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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재불작가 '김순기: 게으른 구름' 전 개최

2019.08.30

[더 리더] 최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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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대표적 전위행위예술가 그룹 플럭서스(FLUXUS) 멤버들과 교류한 작품도 선보여

▲국립현대미술관 김순기 전 포스터./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윤범모 관장, MMCA)은 ‘김순기: 게으른 구름’을 8월 31일부터 오는 2020년 1월 2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 개최에 앞서 서울관 교육동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순기: 게으른 구름 전 전시는 제목부터가 시적 메타포이다.’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전시역시 많은 작품들이 언어적 유희와 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은 환영사에서 김순기 작가는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활동하셨기에 상대적으로 국내적으로 덜 알려진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전시 제목은 시에서 따온 한 구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구름을 보고 부지런하다, 게으르다, 인식하는 것이 작가적 상상력이 아닌가 싶다.”면서, “작가적 상상력이 과학, 철학 원형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표현했다. “작품의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작품의 표현 방식이 다양에서 70대의 연령을 잊게 하는 청년작가 전시로 보인다.”고 말하며, 미술계에 파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게으른 구름은 숨겨진 보석으로 생각한다.”고 전시개최 기대감을 표했다.

김 작가는 재불(블란서)작가로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1946년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 1971년 프랑스 정부의 초청으로 니스의 국제예술교류센터 초청작가로 선발되면서 도불했다. 니스 국립장식미술학교, 디종 국립고등미술학교 등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대표적으로 한국의 백남준이 속하며, 요제프 보이스, 딕 히긴스, 엘리스 놀즈, 볼프 보스텔, 에멧 윌리엄스, 아르투르 쾨프케, 로베르 필리우, 조지 마키우나스, 존 케이지, 이라 슈나이더 등이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 운동을 주도한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은 직역해서 전위행위예술가 그룹으로 불리기로 했다.

▲김순기,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김순기와 그의 초청자들 30명을 초대한' 존 케이지 콘서트, 1986./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김순기 작가는 이중 전위적 음악가로 알려진 존 케이지와 비디오 아티스트 이라 슈나이더와 교류하면서 예술, 철학, 과학이 접목된 실험적인 작업을 해왔다.

그는 또 프랑스 68혁명 이후 자유롭고 지적인 토론이 활발하던 남프랑스에서 철학자, 예술가 그룹과 교류해왔다. 1980년대부터 파리 교외 비엘 메종(Viels-maisons)의 농가를 개조한 작업실에 거주하면서 동·서양의 철학, 시간과 공간 개념에 관한 탐구를 바탕으로 영상, 설치, 드로잉,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형화될 수 없는 예술과 삶의 관계를 고찰해왔다.

전시명 ‘게으른 구름’은 김순기가 쓴 동명의 시 제목으로, 작가가 지향하는 예술의 의미, 삶의 태도를 은유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으름은 삶에서 지양해야할 불성실과 나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김순기에게 게으름이란 타자에 의해 규정된 틀에 갇히지 않고, 삶의 매분 매초가 결정적 순간임을 긍정하며, 사유하고 행동하는 일이다. 김순기는 텃밭을 일구며 독서하고 붓글씨를 쓰는 일상의 모든 행위를 통해 예술이 매일 각자의 순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삶의 일부임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김순기의 예술세계를 그가 실험해온 다양한 작품과 매체를 통해 보여준다.

먼저 6전시실에 들어서면 ‘색 놀이 언어 놀이: 일기(日記)-작업실에서’를 주제로 작가가 작업실 주변에서 수집한 돌멩이, 나무 등을 이용해 제작한 오브제와 판화, <일기>(1971~1975년)를 비롯해 1970년대 초반 퍼포먼스 영상, 언어와 이미지의 차이를 이용한 언어유희가 담긴 <색 놀이> 연작, 작업실에서 보낸 사계절의 시간을 담은 <이창>(2017년) 등이 소개된다.

지하 3층은‘일화(一畵)-활쏘기와 색동’, ‘조형상황’, ‘빛과 시간으로 쓴 일기’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먼저 ‘일화-활쏘기와 색동’에서는 황학정에서 국궁을 수련했던 작가가 색에 대해 탐구한 회화와 퍼포먼스 영상 <일화>, <만 개의 더러운 먹물자국> 등을 선보인다.

‘조형상황’에서는 1971년부터 1975년까지 남프랑스 해변 등에서 현지 예술가, 관객들이 참여한 퍼포먼스를 소개한다. ‘빛과 시간으로 쓴 일기’에서는 1980년대 초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연구한 작품 중 1987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출품했던 <준비된 피아노>(1986년)와 함께 <애주-애주>(2013년), (1998년)를 소개한다.

7전시실에는 ‘작업실에서의 고독과 탐구 VS 예술적 교감으로 빛나는 여름밤’을 주제로 실험적인 영역에 도전해온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보여준다. 1975년 한국 첫 개인전 <김순기 미술제>를 비롯해 1986년 존 케이지, 다니엘 샤를르 등을 초청하여 개최한 멀티미디어 페스티벌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김순기와 그의 초청자들>(1986) 관련 자료 등을 선보인다.

미디어랩에서는 ‘신자유주의 시대, 예술의 의미’를 주제로 비디오 카메라를 메고 전 세계를 일주하며 촬영한 <가시오, 멈추시오>(1983), 호주 원주민의 제의 모습을 담은 <하늘 땅, 손가락>(1994)을 비롯해 자크 데리다, 장 뤽 낭시, 백남준 등과의 인터뷰 영상이 전시된다.

로봇 제작에는 미디어아티스트 윤지현, 박얼, 이동훈이 참여했으며, ‘심심바보 영희’는 로봇기술 전문 기업 로보티스(Robotis)의 모터와 3D프린팅 전문 회사 크리에이터블(Creatables)에서 출력한 부품으로 제작됐다. 전시마당에서 는 무당 김미화, 로봇 영희와 함께 신작 사운드 퍼포먼스를 진행된다.

9월 중 출간 예정인 전시 도록에는 미술평론가 성완경, 문혜진, 김남수의 작가론을 비롯해 마르세유 미술학교 제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정정화 교수의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김순기와 그의 초청자들> 회고록, 세계적인 비평가이자 큐레이터 제롬 상스(Jérôme Sans)의 인터뷰, 철학자 장 뤽 낭시(Jean Luc Nancy)가 쓴 작가론이 수록되어 김순기의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한편, 전시마당에는 오는 9월 8일 오후 4시 2019년 현재의 시간과 공간을 고찰한 신작 퍼포먼스 <시간과 공간 2019>를 선보인다. 입력된 명령만 수행하는 로봇과 초자연적인 존재로서 무당이 등장해 게으르고 심심해하는 로봇 ‘영희’가 시를 읊고 무당 김미화의 굿하는 소리, 전시마당 내 설치된 다양한 기구들이 내는 소리가 함께 어우러져 퍼포먼스를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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