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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국제행사 총감독으로 변신한 노소영…"4차산업혁명 시대 공존 고민"

2019.06.07

[뉴스1] 장은지,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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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관련 질문엔 말 아끼며 신중한 모습

미디어 아트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대회이자 페스티벌인 '2019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2019, 이하 아이제아) 총감독을 맡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간담회에서 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장은지 기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58)이 미디어아트 분야 세계적인 학술대회이자 페스티벌인 '2019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2019, 이하 아이제아) 총감독으로 변신했다. 인공지능(AI) 등 과학과 예술의 접목에 천착해온 그녀답게 59개국 1100건의 공모작품이 접수된 글로벌 행사를 총지휘하는 중책을 맡았다.

5일 서울 중구 아트센터나비 타작마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노소영 총감독은 "이번 행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인간과 기술의 공존에 대한 고민"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과 문화, 인간과 기계의 공존과 창의적 결합이 곧 도시의 '생존'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년여간 무보수로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그녀는 마이크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 "개봉박두, 두둥"이라는 발랄한 표현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했다.

노 총감독은 "규모에 대한 감 없이 (준비를) 시작했는데, 미디어아트 관련 커뮤니티에 알리자 전세계 아티스트들로부터 유례가 없을 정도의 호응을 받았다"며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이번 행사의 스피릿(spirit)"이라고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타계 500년을 내세운 이탈리아의 '피렌체'를 제치고 전남 광주에 유치한 세계적인 행사이다보니, 설렘과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노 총감독은 홍보영상을 만든 프로듀서 등 스태프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처럼 크고 소중한 기회이기에 20여년간 과학과 예술의 융복합분야에서 뼈가 굵은 노소영 관장이라고 해도 총감독이란 자리는 부담이 될 터. 그러나 노 관장은 아이제아의 정신인 '자원봉사주의(Volunteerism)'와 참가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취지에 감명을 받고 도전에 나섰다.

국내 유일의 디지털 아트 전문 미술관인 '아트센터 나비'를 20여년간 운영해온 그녀는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독특한 도전으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재벌가 '사모님'이 취미활동으로 하는 미술관일 것이란 편견을 깨고 학계 및 정부와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서 공부한 여성 공학도로, 1993년 대전세계엑스포 조직위원회 아트&테크놀로지 기획팀장을 맡으면서 컴퓨터 예술 분야에 입문했다. 서울대·서강대 융합 전공 겸임 및 초빙 교수로도 활동하며 과학계와 예술계 두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처럼 수많은 관심 속에 노소영 총감독은 재정적인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재차 아이제아 정신을 되새기며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고 한다. 그렇게 올해 행사는 '룩스 에테르나(Lux Aeterna, 영원한 빛)'라는 주제로 열리게 됐다. 기계나 인공지능(AI)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미래에서 이와 공존할 인간의 찬란한 '빛'을 찾아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7일간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학술, 아트, 지역 연계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참여작가 171명의 작품 총 97점(전시 75, 퍼포먼스 13 스크리닝 9)이 전시된다. 특히 광주만의 고유한 지역 음식과 기술의 결합을 주제로 한 ACT페스티벌과도 연계,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린다. 기조 연설로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마이클 도저(Michael Doser)와 미디어 아티스트 크리스타 좀머러(Christa Sommerer), 테이트 모던의 이숙경 수석 큐레이터 그리고 ISEA2019를 유치한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함께한다. 광주 시민들과 함께 백남준과 한국의 미디어아트, 도시와 새로운 가치창출 등 특별세션들도 이어진다.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 신중하게 말을 고른 노 총감독은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같이 살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며 "AI로 인간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 인간이 필요한, 여러 방향에서 본 기술을 통해 더 인간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는 자리"라고 짚었다.

또한 "최근 일부 도시만 살고 대부분의 도시는 빠르게 죽어가는 심한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며 "도시가 융성하기 위해 필요한 건 일거리뿐만 아니라 기술, 예술, 문화, 지역성 등의 총체적인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고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행사 장소인 광주의 의미에 대해선 "광주민주화운동이란 역사는 중요하기에 홍보영상에도 넣었다"고도 했다.

한편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연관계인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과 공개석상에 함께 나와 발언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았다. 노소영 총감독은 이에 대한 심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말을 아꼈다. 씁쓸하게 웃은 그녀는 재차 "이번 행사는 미디어아트의 국제적 교류의 장이자 광주를 위한 도시마케팅으로도 저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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