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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귀요미' 동구리의 무서운 변신...권기수 4년만의 개인전

2019.08.2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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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 아키서 9월 6일부터 신작 파초-드로잉 첫 공개

【서울=뉴시스】권기수, drawing, 2019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깔끔 발랄하던 동구리가 노숙자가 된 듯하다. 흠잡을데 없이 동글동글 '귀요미' 자태를 뽐내던 '동구리'의 충격 변신이다. 물감 세례를 받은 듯한 동구리의 이목구비가 일그러진채 시니컬하게 웃는 모습이 기괴하기까지 하다.

'동구리 작가' 권기수(45)의 개인전이 4년만에 열린다. 서울 서울숲길 갤러리아 포레 1층 아뜰리에 아키에서 9월 6일 개막한다.

2007년 미술시장 스타작가로 권기수의 동구리는 한 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였다. 2008년 구글 아티스트 테마 프로젝트 와 2015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장학재단 중 하나인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Fulbright Scholar in Residence ) 등에 선정됐고, 세계로 진출했다. 상하이 Long Museum, 샌프란시스코 AsianArt Museum 등 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었고, 베니스 비엔날레 , 상하이 LongMuseum, MOCA, 일본 MORI ART MUSUEM, 런던 Saatchi Gallery 등 다양한 국제 전시에 러브콜을 받았다.

스마일 이모티콘과 비슷하지만 '동구리'는 한국화 뿌리로 탄생했다. 홍익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동양화 정신을 캐릭터에 접목해 대중과 소통했다. 아크릴과 유화를 사용하면서도 한국화의 전통을 연결한다.

간략한 먹 드로잉으로 인물을 표현한 초기 작품은 동아시아 옛 회화에서 익히 알려져 있는 이미지를 활용했다. 검은색 선으로 표현된 동구리는 한국화의 먹선을 연상시키는 데 , 이는 조선 산수화 속 인물들을 묘사하는 전통을 잇고 있다. 항상 웃고 있는 동구리의 모습은 오랫동안 덕과 지혜의 상징으로 존경 받아 온 성인이나 현자의 모습을 개념화시킨 표정을 재현한 것이다.

작가의 작업은 동구리를 중심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다. 2011 ‘Reflection 시리즈'는 작가 스스로의 반성의 의미를 담아냈다 무지개는 동양에서 허상의 이미지로 수면에 반사되어 물 위에 또 다른 무지개를 만들어냄으로써 허상이 또 다른 허상을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한 탐구를 표현했다. 이후 2015 ' 후소 (HOOSOU: 後素 ) 시리즈는 낙서처럼 휘갈긴 선 들과 선 사이에서 동구리가 서있는데, 지우는 행위가 곧 그리는 행위와 통한다는 깨달음을 작품에 담아냈다. 하지만 모는 작품은 메시지는희망이다. 복잡미묘하지만 늘 웃는 동구리로 작품은 변함없어 보였다.

【서울=뉴시스】권기수, My favorites_the Permanent Blue World, 2019, acrylic on canvas on board, 162.1X130.3cm

반면 이번 전시는 파격미가 보인다. 기존 '귀요미 동구리'를 탈피하고, 주인공도 바꿨다. 신작 파초(芭蕉)는 식물 이미지를 전면에 거대하게 부각하고 동구리는 점처럼 작아졌다. 배경이 중심이 되는 작품으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다양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압도한다.

'파초'는 조선회화 의 주요 소재로넓은 잎사귀와 선인의 풍취가 있어 옛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식물로 희망을 의미한다.

디자인스럽던 깔끔한 동구리를 즉흥적인 붓질이 드러나 거친 노숙자처럼 보이는 동구리 드로잉 10여점도 새롭다.

【서울=뉴시스】권기수, Drawing, 2019

4년만의 개인전에 초대한 아뜰리에 아키 이윤정 큐레이터는 "즉흥적인 드로잉 으로 풀어낸 새로운 동구리 드로잉은 오늘날 현대인들의 혼란스럽고 위축되어 있는 상황들을 함께 대변하고 있다"는"며 "흔히 수묵화에서 ‘붓질을 한다’는 행위를 권기수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드로잉은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를 반영한다"고 소개했다.

4년만에 무섭게 돌아온 동구리의 변신이 주목되는 전시는 회화와 드로잉을 나눠 열린다. 10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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