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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미술관에서 축구하자'…줄세우기 예술 거부한 아스거 욘

2019.04.12

[뉴스1] 여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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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덴마크 대표작가 아스거 욘 아시아 최초 소개

'대안적 언어 – 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전시전경.© 뉴스1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장이 푸른 인조잔디가 깔린 넓은 축구장으로 변신했다. 그런데 골대가 두개인 일반적인 축구장이 아니라 골대가 세개인 삼면축구장이다,

삼면축구는 덴마크의 작가 아스거 욘(1914~1973)이 고안한 경기로 세 팀이 동시에 경기를 진행해 실점을 가장 적게 한 팀이 승리하는 게임이다.

아스거 욘은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지만 1950~70년대 '코브라'(CoBrA),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등 사회 참여적 예술운동을 주도했던 덴마크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아스거 욘은 1963년 12월 구겐하임 재단이 자신을 구겐하임 국제상 수상자로 선정하자 상을 거부하며 재단 이사장 해리 구겐하임에게 전보를 보낸 일화는 그의 작품 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전보에서 "그 돈 가지고 지옥에나 가라. 상금을 거절한다. 상을 달라고 한 적도 없다. 나는 품위 없는 작가들에 반대하고 당신의 홍보에 협조하는 그들의 의지에 반대한다. 당신들의 어처구니 없는 시합에 내가 참가하지 않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길 바란다"고 썼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덴마크 실케보르그 욘 미술관과 협력해 '대안적 언어–아스거 욘, 사회운동가로서의 예술가' 전을 12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유럽 중심 미술사에서 벗어난 대안적 미술사 쓰기를 제안하고, 동시에 끊임없는 예술적 실험과 정치 참여, 사회적 운동가로서 살아온 아스거 욘을 조명한다.

그동안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서술된 미술사는 아스거 욘의 회화적 표현에만 집중해왔다.

아스거 욘, 삼면축구, 국립현대미술관 설치 전경.© 뉴스1

전시는 '실험정신, 새로운 물질과 형태', '정치적 헌신, 구조에 대한 도전', '대안적 세계관, 북유럽 전통' 세 가지 주제로 구성해 고전적 미술 언어의 틀을 깨는 아스거 욘의 초기 작업부터 그의 사회적·정치적 행보를 보여주는 그룹 활동, 북유럽 전통으로부터 대안적 이미지를 탐구한 욘의 작업 등을 보여준다.

욘이 활동한 '코브라'(CoBrA)는 코펜하겐, 브뤼셀, 암스테르담의 앞 글자에서 따온 명칭으로 욘은 여기에서 공동체 활동과 연대, 창의성에 바탕을 둔 대안적 문화를 실험하고자 했다.

또 1957년 결성된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SI)은 예술의 상품화를 지양하고 소비 자본주의를 비판했으며 예술적 창의력을 일상생활에 접목시키고자 했다.

전시를 기획한 박주원 학예연구사는 "아스거 욘은 예술을 평가하는 것은 오로지 관객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는 교육을 받지 않더라고 이해할 수 있는 예술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욘의 회화, 조각, 드로잉, 사진, 출판물, 도자, 직조, 아카이브 등 9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9월8일까지.


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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