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조각가 박상숙 21년만의 개인전이 보여주는 것

2019.07.04

[뉴시스] 박현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서 3일부터 25일까지
1995년 도불...40여년간 '인간 실존' 탐구 작업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3일 오전 박상숙 작가가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앞에 설치한 거대 스테인리스 조각품에 앉아 설명하고 있다.

"결국 실존의 문제다"

조각가 박상숙(68)이 21년만에 서울에서 개인전을 연다. 조각가로서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자리이자, 또 화랑가에서 외면한 조각의 존재감을 부각하는 전시다.(조각전문 미술관외에 전시 기회가 적은 조각가들은 조각아트페어에서나 볼수 있는 실정이다.)

3일 서울 삼청로 현대화랑이 선보인 박상숙 개인전은 집과 공간을 테마로 실존을 탐구해온 작가의 끈질긴 작업이 빛을 발한다. 특히 오랜만에 상업화랑에서 열리는 대형 조각전이어서 작가를 발굴 소개하는 화랑의 역할도 다시 조명한다.

현대화랑 박명자 회장(76)은 "1995년 도불하여 주로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지속해온 작가는 1998년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연후 21년만에 선보이는 전시"라며 "인간 삶에 대한 주제를 건축적 모티브와 다양한 재료의 스펙트럼으로 선보여온 박상숙 작가의 작품세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1977년 중앙미술대전, 1985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작가로 데뷔, 40여년간 조각가로 활동해온 박상숙 작가에게 작업은 "늘 평생한다"는 마음가짐이 원동력이다.

"여성 조각가라고 힘든 세상이 아니죠. 요즘은 남성 작가들도 작업하기가 쉽지 않아요."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를 하면서도 놓지 않은 작업은 그의 삶을 은유한다.

작품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라는 일관된 주제에 천착하면서도,재료, 형태, 구조와 같은 형식적 요소들의 변주를 통해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해왔다.

1998년 갤러리현대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인 '생활방식(Way of Life)' 시리즈는 온돌방, 구들장, 아궁이, 우물, 개방형 거실 등 한국 가옥 구조를 주요 모티브로 삼아 건축물의 기본적인 단면을 석조로 제작한 파리시기의 대표작이다. 당시 전시의 타이틀이었던 '어머니'는 타국에서 이방인이었던 작가가 느낀 모국에 대한 그리움과 ‘집’이라는 공간의 따뜻한 정서를 함축한다.

【서울=뉴시스】박상숙, Way of Life 1805, 2018, 대리석, 22(h)x125x85cm.구들장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파리시기부터 선보였던 '생활방식(Way of Life)' 시리즈와 작가가 서울로 이주하여 제작하기 시작한 'Volume of Happiness'시리즈를 선보인다.

'Volume of Happiness'시리즈는 스테인리스 스틸에 팽팽하게 공기가 들어찬 듯한 부푼 양감이 특징이다.

1990년대 중반에 주로 석조 작업을 했던 작가는 2000년대부터 스테인레스 스틸을 작업에 적극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이전 작업에서 직선적인 기하 구조가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 작품들은 곡선적인 볼륨이 눈에 띈다.

의자, 계단 등의 건축 내부 구조를 모티브로 부풀어오른 구조는 "건축 공간 속 인간적인 만남이 융합되어 공동체를 이루고, 행복을 추구해 나가는 인간의 삶을 의미한다."

작가가 닦고 또 닦아 반짝이며 투명하게 비치는 부풀어 빵빵한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은 그래서 차가움보다 따뜻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는 화랑 외부에도 '볼륨 해피니스' 대형 조각이 설치됐다. 네모난 집 모양을 한 채 마치 푹신한 쇼파같기도, 거대한 창문같기도 작품은 거울같다. 흐르는 시간을 담고 풀어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반사 반사하고 있다. 결국,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그 행복이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부푼 집' 조각에 보여준다. 전시는 25일까지.

【서울=뉴시스】박상숙, Volume of Happiness 1705, 2017, 스텐리스 스틸, 138(h)x177x122cm

【서울=뉴시스】박상숙, Volume of Happiness 1808, 2018, 스텐리스 스틸, 캔디페인트, 78(h)x130x103cm

◇조각가 박상숙= 1976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1981년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제1회 김세중 청년조각상, 1991년 제2회 석주미술상, 1992년 제2회 토탈미술관 관장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호암미술관, 88 올림픽 조각공원, 경주 문화 엑스포조각공원, 김포 국제 조각공원, 제주 조각공원 등에 소장되어있다.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