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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이언주의 숨은그림찾기]김보민의 투시도처럼 담아낸 '타인의 거리'

2016.12.26

[뉴시스] 이언주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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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wander_ land,acrylic and oil on canvas, 72.7 x 53.0(cm), 2014 16-12-26

꽤 넓은 하나의 공간, 수많은 사람들이 공존하지만 공감대는 느껴지지 않는다. 각자 자신의 길을 갈 뿐이다.

투시도를 보는 듯 직선으로 반듯하게 그려진 이 공간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말이 안 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평면과 입체가 혼재된 채 비현실적인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하다.

작가 김보민(31)의 '부재하나 의미있는 것, 존재하나 무의미한 것'이란 작품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의 작업은 소외되고 외면당하는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현대사회의 관계라는 개념을 풀어내고 싶어요. 제 작업은 우선 평면과 직선으로 이루어진 비현실적인 공간에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과 동물, 사물을 배치합니다. 저의 실제 경험과 기억, 꿈에서 봤던 것까지 상상을 더해 심리적인 공간을 만든 거죠. 그 속에서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것들, 잊고 살아가는 가치에 대해 같이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합니다.”

【서울=뉴시스】낯선 순간이 문득 익숙하게 느껴질 때, acrylic and oil on canvas, 160.0 x 70.0(cm), 2014 16-12-26

작가는 특히 하나하나의 개체에 주목한다.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면과 선으로 공간을 만들고, 사람이나 동물 등은 유화물감으로 섬세하게 표현한다. 그렇게 그린 개체들은 화면 속 면과 선에 부딪치며 이질감을 드러낸다.

“제가 현실에서 느꼈던 다양한 이질감을 나타내기 위해 공간과 개체를 그릴 때 재료, 크기, 묘사 방법 등을 달리했습니다. 함께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각자의 세상에 고립되어 살고 있는 우리 스스로를 생각하면서요.”

현실인 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이 공간. 모호하고 야릇한 공간의 시작에 대해 작가는 다름 아닌 지금 우리 사회에서 따왔다고 말한다.

그는 “뉴스를 통해 접하는 소식은 분명히 사실인데도 진짜일까 의심하게 되지 않냐”며 “보고 듣고도 믿을 수 없는 현실이 정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종종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wander-land, acrylic and oil on canvas,90.0x 223.0(cm),2013 16-12-26

모노톤의 차분하고 담담한 그림은 볼수록 그 내면에서 고민할 거리들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듯하다. 작가는 우리 스스로 애써 외면하는 것들에 대해, 또 받아들이기 힘겨운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그는 “지금까지는 주로 제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했다면, 앞으로는 타인의 기억과 사회의 사건 등을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며 보이지 않는 것과 보려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의미를 담아 작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작가 김보민 =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재학중 △아트1(http://art1.com) 플랫폼 작가로, 작품은 '아트1'에서 더 볼 수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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