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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베이비부머 세대, 중년 남성의 정체성 찾기…구상모 ‘산으로 간 사람들’

2019.10.25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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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상모 작가 제공

산 정상에 선 중년의 남성, 홀로, 또는 그룹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들, 언뜻 보기에 평범한 기념사진처럼 보이지만 이는 어떤 '특수한' 세대를 대변하는 이미지다.

사진가 구상모(58)가 신작 '산으로 간 사람들'을 내놨다.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라이프러리 아카이브갤러리에서 전시한다.

구상모의 작품은 한국 중년 남성들의 초상에 초점을 맞춘다. 베이비붐 세대, 구체적으로는 작가 자신과 동년배인 친구이자 은퇴 후 등산으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한가한’ 이들이다.

구 작가는 2015년부터 산에 올랐다. "지금은 은퇴한, 고등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관악산, 북한산, 삼악산 등 서울 근교의 산에 오릅니다. 보통 사람이 쓰임새가 떨어지면 산에 많이 가죠. 하하. 국내 30~40개 산 쯤 될 겁니다. 1년에 한 번씩 원정 산행을 하는데 설악산, 한라산, 지리산 등도 가고요."

한국의 베이비부머는 100세시대, 실업과 청년취업난, 노인복지에서 시작, 과포화상태의 자영업, 연금 정책 등 복잡한 사회문제가 그들과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다. 사실 그들은 1980년대 경제성장을 이끈 주역이다. 치열하게 살았고 주체의식도 강하다. 누군가의 아들로, 아버지로 '부양'과 '양육'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짊어져야 했던, 책임감 강한 세대다.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일터에서 떠난 그들은 또다시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고민한다.

사진=구상모 작가 제공

이제 그들에게 산행은 여가생활이자 운동이다. 하지만 단지 물리적 의미만을 지니지는 않는다. 함께 산행하는 이들과의 정신적 교류가 있다. 자신이 겪은 크고 작은 사건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과거를 회상하며 반성적으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가족에 대한 고민을 기탄없이 토로할 수도, 불투명 한 미래에 대해 부끄러움 없이 상의할 수도 있다. 집단적 등산의 정신적 의미다.

"제 전작들은 개인의 갈구하는 정체성을 다뤘다면 지금은 은퇴하니 찾고 싶은 정체성, 이미 찾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벗들과 어울리며 찍는 사진으로 저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미학자이자 사진비평가인 박평종 중앙대 연구교수는 “작가가 보여주는 베이비부머의 이미지는 한국사회가 당면한 민감한 사회문제를 건드리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구상모 작가 제공

또 "그들의 초상은 누군가에게는 자기 자신의 얼굴일 수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모나 삼촌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이 집단의 초상은 결국 유대의 초상"이라고 평했다.

구 작가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영상예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제일기획 사진팀에서 시작해 1991년부터 2011년까지 광고사진스튜디오를 운영했다. 또 계원예술대, 전주대, 서울예대, 청주대, 강릉원주대, 인천대 등에 출강했다. ‘헬로우 에브리바디’ (2005,문신미술관), ‘헬로우 랜드스케이프’(2006, 한갤러리), ‘헬로우 후르츠’(2012,현 갤러리)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상하이 아트페어(2007)와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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