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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공간을 가로지른 '실'이 만들어낸 공간의 조각들

2019.08.26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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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 샌드백 개인전 '오방색'…8월28일~10월6일 전시

프레드 샌드백 개인전 '오방색'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공간의 조각가' 프레드 샌드백(1943~2003)은 일반적인 화가들이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그림, 조각가들이 석고나 여러 물질을 만져 형태를 바꾸는 조각 작품과는 다른 작업을 펼쳤다.

그는 공간이 마련되면 수평, 수직 혹은 대각선으로 실을 설치했다. 실들은 벽, 천장, 바닥을 뚫고 연결돼 비어있는 공간을 가로질렀다. 기하학적 형태의 '실 조각'들은 원래 공간에는 없던 추상적인 느낌들을 부여했다.

23일 찾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 신관은 이런 샌드백의 작품들이 설치돼있었다.

흰 벽으로 된 전시장에는 '오방색'으로 된 작가의 작품들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오방색은 청, 적, 황, 백, 흑색으로 구성된 한국의 전통 색깔이다.

이미 고인이 된 샌드백의 유족측은 한국에서의 역사적 개인전을 기념하기 위해 오방색으로 된 작품들을 전시하자고 제안했고, 갤러리측은 협업을 통해 전시를 마련했다. 오는 28일부터 10월6일까지 열리는 '오방색'전이 해당 전시다.

프레드 샌드백, 언타이틀Untitled(Broken Line Polygon)(1996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샌드백은 벽과 벽이 만나는 코너에도 작업을 펼쳤다. 일반적으로 전시장의 벽 코너는 버려진 곳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샌드백은 이 부분을 탐구하며 공간에 내재된 미술적인 가능성을 확인하려 했다.

또한 샌드백은 작품이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크기가 변하는 '상황 특정적'이라는 문구를 작품 캡션에 명시했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가장 일상적인 장소로 통하는 '보행자 공간'이라 지칭했는데 '상황 특정적'이란 가변성과 연결되는 개념이다.

김재석 갤러리현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이날 "샌드백의 작업들은 공간에 있는 관객들이 작품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며 "눈으로만 감상할 게 아니라 선 사이를 움직이면서 작품의 다양한 측면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가헌에 설치된 샌드백의 작품 전경. 8월30일까지만 전시된다.© 뉴스1 이기림 기자

이번 전시에는 갤러리 옆 식당인 두가헌에 30일까지 설치된 작품(3점)을 포함해 총 29점이 출품됐다. 전시장에는 샌드백의 실 조각 외에도 드로잉, 판화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작가의 뉴욕 작업실에 오랫동안 걸려 있던 다각형 작품 '언타이틀Untitled(Broken Line Polygon)'(1996년경) 등 작품들도 최초 공개된다.

손유경 갤러리현대 홍보담당자는 "작가는 생전에 공간과 자유로이 공존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였다"며 "작품을 해석하거나 이러길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담당자의 말처럼 이번 전시를 감상할 때 실 사이를 오가며 보는 각도마다 2차원, 3차원으로 변하는 실 조각들의 모습과, 어떤 공간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느낌으로 실 사이를 오가는 체험을 즐기면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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