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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 미술품 담보 거래 '곤욕'

2012.05.29

[머니투데이] 배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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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마케팅'을 내세웠던 하나금융지주가 '미술품 커넥션'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지난 5월23일 검찰은 하나금융의 계열사인 하나캐피탈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하나캐피탈이 지난해 9월 적기시정조치 유예 중이던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45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하나캐피탈은 당시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풋백옵션(주가가 일정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미래저축은행이 지분을 되사는 조건)을 걸었고,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 동생 명의로 된 건물을 담보로 잡았다.

그러나 김 회장 동생 명의의 건물에는 감정가를 웃도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담보효력이 거의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하나캐피탈은 김찬경 회장 소유의 그림 5점을 함께 담보로 잡았다. 미국 작가 싸이 톰블리의 '볼세나'를 비롯해 박수근 화백의 '두 여인과 아이', '노상의 여인들', '노상의 사람들', 그리고 김환기 화백의 '무제' 등이다.

이와 관련 하나캐피탈이 사실상 퇴출 절차를 밟고 있었던 미래저축은행을 상대로 담보가치 평가가 어려운 그림을 담보물로 잡아 거액의 투자를 했는지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합동수사단은 김찬경 회장으로부터 2011년 김승유 회장에게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를 도와달라"는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캐피탈의 '이상한 거래'에 김승유 전 회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김 전 회장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하나캐피탈과 김승유 전 회장이 관련된 고가의 미술품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하나금융의 '아트뱅크' 명성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하나금융이 아트뱅크 이미지를 구축한 것은 그간 미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아트 마케팅을 적극 지원해온 김승유 전 회장은 평소 스스로를 '하나은행 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소개할 정도로 미술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그러나 최근 고가의 미술품이 비자금이나 정재계 로비용으로 자주 사용되며 검은 커넥션의 주요수단으로 부각되면서 아트마케팅에도 차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미래저축은행의 미술품 담보와 아트마케팅과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어 "왜 그때 담보 평가가 어려운 그림을 담보로 잡았냐고 의혹을 제기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림을 담보로 잡아뒀기 때문에 그림을 처분해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수월하게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하나금융은 이미 그림 3점을 처분해 약 8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하나금융측은 "남은 그림 2점에 대한 경매를 진행 중이고, 미래저축은행이 매각되면 지분에서 회수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 투자위험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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