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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촛불혁명이 쏘아올린 '나의 소원'···크지슈토프 보디츠코 회고전

2017.07.05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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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4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전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는 폴란드 출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주요 작품 80여점을 총 망라했다. 한국 사회를 김구 선생의 동상에 투사한 신작 '나의 소원'도 함께 전시된다. 2017.07.04. [email protected]

■폴란드 출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국립현대미술관서 亞최초 대규모 회고전

지난해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쏘아올린 '촛불 혁명'은 한 외국인 작가에 깊은 울림을 줬다.

그 광장에서 이상적인 국가와 민주주의의 의미, 인간다운 삶의 조건을 묻는 드높은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3월 다시 찾은 서울은 달라져있었다. 억압과 차별을 견뎌오던 사람들, 심리적 외상과 박탈감에 고통받던 사람들이 모였던 광장은 평온해졌다.

폴란드 출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는 독립운동가인 백범 김구의 '나의 소원'을 접하고, 그가 꿈꾸던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기대에 이끌렸다. 지난해 5월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만나 그 목소리를 담아나갔다.

그렇게 모아진 소리는 세종대왕처럼 앉아있는 거대한 김구 동상으로 전이되어 '나의 소원(My Wish·2017)으로 탄생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을 여는 크지슈토프 보디츠코(74)는 "한국, 특히 서울에서 공공장소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보고 큰 감명과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백범 김구의 글 '나의 소원'을 보면 그가 생각했던 국가는 기쁨의 국가이자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나라로 굉장히 민주적이고 국민의 건강과 아름다움, 문화에 초점을 맞춘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촛불혁명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 '나의 소원(My Wish·2017)' 은 서울관 제 7전시실에 공개됐다. 백범 김구의 정치적 이념을 밝힌 논문 '나의 소원'에서 제목을 가져온 것으로 백범 김구 조각상의 얼굴과 손, 그리고 발에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영상으로 보이고 들린다.

5일 개막하는 '크지슈토프 보디츠코:기구, 기념비, 프로젝션'전의 하이라이트 전시로 보디츠코의 사회적 실천으로서의 예술을 경험할수 있다.

【서울=뉴시스】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나의 소원, 2017

약 1년 간의 제작기간을 거친 작품 '나의 소원'(My wish)에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프로젝션 맵핑'(대상의 표면에 빛으로 된 영상을 투사하는 것) 방식으로 담겼다. 세월호 유가족, 탈북 예술가, 해고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성 소수자, 성직자 등을 인터뷰했고 그들의 목소리를 실었다.

보디츠코는 "우리가 결코 타인의 고통의 깊이에 가 닿을 수는 없지만, 타인의 고통에 대해 귀 기울일 수 있으며, 또한 귀를 기울여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했다.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들이 사회의 모순을 극복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행위주체’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예술가도 사회 내의 고통과 문제를 극복하도록 예술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국내 첫 개인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5전시실과 제7전시실에서 열린다. 크지슈토프는 미국, 멕시코, 독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난민, 외국인, 노숙자, 가정 폭력 희생자 등 상처받고 억압된 사람들이 공적인 공간에서 발언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공공 프로젝션과 디자인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43년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크지슈토프 보디츠코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1968년부터 유니트라(Unitra) 등에서 산업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실험적인 예술인과 지식인들이 운영하던 대안공간을 중심으로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1977년 캐나다의 레지던시에 참여하면서 캐나다로 이주했고, 1980년대에 들어 미국의 뉴욕, 독일의 슈투트가르트와 카셀 등 여러 도시에서 사회 비판적,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야외 프로젝션 작품을 잇달아 발표했다. 미국, 멕시코, 독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난민, 외국인, 노숙자, 가정 폭력 희생자 등 상처받고 억압된 사람들이 공적인 공간에서 발언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공공 프로젝션과 디자인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사회의 주요 담론을 선도해온 보디츠코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회고전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주요 작품 80여 점이 총 망라된다. 그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온 만큼 폴란드 우치 미술관과 프로필 파운데이션, 프랑스 리옹 현대미술관, 미국 뉴욕 갤러리 르롱 등 6개국 10개 기관과 협력하여 전시를 펼쳤다.

국립현대미술관 이수정 학예연구사는 "폴란드 난민으로 시작해 진정한 세계 시민으로 거듭나며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해온 보디츠코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은 예술과 사회, 민주적 절차 간의 관계를 깊이 있게 마주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4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기구, 기념비, 프로젝션’ 전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오는 5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는 폴란드 출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으로 196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주요 작품 80여점을 총 망라했다. 한국 사회를 김구 선생의 동상에 투사한 신작 '나의 소원'도 함께 전시된다. 2017.07.04. [email protected]

이 전시는 세계적인 미술정보전문사이트 ‘아츠넷artnet’이 지난 5월 말 선정한 ‘썸머 아트 프리뷰: 여행을 가서라도 볼 만한 전시 19선’ 중 하나로 소개되어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과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대담 등이 담긴 도록과 보디츠코가 지금까지 써온 선집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담은 오디오 가이드는 한국어는 탈북 성악가 김가영이, 영어는 난민인권센터의 추천으로 인도적 난민 지위를 획득한 재클린(탄자니아)이 맡았다. 10월 9일까지. 관람료 4000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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