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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영주 디렉터 "이우환 화백 버금가는 한국작가 찾을것"

2017.03.08

[뉴스1] 김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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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페이스갤러리 한국 디렉터가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페이스갤러리 페이스아트코리아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3.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계 최대 화랑 페이스갤러리 서울에 11번째 분점 개관
이영주 페이스서울 디렉터 "경쟁은 피할수 없는 흐름"


도날드 저드, 줄리언 슈나벨, 아그네스 마틴, 로버트 어윈, 장 샤오강, 히로시 스기모토, 팀랩…. 서울 용산구 한남동 폭스바겐 전시장 건물 5층, 50평 남짓한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이다.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중국관 작가인 리우 지엔화의 도자기 작품도 벽면에 걸려 있다. 미국 뉴욕 기반의 세계적인 화랑 페이스(Pace) 갤러리의 11번째 분점인 페이스서울에 차려진 '성찬'이다.

캔버스에 깨진 접시 조각들을 이어 붙이고 장미 넝쿨을 화려하게 묘사한 줄리안 슈나벨의 작품 1점 가격이 6억원 남짓. 5개의 직각형 조각으로 쌓아 올린 미국 미니멀아트 거장 도널드 저드의 작품 1점 가격은 대략 50억원이다. 전시장에 걸린 10점의 작품만으로 갤러리 공간 하나쯤 사고도 남을 정도다.

지난 4일 페이스서울이 문을 열었다. 세계에서 11번째, 아시아에서는 베이징, 홍콩에 이어 세번째 분점이다. 1960년 미국의 영화감독·제작자이자 아트딜러인 안 글림처가 설립한 페이스갤러리는 가고시안갤러리와 함께 세계 미술시장에서 세일즈 파워 1,2위를 다투는 대형 화랑이다. 현재 글림처의 둘째 아들 마크 글림처가 회장을 맡고 있다.

페이스서울 디렉터는 한국인 이영주(40) 씨가 맡게 됐다.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현지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페이스의 전략에 따라서다. 이영주 디렉터는 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대 대학원에서 예술행정으로 석사를 마쳤다. 한국으로 돌아와 2007년부터 8년 가까이 서울 아라리오갤러리에서 큐레이터와 디렉터로 일하다 2015년 페이스갤러리에 합류했다. 8일 오전 갤러리에서 만난 이영주 디렉터는 "전설적인 갤러리와 함께 일하게 돼 영광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프랑스 페로탱갤러리에 이어 올해 또 하나의 명문 화랑이 서울에 입성하자 국내 미술계는 내심 경계하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대내외 악재들로 시장이 어려운데, 해외 대형 화랑이 들어와 국내 화랑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 디렉터는 "시장도 어려운데 왜 자리를 뺏으려 하느냐는 얘기들이 들린다"며 "갤러리가 아닌 고객들 입장에서 보면, 한국 고객들도 서양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루트'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컬렉터들이 좋은 작품들을 사기 위해 한국이 아닌 홍콩시장을 두드리는 상황에서, 그들이 한국에서도 '제대로 된' 컬렉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해외 유명 갤러리들은 (작품의 소장 이력을 위해) 아무에게나 작품을 팔지 않는다"며 "좋은 작품을 판매하는 화랑과 좋은 컬렉션을 구축하고 싶은 고객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디렉터는 한국 미술시장의 '글로벌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한국 갤러리들은 (페이스서울을) 안 좋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 갤러리들의 한국 입성은 어쩔 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봐요. 곧 다른 갤러리들도 들어올 거고요."

이영주 페이스서울 디렉터 © News1

현재 페이스갤러리의 전속 작가는 80명이 넘는다. 아그네스 마틴, 로버트 라우센버그, 알렉산더 칼더, 솔 르윗, 윌렘 드 쿠닝, 제임스 터렐, 알렉스 카츠, 로버트 라이먼, 짐 다인, 척 클로스, 장 뒤뷔페, 이사무 노구치, 요시토모 나라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페이스에 소속돼 있다. 이 디렉터는 "미국 미술사 교과서에 나오는 주요 작가들이 다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우환 화백이 유일하게 전속돼 있다.

페이스서울은 매년 4건 정도의 전시를 열 계획이다. 소장품 그룹전을 비롯해, 중국 작가 송동의 개인전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한국 작가 전시는 예정돼있지 않다. 대신 뉴욕 페이스에서 이우환 화백의 개인전이 열린다. 오는 10일 뉴욕 맨해튼 57번가에 위치한 페이스갤러리에서 이우환 화백이 신작을 발표한다. 프랑스 파리의 오래된 공방에서 작업해 온 도자기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동안 국내에서 위작 이슈에 발목이 잡혀 있었던 이 화백이지만, 이 디렉터는 "1970년대 말 구작 거래에만 타격이 있었을 뿐 그 이 외에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고 단언했다. 또 "이우환 화백이 한국 최고의 작가라는 건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영주 디렉터는 "한국 작가를 발굴해 해외에 알리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고하게 다진 40~5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취급하는 페이스의 특성상, 세계 시장 어디에 내 놔도 손색없는 한국 작가를 찾겠다"고 했다.

"페이스는 한 작가와 보통 30~40년 이상 일해요. 가족같은 유대 속에서 그들의 성장을 꾸준히 지원하죠. 페이스는 좋은 작가를 어떻게 키우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곳이에요. 페이스서울은 이우환 화백에 버금가는 작가, 한국미술을 대표할 만한 작가를 찾을 겁니다."


페이스서울 전시 전경. 전시장 입구에 일본 미디어아티스트 팀랩의 작품이 걸려 있다. (페이스서울 제공) © News1

페이스서울 전시 전경. (페이스서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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