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데이브 슈바이처 "편견을 깨야 아름다움이 보입니다"

2017.01.13

[뉴스1] 김아미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데이브 슈바이처 © News1

"서울에 오자마자 너무 놀랐어요. 사람은 너무 많고, 그 사람들은 또 너무나 바쁘게 움직이죠. 하지만 '편견'을 걷어내고 보니 그때부터 한국의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13일부터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위치한 스페이스비엠에서 아시아 첫 개인전을 연 벨기에 출신의 작가 데이브 슈바이처(45)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방문이 처음이라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지난 2012~2014년 스스로 정신병원 감금생활을 자처하며 그린 수백 점의 드로잉 중 54점을 선별해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양성애자, 알콜·마약 중독, 2년간의 정신병원 감금 생활, HIV(에이즈) 감염자들의 피로 그린 그림…. 한국에 처음 소개된 슈바이처 작가를 말해주는 키워드들은 사뭇 놀랍다.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와 장 폴 사르트르의 '혈통'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의 대상이지만,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그가 16년 간 한 개인으로서 살아 온 이야기들은 그가 예술가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었음을 말해주는 듯 하다.

벨기에인과 프랑스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슈바이처는 사회학을 전공한 후 기자, 번역가 등의 일을 해 왔다. 어떤 일을 해도 3개월 이상 지속하지 못했던 그에게 붓을 쥐도록 권한 건 어머니의 친구였다. 미술을 시작해보라며 슈바이처에게 자신의 아뜰리에까지 선뜻 내어줬고, 그는 비로소 내면을 표현하고자 하는 '억눌린 욕망'으로부터 해방을 맛보게 됐다.

2001년 12월 첫 개인전에서 선보인 슈바이처의 그림은 당시 유럽 미술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양성애자이기도 한 작가의 개념 작업인 '포지티브'(Positive) 시리즈로, 14명의 HIV 감염자들의 피와 HIV에 감염되지 않은 작가 자신의 피로 그린 회화 작품들이었던 것이다.

29점의 작품들을 뒤섞어 전시했다. 관람객들로 하여금 어떤 것이 HIV 양성의 피이고, 어떤 것이 음성의 피인지 '경계짓기'의 혼란을 유도하기 위한 의도였다. "HIV 환자와 일반인, 나와 남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름다움은 편견을 깼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이란 걸 말하고 싶었죠."

데이브 슈바이처 작품 © News1

이번 한국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들은 작가가 지난 10여년 간 자신의 삶을 잠식했던 알콜, 마약 중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정신병원 감금생활을 하며 그렸던 드로잉들이다. 병원에서 허락된 한정된 미술도구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술은 드로잉이었고, 생사의 고비를 겪으며 느낀 격한 감정들과 그 속에서 피어난 희망의 메시지를 각각의 작품 속에 녹였다.

"한국 관객들에게 작가가 양성애자임을 굳이 밝힐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벨라 정 스페이스비엠 대표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오히려 당당했다고 했다. 편견을 깨는 것에서부터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이유다. 그는 다행히 지금은 모든 '중독'으로부터 해방됐다고 했다. 알콜이 섞인 건 식초라도 먹지 않는다고. 전시는 2월19일까지. 문의 (02)797-3093

데이브 슈바이처 작품 © News1

amigo@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