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Trend'블랙리스트' 이름 올린 '전설의 반항아들' 홍콩경매 출품

2016.11.15

[머니투데이] 김지훈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사진 왼쪽부터 서울옥션의 27일 제 20회 홍콩경매 출품작인 김정헌의 '딸-혜림', 임옥상의 '토끼와 늑대', 황재형의 터 (Space)II. /사진제공=서울옥션

임옥상·김정헌·황재형 등 작품 27일 홍콩 시장에 선보여.

"내 딸을 그린 그림이에요. 딸은 늘 이 그림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고요. '아빠는 왜 나처럼 이쁜 딸을 이렇게 새카맣게 그렸냐'는 거지요. 엄혹했던 1980년대 시대상을 투영하면서 딸 아이의 모습도 어둡게 표현됐지요."

서양화가 김정헌 작가(70·전 서울문화재단 이사장)는 14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1984년 작 아크릴화인 ‘딸-혜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그림 속 소녀는 총천연색 만화영화 장면이 흘러나오는 TV를 등지고 앉아 있다. 역광을 받아 그 모습은 그늘져 있다. 이 작품은 오는 27일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 선보인다.

서울옥션이 김 작가처럼 1980년대 리얼리즘 또는 민중미술에 투신한 작가 작품을 선보인다. ‘비판적 리얼리즘’이라는 의미에서 '크리티컬 리얼리즘'(Critical Realism) 카테고리로 분류했다.

이 카테고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작가들 작품이 선보여서다. 여기에 출품한 작가는 김 작가와 함께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임옥상(66) 작가, 탄광촌의 치열한 삶을 그려온 황재형 (64) 작가 등이다.

'토끼와 늑대'(Rabbit and wolf, 1985년작)를 출품하는 임 작가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그 작품은 프랑스에 체류하던 시절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린 그림”이라며 “나름대로 아이들에게 ‘의식화’를 해주려는 취지에서 함께 그렸던 그림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대 정신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살아온 세월”이라며 ”홍콩 경매에 나갈 그림도 한 예술가로서 시대 정신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나는 코뮤니스트(공산주의자)가 아닌 리얼리스트임에도 오랜 세월 ‘압박 아닌 압박’을 받았고, 정부 지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 양심의 부끄러움이 없으며, 어떤 어려움도 없는 거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김 작가는 “홍콩경매는 자본력이 있는 해외 콜렉터들 앞에 작품을 선보이는 경매로 안다”며 “1980년대 민중미술이 다시 조명을 받는 것은 한 명의 작가로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서울옥션 측은 "민중미술이나 리얼리즘 계열 작가들은 1년여 전부터 홍콩 등 경매에서 꾸준히 선보여 온 작가군"이라며 "이번 경매가 현 시국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술품 유통업체들은 근래 단색화 작가 이후 시장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후배 세대인 민중미술이나 리얼리즘 사조에 주목해 왔다.

서올옥션은 홍콩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여는 제 20회 홍콩경매에 낮은 추정가 기준 약 250억원 규모의 작품을 선보인다. 김환기의 희귀작인 노란색 전면 점화,'12-Ⅴ-70 #172'가 대표작으로 추정가는 45억~58억원이다.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