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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40년 미술사가' 이태호는 왜 붓을 잡았나

2017.07.10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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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한양 도성과 동교 전경>, 2016, 면지에 수묵수채, 38.3×53.9cm (이하 노화랑 제공) © News1

인사동 노화랑서 첫 개인전…'서울산수' 출간 기념 '서울그림전'

"그동안 그림에 대한 글만 써 왔는데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틈틈이 서울 풍경을 스케치한 게 30여 점 쯤 돼서 전시도 하게 됐죠. 손으로 익힌 솜씨가 아니라 '눈으로 익힌 솜씨'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국내 대표 미술사가 이태호 명지대학교 초빙교수가 붓을 잡았다. 서울의 옛 모습들을 기리는 '서울 그림전'을 주제로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노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로 늦깍이 등단하는 이태호 교수는 지난 40여 년을 미술사 연구와 미술교육에 전념했다.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고등학교 미술교사를 시작해 1978~1982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으로 재직했고, 1982년부터 2003년까지 전남대학교에서, 2003년부터는 명지대로 옮겨 미술사를 가르치다 올해 2월 정년을 맞았다.

그러나 원래 그의 전공은 '화가'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출신으로 서양화를 전공했다. 1977년 국전 비구상 분과에 단색화 계열 회화 작품으로 입선한 경력도 있다.

서양화에서 출발해 이후 한국화 연구로 시야를 확장시킨 그는 국내 미술계에서 '비교미술사의 대가'로 자리잡았다. 2001년 풍경을 주제로 동서양 회화의 관점을 보여주는 '겸재 정선과 폴 세잔느'에 대한 글을 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당시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등을 답사하고 글을 쓴 것"이라며 "양쪽을 아울러 봐야 그림이 더 잘 보인다"고 말했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올해 초 정년을 맞은 이 교수가 당시 전시를 마무리하며 '나 화가를 하면 어떨까' 묻길래 단박에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쌓아 온 학문적 업적은 물론 누구보다도 밝은 눈을 가진 그가 명성에 걸맞은 미술사가로서 더 할 일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노 대표는 그러나 "이 교수의 작품이 자선 경매에 출품될 때 인기가 높아 상당히 높은 값이 낙찰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신간 출간에 맞춰 이번 전시를 열었다. 2015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 한 미술잡지에 연재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로 본, 옛 그림과 함께 만나는 서울이 아름답다'를 묶어 이달 책으로 출간했다.

이 교수는 연재 기간동안 겸재 정선을 비롯해 조선시대 화가들의 서울 그림 현장을 찾으며 스케치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 결과물을 이번 전시에서 소개한다.

개인전 전시 기간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겸재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린 게 1751년 윤5월 하순이었는데, 올해 마침 윤5월이 있어 딱 맞아 떨어졌다는 거다. 그는 "겸재에 대한 오마주"라고 말했다.

전시에서 선보일 그림의 화풍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우리나라 옛 지도의 회화적 표현방식을 따른 지도식 서울 전경도다. 도성과 주변, 한강 동호와 서호 풍경을 넓게 펼쳐놓은 구성과 수묵선묘의 필력을 자랑한다.

또 다른 하나는 한강의 일출이나 보름달 뜨는 장면, 인왕산이나 북한산, 도봉산경의 해질녘 풍광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첫 개인전에 내놓는 작품들이 마음에 드느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했다"며 "노승진 대표가 화가를 하지 말라는데, 그 말도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노승진 대표는 "스케치 그림 30여 점을 펼쳐놓으니 미대 회화과 출신의 기량이 여전하다"며 "화가로 '제2의 인생'을 살겠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뛰어난 솜씨"라고 평가했다.

이태호, <인왕산의 봄기운>, 2017, 종이에 수묵담채, 56.4×76.3cm © News1

이태호, <노을에 물든 가을 도봉산>, 2016, 종이에 수묵수채, 38.3×53.9cm © News1

이태호, <여름 인왕산>, 2015, 종이에 수채, 37.8×56.4cm © News1

이태호, <신도원의 꿈>, 2015, 종이에 수묵담채, 37.8×56.5cm © News1

이태호, <해걸음의 인수봉 장엄>, 2016,종이에 수묵채색, 31.6×23.8cm © News1

이태호, <노적봉에 뜬 달>, 2016, 종이에 수묵스케치, 31.6×23.8cm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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