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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대미술에 어떤 상흔을…박윤영 개인전

2019.10.18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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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민미술관서 'YOU, Live!'…내년 1월12일까지

박윤영 개인전 'YOU, Live!' 전경.© 뉴스1 이기림 기자

동양화를 전공한 시각예술가 박윤영(51)은 기독교 가정에서 아침저녁으로 성경을 읽으며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시선은 요한계시록 16장16절에 가닿았다. 이 구절에는 미래에 아마겟돈이란 지역에 모여 전쟁을 일으킨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미래를 과거와 현재에 일어난 일들의 결과라고 생각한 그는 이 구절을 시작으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연구했다. 과거와 현재 일어난 사건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를 통해 그가 접한 사건들은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영국의 리비아 공습, 이스라엘의 시리아 핵시설 폭격작전 등이었다. 그는 이 사건들과 자신의 경험을 엮어 '12개의 문고리'라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박윤영 작가는 17일 "평소 특정 이미지를 바라보고 끌리는 게 있는데, 이들 간에 어떤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 이미지들이 나한테 뭔가 말하려 하는구나, 세상에 보이는 이미지들은 각자 특정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게 뭘까 고민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고민으로 쓰인 시나리오는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18일부터 2020년 1월12일까지 열리는 박윤영 개인전 '유, 라이브!'(YOU, Live!)의 토대가 됐다.

박윤영 개인전 '유, 라이브!'(YOU, Live!)에서 선보이는 연극 '당신의 만찬'.© 뉴스1 이기림 기자

박윤영은 한국화를 기반으로 영화 연출, 시나리오 등 아예 다른 분야와 협업하는 파격적인 시도로 독보적인 언어를 만들어낸 작가로 평가받는다.

한국에서는 9년 만에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도 단순한 전시 대신 스크립트, 사운드, 비디오, 드로잉, 조각, 아카이브 등 다양한 장치를 유기적으로 이용해 연극과 미술이 결합된 모습을 보여준다.

1층에는 박윤영의 시나리오를 모티프로 극단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의 임형진 대표가 연출한 연극 '당신의 만찬'이 펼쳐지는데, 관객이 직접 극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는 게 눈길을 끈다.

임형진 대표는 "박윤영의 시나리오를 읽고 연결고리를 찾아 구체화해 연극으로 만들었다"며 "전시명이 너는 살아라라는 뜻인데,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 현재의 상황을 경험하게 하려는 의도로 연출했다"고 말했다.

2층에는 박윤영이 시나리오를 이미지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바다와 육지, 산을 은유하는 세트로 구성돼 족자, 병풍, 설치 등의 작업물들이 관객의 상상력을 끌어낸다.

전시가 뭘 의미하는지,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게 뭔지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작가가 어떻게 전통매체로 평가받는 동양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내는지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것을 느끼면 되는 전시다.

박윤영 작가(왼쪽부터), 임형진 연극연출가, 전강우 JDA건축사무소 건축가.©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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