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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차가운' 스테인리스강으로 따뜻한 집을 조각하는 박상숙

2019.07.04

[뉴스1] 이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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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선보이는 국내 전시…현대화랑서 25일까지

박상숙 작가.© 뉴스1 이기림 기자

우리는 흔히 스테인리스강을 보고 차가운 물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긴다. 딱딱하다고도 말한다. 대리석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같은 물질로 제작된 박상숙(68) 작가의 조각 작품들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따뜻하고, 풍성하며, 물렁물렁한 느낌이 느껴진다.

작가는 원래 목재, 철조 등을 작업에 이용했다. 그러나 1995년 무작정 프랑스 파리로 떠난 작가는 석조를 주로 이용하게 됐고, 이후 2000년대부터는 스테인리스강을 적극적으로 작업에 활용했다.

'인간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이지만, 재료, 형태, 구조 등 형식적인 요소들에서는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작가가 추구하는, 아니 우리 인간이 추구해야 하는 따뜻한 인간관계를 그려내고 싶었다.

박상숙 개인전 전경.© 뉴스1

3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만난 박상숙 작가는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고 정이 많았다"며 "그러다보니 인간의 실존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았고, 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관계가 (작품에서도) 느낌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작가가 인간의 기본적인 삶이 이뤄지는 곳인 집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온 이유다. 그의 작품은 온돌, 우물, 거실, 창문 등 가옥내 구조물 형태를 지닌다. 차가운 물성의 재료마저 따뜻한 느낌이 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1년 만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작가의 전시에는 이같은 작품 25점이 전시된다. 실제로 1층 전시장에 전시된 파리 시기 작업물 '생활방식' 시리즈에 구들, 우물, 개방형 거실 등 한국의 가옥구조를 주요 모티브로 삼은 작품들에서 그런 느낌이 물씬 난다.

작가는 "외국에 있다 보니 과거 흔히 뒤뜰에 갔을 때 보곤 하던 우물이나, 방을 따뜻하게 해주는 우물 등이 떠올랐다"며 "내 나라 문화가 더 뼈저리게 그리웠고, 작품으로 표현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1층 전시장과 2층에는 '행복의 크기'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업으로, 의자, 계단, 기둥 등 건축구조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모습에 딱딱함보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또한 거울처럼 형상들을 반사하는 스테인리스강 작품들은 작품 주제인 '인간과 그를 둘러싼 환경'을 잘 드러낸다. 작품을 보면 우리와 우리 주변의 모습이 반사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나와 우리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전시는 3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박상숙 작가와 현대화랑 외부에 설치된 작품.© 뉴스1 이기림 기자

lgi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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