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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파란 꿈·청운의 꿈·고요한 꿈…탁기형 ‘더 블루’

2019.04.05

[뉴시스]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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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탁기형(63)의 개인전 ‘더 블루(The Blue)’가 서울 인사동 마루 갤러리에서 개막했다. 마루갤러리 3.1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공인전 ‘오브젝트·다다이스트(Objet·Dadaist)’의 하나다.

작가는 ‘블루’를 ‘꿈’으로 갈음한다. ’파란 꿈’과 ‘청운의 꿈’, ‘고요한 꿈’으로 나뉜다.

파란 꿈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다. “생각이란 것이 미처 익어가기 전인 어린 시절, 높다랗게 쌓아올린 화목더미 위에서 붉은 노을을 덮으며 내리는 ‘블루’를 봤다. 아무것도 없이 이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 같은 그 마법같은 시간. 저녁을 먹으라고 나를 찾는 할머니의 소리에 그 마법은 깨져 버렸고 블루는 그렇게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청운의 블루는 장발과 청바지, 통기타로 대변되는 시절을 지나며 어설픈 반항과 저항의 몸짓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쓰였다. 사진을 시작하며 어린 시절 본 마법 같은 블루를 다시 만났다. “그 시절의 블루는 어쩌면 청운이라 불리는 꿈과 젊음의 미숙함으로 휘청거리며 빚어낸 희망과 우울함이 섞인 색”이라고 한다.

평온하고 안락한 삶을 꿈꿨으나 각박하고 거친 현실을 겪으며 어린 시절의 파란 꿈과 젊은 날 청운의 꿈을 모두 잊고 살았다. 좌절과 절망이란 단어가 익숙해지는 것에 끝없이 반항한 곳에 블루가 있었다.

마지막 블루는 ‘고요한 꿈’이다. 생각이 앞서던 행동과 그로 인한 후회, 비겁하게 타협한 모든 순간을 변명하며 자신을 위로한 서글픔, 그리고 다시 희망을 위해 애써 일으켜 세워야 한 자존감, 이 모든 것이 뒤범벅돼 지나버린 지금은 태풍이 쓸고 간 호수처럼 고요한가 묻는다. “어느 정도는 그렇다. 타협은 평화니까.”

작가는 블루를 작업하며 수많은 블루를 만났다. 그가 본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거기엔 희망, 평화, 꿈, 차분함, 우울, 사랑 등이 담겼다. 작업 내내 투명한 블루 너머에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구원 혹은 자신의 소망이거나 상관없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환상은 아니었을까.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어찌할 수 없는 무엇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의 블루는 어떤 블루인지 자문한다.

탁기형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에서 사진학,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디지털미디어학과에서 비주얼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한국일보를 거쳐 한겨레신문에서 사진기자로 정년퇴임했다. 상명대 예대 사진영상컨텐츠학과 교수다.

2006년 김용택 기자상, 2007년 한국보도사진전 피처 부문 최우수상, 2008년 엑설런트 사진기자상, 2008년 제1회 상명언론인상, 2015년 한국보도사진전 피터 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하늘에서 본 세상’(2008), ‘사색하다’(2011) 등의 개인전을 열었고 포토에세이집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줘요’(2011), ‘그대가 생각날 때마다 길을 잃는다’(2013·공저) 등을 냈다.

전시는 9일까지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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