코패스)'" 라는 발언으로 미술계에 파문을 던졌던 그가 2년만에 '미술관장'으로 돌아왔다. 2015년 6월 10일 그는 국립현대미술관장직에 공모했다가 문체부가 '부적격' 판정하자,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재공모와 관련, 격렬하게 반발했었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은 미술계 양대산맥인 서울대도 홍익대도 아닌, 스페인 출신 외국인 관장 1호가 탄생했다.

그의 이름이 다시 부각된 건, 서울시립미술관장직을 공모하면서다. 10여명 공모자중 최종 선정되면서, 지난 8일 서울시립미술관의 관장(3급)에 공식 임명된 최효준 관장(65)이다.

20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취임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을 만난 최효준 관장은 그때와 달리 평안해 보였다.

그동안 '포스트 뮤지엄'을 표방하며 '미래적인 미술관'으로 추진하던 전임 관장과 달리, 5대 신임 관장인 그는 불교적인 개념으로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의 삶을 바꾸는, 마음을 가진 미술관'을 내세우며 "기분좋은 휴식의 장소로서의 미술관이 되어야 한다"며 관람객의 심리적이고 경험적 측면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관장은 "'마음을 (mindful)가진 미술관’은 새로운 미술관의 형용어로 쓰이고 있다"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안을 주는 아름다운 순수미술이 한 날개라고 한다면,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켜서 결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함께하는 미술이 다른 한 날개라 생각한다” 며 “(순수미술과 참여미술)양 날개의 미술을 가지고 우리의 삶을 바꾸는, 마음을 가진 미술관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최 관장이 구상하는 미술관은 '보다 관객의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공성과 대중성의 균형, ▲현실적 사회적 의제를 콘텐츠화, ▲커뮤니티와 함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오거나이징, ▲분관들을 통한 지역 거점 특성화와 개념적 통합 등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블럭버스터 전시는 지양하고, 자체 기획전과 교육 창작지원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혁신할 예정이다. 3개의 미술관은 각 관별로 특화한다. 서소문 본관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국내외 현대 미술의 동향을 소개하고, 북서울미술관은 커뮤니티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남서울미술관은 디자인 공예 중심의 생활미술관으로 운영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효준 신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7 시립미술관 운영방안 및 연간 전시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17.02.20. [email protected]

올해 주요 전시는 ▲까르티에 현대미술재단 컬렉션전(5월)▲영국문화원 컬렉션전(9월) ▲ 라틴아메리카 미술전(12월) ▲ 2017 서울사진축제 '국가, 성찰의 공동체'전(10월) 등 잇따른 해외전과 굵직한 전시가 잡혀있다.

이미 전임관장 주도하에 이뤄진 전시로 아직 최 관장의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장(2000-2002)으로 근무했다, 15년만에 수장이 된 그는 "그때 경희궁 뒷편에 있던 미술관이 이곳 대법원자리로 이전개관하는 일을 담당했었는데, 관장이 되서 다시 오니 연속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최효준 관장은 1993년 삼성문화재단 수석연구원을 시작으로 미술계에 발을 디뎠다. 그동안 미술관 기획운영 등 미술 분야에 20여년간 종사하며 10년이상 국공립 미술관장으로 지냈다.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관장(2004-2009),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장(2009-2011), 경기도미술관장(2011-2015)을 역임했다. '직업 미술관장'이라 불릴만 하다.

경제학과 출신이어서인지 이전 미술인 출신 관장과 달리, 향수국면의 미술중심 이동과 마케팅 개념의 구현방안 모색, 재생성과 창의성을 극대화시키는 거버넌스의 실현, 커뮤니티와 함께할수 있는 커뮤니티 오거나이징 등을 전략방안으로 내세웠다.

그는 “미술관이 비영리기관이라고 해서 비경쟁기관은 아니다”라며 “세일즈는 만든 것을 파는 것이고 마케팅은 팔릴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미술관이 먼저 대중의 수요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미술관이다. 최관장도 이점을 명확히 했다.

대중성과 전문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늘상 하는 '신임 관장들의 뻔한 말'이라는 지적에 대해 “공립미술관은 시민의 세금에서 나온 시(市)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그 효과가 양적 뿐 아니라 질적으로 성과를 올려야 하는데, 공공적인 것을 대중적으로 전달하고 또한 공적인 의미와 성격을 잃지 않는 것은 미술관 종사자가 가져야할 당연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문사코' 파문이후 2년여간 공백기를 가지면서 헝가리 부다페스트등 미술관 포럼을 참석하며 생각의 폭을 넓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효준 신임 서울시립미술관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7 시립미술관 운영방안 및 연간 전시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17.02.20. [email protected]

그는 "우리나라가 문화정책 집행을 관주도, 시장 산업논리로 접근하는게 익숙해져왔다. 그러다보니 부작용이 생겼다"면서 "결국 문화를 누리는 동시에 만들어가는 주체는 시민"이라고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장 역할에 대해 "쉬운일이 아니지만 시민이 주체적인 문화를 누리면서 만들어가는 그런 방향을 잡아나갈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외부의 많은 분들과 끝장토론을 해서 100% 만족스런 결과는 못얻어도 (시민이 주체가 되는)착수는 할수 있는 발을 내디딜수 있게, 그런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의지를 전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은 불발됐지만, 최 관장에게 국립현대미술관은 스위치를 내릴 수 없는 곳이다. 국내 최고의 미술관이 서울 한복판에서 대결 아닌 맞대결을 해야하는 형국이기 때문.

최 관장은 "개관 특수라는게 있지 않느냐"면서 "2013년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개관하면서, 서울시립미술관이 밀리는 상황이었는데, 미술관은 시설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며 "덕수궁관장으로 일한적있어 시스템을 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협업할수 있는 방향을 추진해보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현재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짚은 최 관장은 "미술관이 무엇을 할수 있을까를 생각했다"며 "그것은 통념과 고정 관념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관장은 "이제 근무한지 8일째라며 구체적인 안과 계획이 나오려면 100일이 걸릴 것 같다"며 "100일간의 말미를 달라"고 부탁했다.

"모던아트를 잡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달리, 서울시립미술관은 시민을 대상으로 모든 미술을 다룰 수 있어요. 시대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접근을 할수 있지요. 대중성과 공공성 동시대성을 반영하는, 소통과 참여로 함께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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