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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영롱한 구슬 안에 빛을 가두다…'빛과 공간' 작가 헬렌 파시지안展

2019.11.15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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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머핀 서울 '헬렌 파시지안 개인전'…내년 2월1일까지

헬렌 파시지안의 구형 작품들. 'Untitled, cast epoxy with resin, 6inch(diameter), 2019'.© 뉴스1 이기림 기자

영롱하다. 천장에서 내리쬐는 조명에 6인치짜리 구슬은 반짝반짝 빛난다. 어린 시절 우리가 흔히 가지고 놀던 유리구슬 같기도 하다. 구슬 안을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구슬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색깔이 들어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빛이 비추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느낌을 준다.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제임스 터렐(76)은 이 구슬을 만든 작가를 "로스앤젤레스의 '빛과 공간'(Light and Space) 미술 사조의 선구자"라고 말한다. 이같은 평가를 받는 작가의 이름은 헬렌 파시지안(85)이다.

파시지안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작가로 1960년대에 터렐, 로버트 어윈, 래리 벨, 메리 코스 같은 작가들과 어울려 활동했다.

세계적 거장들과 함께 활동한데다 터렐의 말처럼 '빛과 공간'의 핵심 멤버였지만 당시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작가다.

리만 머핀 서울 헬렌 파시지안 개인전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작가가 빛과 공간에 주목한 건 유년시절 기억 때문이다. 황경은 리만 머핀 서울 매니저는 14일 "그가 어릴 때 웅덩이에 고인 물에 빛이 반사되는 모습을 봤고,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며 "또한 미술사를 전공했던 파시지안은 '빛의 화가'로 알려진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 등을 공부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그는 1960년대초 예술창작에 돌입했고 레진과 같은 산업 재료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레진은 당시 사용하기 어려운 재료였는데, 파시지안은 끊임없이 주조기술 실험을 하며 제작방법을 고안했다.

또한 그는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1970~1971년 항공우주산업에서 개발된 수많은 신재료들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면서 큰 규모의 작업을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렇게 발전해온 파시지안의 작업은 구형뿐만 아니라 렌즈, 벽에 거는 조각 등으로도 나타난다.

작품 내부에는 프리즘이나 오브제가 삽입된다. 이는 관람자가 작품과 맺는 물리적 관계를 중요시한 작가의 의도를 잘 반영한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헬렌 파시지안, Untitled, cast epoxy, 12x12x2inches(framed), 2006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또한 그의 작품은 보기와 달리 노동집약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언뜻 보면 그의 작품은 다소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레진이나 에폭시 등의 재료를 붓고, 굳히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샌딩(사포질)하는 과정을 계속하면서 짧게는 몇 주에서 몇 달이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빛을 작품에 가두는 파시지안의 작업은 오는 2020년 2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리만 머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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