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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모두가 알듯 모르는 추사를 풀어낸다…유홍준의 입담

2018.04.30

[머니투데이] 배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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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새책]유홍준 교수 '추사 김정희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그의 이름은 모두가 알지만 진면목은 아무도 제대로 모른다는 ‘조선 제일의 천재’ 추사 김정희의 삶과 예술을 담은 책이 나왔다.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추사의 삶을 특유의 입담을 섞어 한 편의 대하드라마로 풀어냈다. 당대의 명문가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유배의 삶을 살았고 아내의 죽음을 겪으면서도 추사체와 학문적 깊이로 한중일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문화계의 스타격이었던 추사의 삶이 책 곳곳에 그의 글씨와 함께 담겨 있다.

책의 주인공만큼이나 책도 여러 신산을 겪었다. 당초 유 교수는 2002년 출판사 학고재에서 3권짜리 ‘완당평전’을 펴냈는데 오류 논란을 겪으면서 절판과 재출간(전기 ‘김정희’)으로 이어졌고 새로운 사료 등의 발견으로 또 한차례의 개정작업으로 마무리됐다.

이같은 책의 변천에 대해 출판사는 출간 후 논란을 낳았던 오류들을 모두 수정하고 새롭게 발견된 작품이나 내용들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전문적.학술적인 이야기를 덜어내 분량을 대폭 줄이고 유 교수 특유의 편안하고 유쾌한 입담이 더해지는 것은 빠지지 않았다.

진흥왕 순수비의 재발견과 경학.시문.미술품 감상 등 학문적 업적 외에도 추사의 인간적인 면모도 부각된다. 실제로 추사는 동몽선습을 필사하면서 ‘너는 열심히 읽고 가르침에 따르고 정밀하게 생각하고 힘껏 실천한즉 사람의 도에 이를 것이니 열심히 공부할지어다’라는 구절을 넣었다. 자식에게 줄 교과서로 쓴 것이기 때문에 아주 모범적인 해서체로 자신은 개성을 추구하지만 자식은 정도로 가기를 희망하는 아비의 마음이 배어있기도 하다.

유 교수는 추사의 글씨에 대해 기름기가 넘치는 난자완스같기도 하지만 유배시절과 말년에는 뼛골의 힘이 살아있다는 평가를 소개한다. 가벼운 대중서라고 했지만 ‘전공자가 읽으면 학술이 되고 일반독자가 읽으면 문학이 된다’는 설명도 덧붙여진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처럼 ‘아는 만큼 보인다’(정확한 구절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이다)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 '추사의 묘소 앞에 있는 그의 학문처럼 품이 넓고 아름다운 소나무(다복솔)조차 세월과 함께 앙상해진다'는 아쉬움과 함께 끝나가는 책의 마지막은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山嵩海深)이라는 구절이다.

◇추사 김정희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600쪽 2만5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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