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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1호붓으로 100호 캔버스…'베니스 비엔날레' 이완 개인전

2017.02.15

[머니투데이] 박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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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작가가 성북동 갤러리313프로젝트에서 열린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 개인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다해 기자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이완이 15일부터 3월 10일까지 개인전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을 연다. 성북동으로 자리를 옮긴 '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에서다.

현대 사회의 획일성과 구조적인 문제에 주목해왔던 작가는 이번에도 사회가 주입하는 기준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 시리즈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와 '메이드인' 영상 시리즈다. 두 시리즈는 비엔날레에서 전시할 작품으로 이번 전시는 비엔날레를 준비하는 과정을 국내 미술계에 공유하는 의미도 있다.

단색의 캔버스 위에 자유로운 선을 그어놓은 작품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는 작가가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들이 참여했다. 한 사람 당 캔버스 한 점을 사흘에 걸쳐 채색한 뒤 그 위에 작가가 아무 의미 없이 낙서하듯 붓질의 흔적을 남긴 회화 시리즈다.

이 작가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고용한 노동자 8명에게 가장 가느다란 1호 붓을 주고 100호짜리 평면 캔버스 전체 색을 채우는 작업을 했다"이라며 "(완성된) 그림 자체보다 그리는 순간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와 (노동) 교환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사람들이 무의미한 것에 성실한 태도를 가지게 되면 미래에는 사회가 제시하는 노동과 소비구조에 길들여진 개성없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완 '무의미한 것에 대한 성실한 태도'/ 사진제공=갤러리313프로젝트

아시아 12개국을 방문해 작업한 '메이드인' 영상은 작가가 한 끼의 아침 식사를 스스로 완성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는 각 국을 방문해 식사에 필요한 쌀, 젓가락, 설탕 등의 재료를 제작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중국과 대만 편을 선보인다.

중국에선 천 년 된 수도원의 마루바닥 나무를 깎아 나무 젓가락을 만드는 과정을, 대만에선 사탕수수 농장에서 한 달 간 머무르며 직접 설탕을 생산하는 공정에 참여한 모습을 촬영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천년의 역사가 단지 한 번의 식사로 소모될 나무 젓가락이 돼 버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일상에서 사용하는 생산품 속에도 탈식민지 시대 이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모든 인과관계가 정교하게 연결돼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한 끼 식사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쏟는 비디오 작업을 통해 지금 시대의 무의미함과 성실한 태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당신들은 의미있는 것에 성실히 살고 있는가'란 질문을 던진다.

이 작가는 "너무 빨리 흘러가는 시스템, 너무 빨리 발전되는 기술들이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 대신 더 많은 것들을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간접적으로 새로운 인생의 경험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갤러리 '313아트프로젝트'는 성북동으로 자리를 옮긴 뒤 올 한 해 동안 '성북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다양한 표현 방식과 주제를 지닌 30~40대 작가 8명의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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