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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국립현대미술관 '대한항공 박스프로젝트'도 사라진다

2017.02.06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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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박스 프로젝트 2016: 양지앙 그룹 설치전경 © News1

한진해운 파산 사태의 불똥이 결국 미술계에도 번졌다. '제1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이 업황 악화와 유동성 위기로 창립 40년만에 파산수순을 밟게 되면서,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재단법인 양현 이사장)이 추진해왔던 미술계 후원 사업들도 좌초 위기를 맞았다. 아울러 최 전 회장이 이끄는 양현재단의 '양현미술상'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그동안 서울관에서 선보였던 '한진해운 박스 프로젝트'가 한진해운에 이어 대한항공의 후원도 받지 못하게 됐다. 국립현대미술관 한 관계자는 "박스프로젝트에 대한 대한항공의 후원은 8월27일 양지앙그룹을 마지막으로 종료될 예정이며, 이후부터는 미술관 자체 전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3년 서도호 작가를 시작으로 레안드로 에를리치, 율리어스 포프, 양지앙그룹까지, 서울관 내 서울박스 전시장에서 10개월 가까이 대규모 설치작업을 선보여왔던 '한진해운 박스프로젝트'는 2014년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대한항공이 가져가면서 2015년부터 '대한항공 박스프로젝트'로 이름을 바꿔 명맥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6월 조양호 한진그룹·대한항공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결국 전시 후원도 막을 내리게 됐다.

더구나 최 전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양현재단의 앞으로 행보도 불투명한 상태다. 양현재단은 최 전 회장이 남편인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호를 따 만든 재단이다. 양현재단은 자신만의 확고한 예술 세계를 구축한 중견 작가들이 세계적인 작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08년부터 매해 '양현미술상'을 수여해왔다.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 휘트니미술관, 런던 테이트갤러리 등 유명 미술관 관장급들이 심사를 맡고, 수상자에게는 국내 미술상 최대 규모인 상금 1억원과 함께 수상 후 3년 내 유명 미술관에서의 전시 기회를 지원한다.

그동안 카메론 제이미, 이자 겐즈켄, 이주요, 아크람 자타리,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 리바니 노이언슈원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오토봉 엥캉가 등 세계 미술계에서 주목할만한 작가들을 발굴했고, 지난해에는 제9회 양현미술상 수상자로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스타 미디어 작가로 급부상하고 있는 히토 슈타이얼을 선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최 전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등 이른바 '오너 리스크'가 커지면서 재단 역시 바짝 움츠러든 분위기다. 양현재단 한 관계자는 "지난해 양현미술상은 시상식 없이 수상자에게 상금만 조용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국내 미술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삼성미술관 플라토가 문을 닫고, 미술계에 대한 기업 후원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한진해운 파산 사태가 또 다른 역풍을 부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am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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