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Episode도라전망대에 설치된 '3인용 그네'…남북경계서 느끼는 '집단의 힘'

2019.05.22

[뉴스1] 이기림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덴마크 작가집단 수퍼플렉스, '집단의 힘' 선보인 '하나 둘 셋 스윙!' 전시
2021년 5월20일까지…누구나 그네 타고 남북 협업 꿈꿀 수 있어

수퍼플렉스의 작품 '하나 둘 셋 스윙!'(One Two Three Swing!).© 뉴스1 이기림 기자

긴장감으로 가득한 경기 파주시 민통선에서 군인들의 신분확인을 거치고 나면 군사분계선 최북단에 위치한 도라전망대에 도착하게 된다. 현재 이곳 전망대 앞마당에는 3인용 그네 2대가 설치돼있다.

어렸을 때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타봤을 그네. 일상적이면서도 순수한 정신을 담고 있는 그네는 철조망,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북한을 바라보고 있다. 이곳에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껏 타고 즐길 수 있도록 돼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사람들의 즐거움만을 위해 설치한 구조물은 아니다.

이 구조물은 지난 1993년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Bjørnstjerne Christiansen), 야콥 펭거(Jakob Fenger), 라스무스 닐슨(Rasmus Nielsen) 등 3인으로 구성된 작가 콜렉티브(집단) 수퍼플렉스의 작품 '하나 둘 셋 스윙!'(One Two Three Swing!)이다. 이들의 공공예술작품 시리즈 일환이기도 한 이번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 걸까.

21일 도라전망대에서 만난 야콥 펭거는 "작가로서 어떻게 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 제안을 하는 게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이 작품도 그런 의미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3명이 탈 수 있는 그네 2대가 주황색으로 색칠된 기둥에 지탱해 설치돼있다. 그 기둥은 땅속에서 나와 그네를 받치고, 다시 땅속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집단의 최소 구성인원인 3명이 그네를 타고 중력을 거슬러 균형과 박자를 맞춰가며 밀고, 당김을 반복할 때 이들의 에너지는 하나의 움직임으로 전환된다"

이를 통해 보다 큰 움직임을 만드는데 있어 협업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야콥펭거는 실제 수퍼플렉스가 이런 협업을 통한 에너지가 종국에는 지구의 궤적을 바꿀만한 힘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퍼플렉스는 이렇게 '집단의 힘'의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 작품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작품은 영국, 덴마크, 독일, 스위스에 이어 한국에서 5번째로 설치됐다. 수퍼플렉스가 한국, 특히 북한이 보이는 이 전망대를 설치지역으로 결정한 이유는 일종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야콥 펭거는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장소에 작품을 설치하고 싶었던 꿈이 있었는데 구현됐고, 더 나아가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북한에서 땅속으로 들어갔던 (주황색) 기둥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하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로서 그런 꿈을 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록 현재 전망대 1층에서 진행 중인 전시로 인해 그네를 타도 북한이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그네를 타면서 집단이 만들어내는 힘에 대해 느낄 수 있다. 또한 긴장감과 순수함이 공존하는 가운데 남북이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느낄 수 있다. 다만 주최측은 그네를 탔을 때 북한을 바라볼 수 있게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덴마크가 수교한지 60주년이 된 것과 문화의 해를 기념해 이뤄졌다. 이를 위해 리얼DMZ프로젝트, 덴마크 대사관, 뉴칼스버그재단, 문화체육관광부, 파주시 등이 힘을 모았다. 영국 테이트모던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함께한 커미션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기도 한 이번 작품 전시는 2021년 5월20일까지 2년간 진행된다.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 뉴스1 이기림 기자

lgirim@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