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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빛깔이 숨쉰다면 이런 느낌일까…절로 감탄사 나는 김택상 展

2019.11.22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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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상 개인전 '색과 빛 사이에서'…내년 1월10일까지

김택상, Breathing light-Young Azalea, 2014-2019, Water, acrylic on canvas, 214x210㎝.© 뉴스1 이기림 기자

"아름답다."

갤러리 안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작품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여린 진달래빛숨빛'(Breathing light-Young Azalea)이라는 제목의 작품인데, 생전 처음 보는 분홍색이 캔버스에 그러데이션 처리돼 있다.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데 가슴이 따뜻해지고 맑아진다. 서울 종로구 창성동 리안갤러리에 오는 2020년 1월10일까지 전시되는 김택상 작가(61)의 작품이 그렇다.

김택상 작가는 한국 단색화의 전통을 잇는 후세대의 대표적 작가이다. 그는 10년 이상 걸리는 작업들을 진행할 만큼 인내하는 수행자의 태도를 지니면서도 고유한 실현 양식을 통해 '숨 쉬는 빛'을 구현한다.

김택상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21일 만난 김택상 작가는 "제 작업은 오래된 발효음식점에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방식과 비슷하다"며 "발효음식은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그 맛이 나질 않는데, 제 작업도 이런 음식처럼 시간차 속에서 독특한 맛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차례 반복해 아크릴 물감을 캔버스에 스며들게 하고, 이를 겹겹이 쌓아 올려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색을 만들어낸다. 자연의 조건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그저 지켜본다. 원할 때만, 끌릴 때만 작업에 나설 뿐이다.

그렇게 "설렘이 있는 작업, 감동이 오는 작업"을 진행한다. 작가의 이런 작업을 통해 나온 작품들을 제대로 설명하자면 시간과 작가의 인내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빛깔이 물든 캔버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택상 작가가 이렇게 '숨 쉬는 빛'이 나는 색을 쓸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작가는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을 실제 눈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칭했다. 이어 "일반인들은 붉은색이라고 말할 때 명칭이 붙은 서너 가지 색깔만 보게 되는데, 작가들은 이런 개념에 갇히는 대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보고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안갤러리 서울 김택상 개인전 '색과 빛 사이에서'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김택상 작가의 작품은 박서보 등 최근 유행한 한국 단색화의 매력뿐만 아니라 다른 매력들도 존재한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수행적 태도와 정신이 중요시 되는 시간성은 물론이고 그러데이션 등의 효과로 공간감까지 느낄 수 있다.

그 결과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 같기도 하고, 색면 추상화가인 마크 로스코, 바넷 뉴먼 등 모더니즘 회화를 연상시킨다. 서양미술과 동양미술의 매력을 동시에 지닌 것이다.

김택상 작가는 "그동안 서양예술이 세계 현대미술을 주도했다면 이젠 우리도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색화와 함께, 단색화를 넘어서 인류 보편성으로 나아가야 할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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