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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굴레를 벗고 날개를 달다'…미술계 여성 거장들 재조명

2018.02.12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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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자, 1966년 홍익대 회화과 4학년 실습실에서(고 정강자 유족 제공)-빠른 템포로 춤추는 여자(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정강자·이성자·니키 드 생팔·윤석남 전시 잇달아 열려

국내외 미술계를 개척하며 선구적인 역할을 한 여성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잇달아 열린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굴레를 벗고 기득권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며 미술사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먼저 우리나라 1세대 여성 행위예술가인 정강자(1942~2017)의 전시를 시작으로 1세대 추상미술 화가 이성자(1918~2009)의 전시가 이어진다.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정강자는 한국 초기 전위예술을 이끌고 평생 '한계의 극복'과 '해방'을 추구하며 50년 동안 작품세계를 펼쳤다.

우리나라 최초의 누드 퍼포먼스 '투명풍선과 누드'와 '한강변의 타살',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 등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비난과 억압을 당당히 맞섰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과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은 고(故) 정강자 화백의 첫 회고전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를 지난달 31일 동시에 열고 작품 6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년 전부터 작가와 논의하며 준비한 전시지만 작가가 지난해 7월 암으로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회고전이자 유작전이 됐다. 전시기간은 서울 2월25일, 천안 5월6일까지다.

이성자 화백.(이성자 재단 제공)

또 추상미술 선구자 중 한명인 이성자(1918~2009)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성자: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전시가 오는 3월부터 7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이성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미술관의 여성미술가 연구를 위한 전시 기획에 따른 회고전이다. 이성자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정부로부터 예술공로자 훈장을 받는 등 한국미술을 알린 1세대 여성작가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 초기 학습시기의 구상과 추상시기에서부터 1960년대의 여성과 대지, 1970년대의 중복, 도시, 음과 양, 1980년대의 자연과 지구반대편으로 가는 길 그리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우주시기 등으로 구성된다.

시대별로 총 1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며 그의 화업 전체를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니키 드 생팔(왼쪽)과 '나나(Nana)'. 예술의전당 제공

파리 퐁피두 센터 근처 스트라빈스키 분수(La Fontaine Stravinski)의 공공미술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1930~2002)의 작품들도 올해 한국 관객들을 찾아온다.

니키 드 생팔은 1961년 전시장에서 관객에게 총을 주어 캔버스 위에 매단 물감 주머니를 쏘게 하여 무작위적인 추상화를 연출하는 '슈팅 페인팅' 작업으로 첫 명성을 얻었다.

유년시절 성폭력을 당한 아픔을 딛고 '나나'(NaNa) 시리즈를 통해 근원적 여성상으로의 성적 요소를 감추지 않고 숨김없이 드러내며 적극적으로 기득권에 대항했다.

작가는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구엘공원에 영향을 받아 이후 이탈리아 남부 카파비오라는 작은 도시에 거대한 조각공원을 조성한다. 20년에 걸친 공사기간을 거쳐 '타로공원'을 완성했으며 1988년 개장한 타로 조각공원에서 거주하다가 2002년 생을 마감했다.

예술의 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전인 이번 전시는 그의 입체조형물 및 회화, 판화 등 127점의 작품으로 구성되며 6월말 열릴 예정이다.

윤석남 '핑크룸'(2016년 학고재 상하이 설치컷)

대표적 페미니스트 작가인 윤석남(79)의 전시도 오는 9월 학고재갤러리에서 예정돼 있다. 그는 1993년 첫 전시회인 '어머니의 눈' 전을 열었을 때 스스로 "페미니스트 아티스트로 불리고, 또 그렇게 삶이 끝나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할만큼 여성의 삶과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업을 30년동안 꾸준히 해왔다.

특히 어머니의 모성과 강인함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불안한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작업들을 통해 억눌려 지내온 여성들을 복권시키고 스스로의 주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작품에 녹여왔다.

몇년 전부터는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갖고 '1025:사람과 사람 없이'(2008년) 등을 발표하며 여성뿐 아니라 사회에서 소외 받는 다른 약자들의 삶을 작품에 반영하고 있다.

그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 특별전에 '어머니의 이야기'라는 작품을 설치해 선보였고 여성 미술가 최초로 '이중섭미술상'을 받기도 했다.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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