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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추정가 7억원짜리 도난 불교 문화재가 경매에 나온 사연은?

2014.10.22

[머니투데이]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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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년 제작된 전남 순천시 선암사의 '53불도'/사진제공=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전국의 사찰에서 도난당한 국가 지정 문화재급 불교문화재들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988년부터 2004년 사이에 전국 20여개 사찰에서 도난된 불교문화재 48점을 사들여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로 사립 박물관 관장 권모씨(73)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또 권씨에게 1811년에 제작된 영은사 영산회상도를 장물을 알선한 경매업체 대표 이모씨(53·여)를 불구속 입건했으며 공소시효가 지나거나 이미 사망한 11명에 대해서도 혐의를 확인했다.

권씨는 앞서 지난 9월28일 분묘에서 도굴한 지석(誌石) 수백여점을 매매하고 개인 수장고에 숨겨 보관한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권씨는 이번에 발견된 불화나 불상 등 도난 불교문화재들을 사들인 뒤 박물관 수장고와 경기 성남시에 있는 개인 수장고 등에 보관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권씨가 도난 문화재를 공소시효가 지난 뒤 더 비싼 값에 판매하기 위해 수장고에 보관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를 사들이느라 쓴 사채를 못 갚아 담보로 맡겨놓은 문화재가 일부 경매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혐의가 드러났다.

문화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48점의 문화재들은 조선 중기~후기 사이의 작품들로 국가 지정 문화재급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매에 출품됐던 용천사 불화 '영산회상도'의 경우 경매 시작가가 3억5000만원, 추정가가 6억~7억원에 이를 정도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 등 피의자들은 도난꾼들이 야밤에 몰래 사찰에 침입해 뜯어온 불화와 훔친 불상 등을 거래했으며 도난품이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제작자와 봉안장소 등이 기록된 화기(畵記)를 오려 내거나 작품을 변형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전남 순천시 선암사의 '53불도' 불화의 경우 각각의 불상의 모습을 하나씩 조각내 판매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702년에 제작된 '53불도'는 53불의 불상이 6폭에 나뉘어 그려지는 특이한 형식 때문에 문화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또 1695년 제작된 전북 전주시 서고사 '나한상'의 경우 노승의 모습을 한 불상에 피부색을 밝게 하고 머리카락을 까맣게 색칠해 젊은 스님의 모습으로 변형시키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과 문화재청은 약 2개월에 걸쳐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와 전국의 사찰에서 도난된 문화재를 대조한 끝에 48점 전부의 원래 소재를 밝혀냈다. 일단은 문화재들을 서울 종로구 견지동에 있는 조계사에 위탁 보관한 뒤 사건이 종결되면 각 사찰로 돌려보낸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796점의 불교 문화재가 도난돼 이번 48점을 포함한 181점만이 회수된 상태"라며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해 문화재청과 대한불교조계종과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단속해 소중한 유산을 되찾아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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